‘전권 요구‘ 김종인, “조기 전대 전제 붙으면 안 해”
정진석 “심재철 권한대행의 설문조사, 월권 행위”
김영우 “전권 비대위원장, 조선시대 같은 발상”
조경태 “김종인 비대위 찬성 과반은 거짓말”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당 수습을 위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전권’을 요구한 가운데, 당 중진들이 반발하고 있다.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20대 현역 의원·당선인 142인을 전수조사한 결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동의하는 의견이 과반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다음 주 중 전국위원회 개최 등 실무 절차를 거쳐 비대위를 꾸릴 전망이다. 심 권한대행은 “상임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야 한다”며 “다음주 초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권한대행 체제의 현 지도부는 사퇴하는 수순을 밟는다.
문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전권을 가진 비대위’를 요구한다는 데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조기 전당대회라는 전제가 붙으면 나에게 와서 (비대위원장)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음 대선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하는 준비가 철저하게 되지 않고서는 지금 비대위를 만드는 의미가 없다”며 “(비대위가)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준비까지는 해 줘야 한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정진석 “심 권한대행 설문조사, 월권 행위”
이에 일부 당 중진들은 반발했다. 충남 부여·청양에서 당선된 5선의 정진석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심재철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의 임무는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행정적 절차를 주관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며 “심 권한대행이 현역 의원, 당선자들을 설문조사해서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조기 전당대회 개최’등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고 하는데 충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그에게 위임된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차기 지도부 형태를 심 권한대행이 결정하는 것을 ‘월권 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실제로 통합당은 전날 현역 의원과 당선인 전원에 의견을 물었지만 ‘비대위냐, 조기 전당대회냐’ 수준의 질문이었을 뿐 비대위 존속 기간이나 위원장에 대해선 묻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1대 총선에 불출마한 김영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아무리 급해도 모여서 토론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전화 여론조사라니. 그것도 위원장의 기한도 정해지지 않은 전권을 갖는 비대위라니, 당이 이제 집으로 가게 될 당 최고위원들의 사유물이던가!”라며 “전권을 갖는 비대위원장이라니, 조선시대도 아니고 참으로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심 권한대행의 결정을 비판했다.
조경태 “김종인 비대위 찬성 과반은 거짓말…찬성 비율은 40%대 초반”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조경태 최고위원은 한발짝 더 나아갔다. 그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종인 비대위 찬성이) 과반이 될 수가 없다. 그것은 거짓말”이라며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한 비율은) 40%대 초반이며 반대는 30%대, 기타는 18% 정도였다. 기타에는 ‘김종인 체제’가 아니라 내부에 있는 사람을 (선택)하자거나 전당대회를 잘 치르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최고위원은 정확한 설문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데 대해 “감추고 싶으니까 공개를 못한 것”이라며 “과반을 넘지 못해서 공개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중진들의 반발에도 김 전 위원장의 영입 과정은 추진되고 있다. 심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김 전 위원장을 직접 만나 상황을 설명하며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내일 정도 결론을 내서 답을 주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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