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기자회견 통해 정부와 국민에 사과...기자들 질문엔 ‘횡설수설’
기자회견 당시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 놓고 진위논란 불거져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사진=연합뉴스>
▲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대구·경북 지역에 대량의 확진자를 몰고 온 신천지교회의 교주 이만희 총회장이 은둔 생활 속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과 정부에 사죄했지만, 기자회견당시 보인 태도와 더불어 박근혜 전 대통령 시계를 착용한 것이 드러나 이게 진품인지 가짜인지 ‘시계 진위 논란’이 불거졌고, 대체 이것을 왜 차고왔는지 여부도 정치권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2일 이 총회장은 경기도 가평에 있는 신천지예수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을 향해 절을 하며 “국가와 국민에 이번 코로나19 대량 확진자를 발생시킨 것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총회장이 보인 모습은 과연 반성하고 있는 사람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진정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이 총회장은 기자들에 질문에 제대로 대답도 하지 않았고, 귀가 잘 안들린다며 답변을 도와준다고 배석시킨 신천지신도가 “질문에 대답하지 말라”고 코치하는 장면이 포착되어 기자들에게 분노를 가져왔다.

코로나 확진자로 의심을 받았던 이 총회장은 ‘지금까지 어디 있었으며 어디를 돌아다녔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을 망설였고, 이에 신천지신도가 “여기 있었다고 대답하세요”라며 대답을 강요했지만, 이 총회장은 “여기 저기 많이 다녔다”라는 전혀 다른 발언을 했다.

이에 신천지교단은 강제로 기자회견을 중단했고, 이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평화의 궁전으로 찾아와 이 총회장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으나 이 총회장 일행은 경기도 과천 보건소로 몰래 빠져나가 코로나 19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만희 총회장이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 <사진=연합뉴스>
▲ 이만희 총회장이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 <사진=연합뉴스>

 

이만희, 박근혜 시계는 왜 차고 나왔나?

이준석 “청와대 근무했던 사람들 금색 시계 만든적 없다”

김진태 “이만희, 박근혜 정부와 친분 과시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

이날 정계에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이만희 총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였다. 이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 당시 금시계를 차고 나왔는데 그 시계는 다름 아닌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증정하는 이른바 ‘박근혜 시계’여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궁지에 몰린 이 총회장이 별안간 기자회견에 박 전 대통령의 시계를 왜 차고 나왔는지를 두고 정치계에선 갖가지 추측이 제기되었다.

뉴스프리존은 지난달 24일 보도를 통해 이 총회장이 17대 총선이 있던 2004년에 한나라당 선거 유세에 신자들을 동원했으며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은 물론 곽상도·김진태 의원 등 많은 인물들이 신천지와 연결됐다는 보도를 했다.

그러면서 2007년 신천지 신도의 폭로로 당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 대통령 후보 경선 때 이 총회장이 ‘신천지 대외 활동 협조 안내 공문’을 신도들에게 내려보내 한나라당 당원 등록과 동원을 지시한 사실도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적이 있다.

때문에 이 시계로 인해 과거 이 총회장과 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한나라당 시절 커넥션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고, 이에 한나라당의 후신인 미래통합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통합당의 이준석 최고위원은 시계가 논란이 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계 가짜다. 청와대 근무했던 사람들의 공통된 증언으로 지난 정부에서는 은색 시계외에는 만든적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혔고,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래도 가짜 같다. 일단 박근혜 시계는 은장이지 저런 금장이 아니다. 더욱이 날짜가 나오는 박근혜 시계는 없었다”며 “난 저런 금장시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같은 날 그 시계를 차고 나왔다는 것부터 수상하다. 현정권에서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근혜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걸 알렸으니 나 좀 잘 봐달라는 메시지 아니었을까”라고 추측했다.

박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유영하 변호사 역시 “우리는 흰색 시계 외에는 만들어 본적도 없고, 날짜판이 있는 시계는 없었다”며 “옛날부터 가짜를 만들어 차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이것에 왜 관심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연락이 많이 와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고 연관성을 부인했다.

