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등극…케이뱅크 증자 가능성도

지난 22일 카카오뱅크는 최대주주가 한국투자금융지주(주)에서 카카오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22일 카카오뱅크는 최대주주가 한국투자금융지주(주)에서 카카오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내년부터 은행산업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자본력 부족’ 문제를 털어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영업 확대가 예상돼서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칭)의 등장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 ‘메기’로 불리는 인터넷은행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를 최대주주로 맞이한 카카오뱅크와 KT의 최대주주 등극 물꼬가 트인 케이뱅크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 확대에 나선다. 그동안 두 인터넷은행의 성장을 가로막아 온 ‘자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되거나, 해소될 길이 열려서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 당행의 최대주주가 한국투자금융지주(주)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카카오로 바뀌었다고 공시했다. 현재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34%다.

자본력을 갖춘 산업자본이 은행의 최대주주가 되면, 해당 은행의 자본 확충은 한층 수월해진다.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 각 주주는 보유한 지분율만큼 돈을 낼 수 있다. 때문에 통상 주주 구성이 복잡할수록 증자에 난항을 겪는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4월 5000억 원 규모 증자를 추진하면서, 당시 최대주주였던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율 58%보다 적은 금액만 출자하겠다고 해 곤란한 상황에 놓였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기업인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분 34%를 가지게 됐다. 다른 주주들의 도움 없이 카카오 혼자서도 카카오뱅크의 대규모 증자 추진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게다가 카카오뱅크는 최근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1조8000억 원까지 늘렸고,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가 지분율 34%를 유지하면서 IPO를 진행할 경우 카카오뱅크의 자본력은 한층 더 커지게 된다.

케이뱅크 본사. <사진=연합뉴스>
▲ 케이뱅크 본사.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자본 확충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케이뱅크는 자본부족으로 주요 대출 상품의 판매와 중단을 반복해 왔다. 케이뱅크의 주주 구성은 카카오뱅크 보다도 훨씬 복잡하다.

이에 따라 모기업인 KT는 케이뱅크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려 했지만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발목이 잡혔다. ICT주력 산업자본(KT)이 인터넷은행(케이뱅크)의 지분 34%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과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해당 이유로 KT가 신청한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고, 공정위는 지난 4월 KT를 담합 혐의(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상황이 이러니 케이뱅크의 자본 확충은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였다.

그런데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인터넷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케이뱅크의 회생 가능성이 생겼다. 개정안은 KT의 발목을 잡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기존 특례법의 인터넷은행 최대주주 등극 요건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이 연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KT가 케이뱅크 지분 34%를 보유할 길이 열리면 케이뱅크도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기존보다 수월하게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은행에게 자본금은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실탄’이다. 케이뱅크가 고객수 115만 명, 여신 1조4700억 원으로 카카오뱅크(고객 수 1100만 명, 여신 14조 원)에 한참 뒤쳐진 이유도 결국엔 자본 여력 문제가 컸다. 내년부터 금융권 ‘메기’로 불리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의 두 번째 도약이 예상되는 이유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엔 간편결제업계 강자 ‘토스’가 주축이 된 제3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칭)’의 출범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국은 올해 연말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미 금융권에선 토스뱅크의 예비인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인터넷은행들이 본격적인 금융권 ‘메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자본을 늘려 영업 확대에 나서고, 토스와 같은 혁신플레이어가 새로 뛰어들 경우 은행산업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보다 나은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생기므로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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