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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구의 총선진단] 미래통합당 출범과 더불어민주당의 대응 방향

17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전진당이 합쳐진 미래통합당이 공식 출범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분열했던 보수정당이 총선을 58일 앞두고 다시 하나로 뭉친 것이고, 여기에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와 일부 청년정당 등이 합류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맞서는 보수의 단일 대오가 갖추어졌습니다. 자유한국당 105석, 새로운보수당 7석, 전진당 1석 등, 총113석의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비례대표전문 자매정당인 5석의 미래한국당과 함께 21대 총선에 나서게 됩니다.

미래통합당의 출범, 보수통합의 완성인가?

미래통합당의 출범으로 이번 총선 최대 변수로 지적되어 온 보수통합 논의는 일단락되는 모습입니다. ‘통합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을 함께 하는 보수 세력들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저지한다’는 명분하에 뭉쳤습니다. 여기에 김근식 교수와 김영환, 문병호 전의원 등 옛 국민의당 세력들이 합류하면서 이념적 스펙트럼을 중도까지 넓혔다는 평가가 있을 만큼, 외견 상의 통합은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이제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것이 출범식이 열린 의원회관 대회의실의 분위기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한국당의 집단지도체제를 이어받은 미래통합당의 최고위원회의를 보면, 기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에 원희룡과 이준석, 김영환 등 통합의 외연을 상징하는 인물들로 구색을 갖춘 수준입니다. 통합의 당사자였던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하태경, 지상욱 등 협상의 주역들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당대당 통합의 3원칙, 6원칙 등은 통합의 현장에서 사라졌고, 큰 형이 쳐놓은 텐트 안에 우왕좌왕하던 형제들이 서둘러 거처를 마련한 형국입니다. 출범식 이후 여당과 기타 정당에서 쏟아진 ‘도로 새누리당’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모습입니다.

축제의 현장에서 통합신당준비위원회의 박형준 위원장은 미래통합당의 체질 혁신을 첫번째 가치이자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 통합이지만, 실질적인 혁신이 없으면 총선승리까지 갈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언급일 것입니다. 혁신은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되는 것이지만, 다시 뭉친 현장의 어디에도 반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질적인 혁신은 공천을 통해 국민에게 확인시켜야 하는데, 분열의 원인이 된 역사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과거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어떻게 배제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기는 대목입니다. 

21대 총선은 탄핵이 완결되는, 국회 권력에 대한 국민의 평가 과정

보수야권의 입장에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21대 총선이 촛불과 탄핵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라는 점입니다. 대선과 지방선거의 패배를 언급하고 보수가 재기하는 기회를 말하지만, 현재의 국회 권력은 탄핵정국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이번 총선은 그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통합 이전에 혁신이 있어야 함을 누누이 강조해 온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여러가지 쟁점으로 일시적으로 여론을 주도할 수도 있지만, 혁신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공천으로는 중도를 끌어안는 외연 확장과 총선 승리가 희망에 불과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통합 정당의 출범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보수세력이 총선승리를 위해 한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에게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 결정과 함께, PK에서부터 잇따르는 친박 중진들의 불출마, 대표급 의원들의 험지출마 유도 등으로 현재 시점에서 보수 민심을 끌어 모으는 데는 분명 성공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주까지 여론조사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갭이 좁혀지는 결과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래통합당의 출범을 반영한 여론조사는 아직 발표된 바 없지만, 통합의 효과가 고정지지층에 머물지, 실질적인 지지층 확산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보여줄 지 주목됩니다. 

몸을 낮춘 더불어민주당, 많은 악재 앞에 수세적 대응 지속

보수세력이 통합을 통해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계속되는 악재에 노출되며 수세에 몰리는 느낌입니다. 청와대 인사에 대한 대규모 기소, 추미애 장관의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 임미리 고려대연구교수의 칼럼 파문 등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사회경제적 동요와 맞물리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크게 부담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정세균 총리 발언 논란에서 보여지듯이, 최근 정부여당의 언론 대응이 너무 안이하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되새겨 볼 상황입니다.

일찍부터 총선을 준비해 온 만큼, 시스템 공천의 기치를 걸고 하나하나 일정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곳곳에서 작은 파열음이 나고 있습니다. 영입 인재 원종건의 중도하차, 정봉주 전 의원의 부적격 논란, 신창현 의원 컷오프와 반발, 저격수 논란 등 여당의 선거 준비가 도마에 오르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현역 전원 경선’의 원칙으로 인해 후보 추가 공모 지역이 87개까지 늘어나 있습니다. 인적 쇄신과 경선 레이스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으로 읽을 수 있지만, 역동적이지 못하고 일정이 늘어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전체적인 총선의 흐름을 주도하기보다는 여당으로서 몸을 낮추고 가능한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지도부의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듯 합니다.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이 총선의 큰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되어야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난 정당 지지율 격차는 공고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만 믿고 지키기에 나선다면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2016년 20대총선의 결과를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거를 두 달 앞둔 시점의 지지율은, 새누리당 42%, 더불어민주당 20%, 국민의당 10%, 정의당 2%(한국갤럽 정례조사, 2016년 2월 3주차) 였습니다.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는 선거 때까지 이어져서, 새누리당 37%, 더불어민주당 20%, 국민의당 17%, 정의당 7%(한국갤럽 정례조사, 2016년 4월 2주차)가 선거 직전 조사결과입니다. 

새누리당 5% 하락,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각각 7%와 5% 상승했지만 대세가 달라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을 얻어 122석의 새누리당을 누르고 제 1당이 되었습니다. 작아 보이는 변화였지만, 수도권을 비롯한 박빙 지역의 결과를 바꾸는 데는 충분했습니다. 또다른 선거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민심의 도도한 흐름을 여론조사에 나타난 숫자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말해줍니다.

지난 14일 한국갤럽 정례조사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45%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의견 43%를 오차범위내에서 앞섰습니다. 1월에 실시한 동일한 조사에서 정부지원론이 정부견제론을 14%p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민심의 변화를 확연히 읽어볼 수 있습니다. 야권의 빠른 움직임과 비교해, 진도는 나가지 않고 온갖 논란만 만들어내는 여권에 대해 민심이 내리는 경고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계속 늦춰지던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이 20일로 확정된 듯합니다. 선거는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가야 하는 만큼, 현재 여당의 입장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은 하나의 분기점이 되어야 합니다. 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겸손하지만 당당한 모습으로 국민들 앞에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21대 총선의 시대적 의미를 설득하고 통합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노력이 전국적인 선대위의 이름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낙연 전 총리와 이해찬 당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광역단위 선대위원장도 대부분 확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서, 내일과 미래를 책임질 주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 촛불의 완성을 책임질 개혁국회를 만들어 달라고, 당당하지만 애끓는 마음을 담아 국민에게 호소해야 합니다. 특히 정치1번지 종로에서 야당 대표와 경쟁하며 국민통합의 새롭고 큰 정치, 우리 정치의 미래를 주창하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의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잘 준비된 선대위가 새로운 판을 마련해서 큰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면, 작은 분란에 흔들리지 않는 국민의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국회, 촛불 국회를 만들겠다는 더불어민주당과, 보수의 혁신과 재건을 내세운 미래통합당의 한판 승부가, 21대 총선을 우리 정치의 새역사를 여는 정초선거로 만들어 가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갤럽 정례여론조사는 2020. 1.7~9, 2.11~13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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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경 기자

스페셜 인터뷰와 자치단체장 인터뷰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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