아울러 이 총회장이 왜 이날 이 시계를 차고 나왔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었다.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총회장이 자신이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걸 알렸으니 나 좀 잘 봐라는 메시지 아니었을까”라고 추측했고,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건 현 정권에 던지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며 “신천지와 정치인, 주로 야당 인사들과의 연루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시계를 차고 나옴으로써 묵시적으로 현 정부에 조금 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겠다는 메시지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스프리존>
▲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스프리존>

 

시계 제작사 “자사 제작한 납품시계 아니다”

통합당, 진위 알아보고 있는 중

변상욱 “이만희, 평소 시계 잘 안차...과시욕으로 차고 나온 것”

시계 진위논란은 일단 하루만에 해프닝으로 끝나는 모양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 시계’를 제작·납품한 시계제작사 로만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시계는 자사가 납품한 시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로만손 측은 “우리는 시계의 분침을 5분 단위로 표시해주는 다이얼을 ‘점(點)’으로 제작했다”며 “하지만 이 총회장이 찼던 시계는 다이얼이 선(線)으로 돼 있다. 또한 금장 시계는 제작한 적이 없으며, 시곗줄 모양도 다르다”며 이 총 회장의 시계는 가품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당사자인 미래통합당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날 박용찬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당의 공식 논평이 나오지 않았다’는 질문에 “논평 내기가 적절하지 않은 사안이라 논평을 내지 않았다”라며 “정확한 사실관계가 어떤것인지 아직 진위파악이 안되어 당 차원에서 조사중이다”고 밝혔다.

앞서 이준석 최고위원, 김진태 의원의 가짜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그것은 그 분들의 사견이고 당의 공식입장이 아니다. 이 부분에서 당론으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신천지에 이에 대해 취재도 하고 진위를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오랜 기간동안 신천지 교회를 취재해 온 변상욱 CBS 대기자는 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총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 날짜가 다른걸로 봐선 보관해 놓고 평소에 차고 다니던 시계가 아니었던거 같다”며 “평소에 이 총회장은 손이 무거운 것을 싫어하고 답답해해 시계를 잘 안차고 다닌다. 과시 하려는건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계가 무겁다는 이유로 평상시에 가벼운 시계 아니면 잘 안 찬다. 아마 측근들이 좀 세 보이는 걸로, 또 정치적인 문제도 있어 그렇게 한 것 같다”며 “제일 큰 문제는 아직은 이 총회장이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최고의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존재를 잘 모를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 이 총 회장이 가장 가까이서 밥 먹은 존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고,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상임위원장과 셋이서 찍은 사진도 돌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 총회장 머릿속에 있는 대통령은 故박정희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시계도 상당히 자랑스러워 하면서 찼을것이다”고 분석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국민일보>
▲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국민일보>

 

이인영 “이만희, 당국에 적극 협조하라”

조정식 “특정정당과의 유착관계 명백한 입장표명해야”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자회견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만희 총회장을 향해 정부당국에 적극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3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어제 온 국민이 이 총회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국내 확진 환자가 4천명이 넘는 상황에서도 신천지는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며 “신천지 신도 집단 감염이후 신천지 역시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교단이 제출한 명단에 누락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이 원내대표는 “신천지의 불투명한 정보와 말뿐인 사과, 신뢰성 없는 태도로 전 국민적인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국민 10명중 8명이 신천지 압수수색에 찬성하고 있다. 이 총회장은 즉시 교육생 명단을 포함해 신도 명단을 제출하고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길 강력 요청한다. 숨김없는 정보공개와 협력만이 지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 역시 “이 총회장이 신천지 집단감염에 사죄했지만 국민의 눈으로 보면 부족한점이 많다”며 “명단에 누락 된 교인, 감춰진 시설도 많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해야한다. 아울러 특정 정당과의 유착관계에 대해 명백한 입장 표명을 해야한다. 이것은 적당이 덮어두고 갈 일이 아니다. 행정력을 동원한 수사를 신속하게 추진해야한다. 당국도 더 이상 주저 말고 단호한 조치 취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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