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방일 의원단과 일본 여당인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의 면담이 결국 취소됐다.

양측은 1일 오전 11시께 도쿄(東京) 자민당 당사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그러나 자민당 측은 전날 밤 “급한 회의가 잡혔다”며 만나기 어렵다고 통보했다.

방일단과 니카이 간사장은 전날 오후에도 만나기로 했었지만, 일본 측이 면담 시간에 임박해 내부 회의를 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면담을 하루 연기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양측의 면담은 한차례 연기된 끝에 결국 취소된 것이다. 일본 측이 이처럼 국회 방일 의원단과의 면담 일정을 특별한 사유없이 당초 약속을 어겨 가면서까지  거부한 것은 중대한 외교적 결례여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니카이 간사장은 일본 자민당 내 2인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니카이 간사장이 끝내 면담을 거부한 것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 연기를 요구하는 한국 의원단을 만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 방일 의원단의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자민당 방문이 취소됐는데, 안 만나려고 하는 것을 보니 (일본이 내일 예정대로 화이트리스트 배제) 강행 의지가 강한 듯하다”며 “만나도 뾰족한 답변을 못 하니 피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어제 만나기로 했다가 연기했고 오늘 오전 만나기로 했는데 다시 어렵다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며 “(외교적) 결례이고 이런 실례를 범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어 “공명당은 어제 장시간 면담했는데 공명당에 앞장서서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알았다고 답변했다”면서 “화이트리스트 배제 문제에 대해서는 (공명당이) 연립여당이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강경한 입장이 있어 머뭇거리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한일 의원들의 공동입장문이나 성명서 작성이 나올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입장문 같은 것은 발표할 수 있는데 (한일이) 각각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