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현대제철이 H형강의 94개 신규 규격을 추가했다. H형강은 건축용 철골로 주로 쓰이며 이번 확대로 규격이 기존 82개에서 176개로 늘어났다. 이를 통해 강재량 절감과 설계 효율을 달성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한 규격은 400x400 등 대형 규격이다. 또 지난 10월 자체 개발한 H형강 신규 규격인 RH+ 제품 초도 출하행사를 실시하고 약 300여t을 초도 물량으로 공급했다. 현재까지 시장에 약 1000t의 물량을 추가 공급했다.

수요업계도 대형 규격 확대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대형 규격 확대 인증을 위한 KS 개정 절차는 일부 제강사의 반대로 인해 현재 개정 진행이 멈춰서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H형강 규격 확대한 것을 KS 개정을 통해 인증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건설사 등 수요업체도 원하고, 산업경쟁력을 위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H형강 신규 규격의 KS 인증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정부·학계·산업계 등은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3차례에 걸쳐 H형강 신규 규격 확대 논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위원회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4차 전문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실제 KS 규격 개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규격 추가를 두고 철강업계 내부에서는 다소 이견이 있다. 이에 대해 수요업계는 규격 확대가 건설 설계 효율성과 강재 사용량 절감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건설업계와 철골구조물 업계를 종합하면 규격 추가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국내 대형건설업체 S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철강제품 KS 기준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다”며 “수요자의 경우 현재 인증된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건설사 역시 최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사 기간 단축과 강재량 사용 절감, 공사단가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에 기존 10가지의 선택지에서 제품을 선택하는 것보다 20가지의 선택지를 준다면 경제성과 안정성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건설업계는 KS 인증 규격이 확대되면 실제 설계에 다양한 H형강규격을 반영해 설계의 편리함과 함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들이 주로 사용하는 설계 프로그램의 포트폴리오는 국가코드를 기준으로 작성하고 있다”며 “이에 신규 H형강 규격이 KS 인증을 취득해 프로그램화된다면 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H형강 제품을 적재적소에 사용하기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H형강 규격 추가를 통해 국내 H형강 산업의 보호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또 KS 인증 규격 확대를 통해 H형강 소비자에게 품질이 확보된 제품의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자 한다.

현재 국내에는 H형강과 관련해 82종의 KS 인증 규격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규격이 확대되면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변화하게 된다. 이는 해외 업체로부터 국내 시장을 보호하게 되는 것이다.

H형강 KS 규격의 확대는 국내 실수요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의 JIS는 356종의 규격을 갖고 있다. 또한 미국의 ASTM이 289종, 유럽의 EN은 404종의 H형강 규격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82종에 불과해 선진국에 비해 규격의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규격의 부족은 비효율적인 강재 사용에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압연 H형강 규격의 부족으로 후판을 용접해 만드는 빌트업 H형강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경우 KS와 같은 품질을 완벽하게 관리할 기준이 부족해 압연 H형강과 같은 수준의 품질을 보증할 수 없다.

이에 업계는 H형강 KS 규격 확대를 통해 품질이 보장된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