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권성주, “차라리 밟고 가라” 실랑이 끝 쓰러져 구급차 실려가
손학규 “당권경쟁, 처절함 없다” VS 오신환 “바른미래, 손학규 사당 아냐” 눈물

권성주 혁신위원이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퇴장하려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막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가 손 대표에게 따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권성주 혁신위원이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퇴장하려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막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가 손 대표에게 따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퇴진을 둘러싼 당권파-비당권파 사이의 극한 갈등이 고성과 몸싸움을 동반하며 ‘막장’으로 치달았다.

바른미래당의 22일 최고위원회의는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 바른정당계 퇴진파 의원들이 혁신위원들을 만나 ‘손학규 대표 퇴진’ 안건을 혁신안에 상정하도록 조종했다는 임재훈 사무총장의 주장을 놓고 충돌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어제 오후 임 사무총장이 유승민 전 대표가 주대환 혁신위원장을 만나 손학규 퇴진을 혁신위의 최우선 과제로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제보 내용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침엔 조용술 전 혁신위원이 이혜훈 전 대표를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손 대표에게 나가달라고 말해달라’고 했고, 중도보수 노선 관련해 혁신위 결정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며 “당대표급 인사가 혁신위에 개입했다는 것인데 믿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 전 혁신위원장과 조 전 혁신위원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의 문제라 사실여부를 공식절차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유 전 대표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기 때문에 진상조사에 나서는 것을 공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혁신안을 상정하라고 주장하며 지난 12일부터 11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권성주 혁신위원에 대해서는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됐을텐데 이제 단식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오신환 원내대표는 “오늘로 혁신위가 공전된지 11일째”라며 “오늘은 결론을 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원내대표는 “손학규 당대표 지도체제와 관련된 것은 오랜 시간동안 당내에서 거론되고 문제 제기된 내용”이라며 “지도체제 변화에 대해서 논의하는게 왜 해당행위이며 무슨 잘못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위가 의결해 최고위에 제출한 1차 혁신안 의결을 미룰 명분이 없다. 혁신위원이 장기간 단식까지 하는데 유야무야 시간을 끄는 건 직무유기”라며 “이렇게 무책임한 당대표와 지도부가 어디있느냐”고 성토했다.


삿대질·고성 동반하며 ‘아수라장’된 회의장

이준석 최고위원은 “임 사무총장은 특정 계파를 위해 연이틀 기자회견을 섰고, 유승민 대표를 건드리더니 사실관계가 바로 반박당하자 이혜훈 의원을 향해 무차별 폭로전을 한다”며 “사실확인도 안하고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것은 당직자로서 자격미달”이라고 임 사무총장의 즉각 해임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단식을 열흘 넘게 지속하는 혁신위원에 흠집내려는 건 인간 존중 자체가 없는 것”이라며 “이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사무총장은 이에 “혁신위가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상황에서 당내 유력 인사가 현역 국회의원 두 분과 함께 혁신위원장을 따로 만나는건 독립성 침해 여지가 매우 다분하다”며 “손학규 사퇴가 아니라면 국회의원 두 분과 대동해 만났던 자리에서 나눴다는 혁신내용이 뭐였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이준석 최고위원이 소리 내 웃자 “그만하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피켓을 들고 시위 중이던 권성주 혁신위원은 “허위사실 그만 유포하라. 누가 유력인사를 대변하느냐”고 반발했고 오 원내대표 역시 책상을 내리치며 “혁신위원은 나도 만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원내대표는 “주대환 위원장을 만나는게 뭐가 잘못이냐. 저도 여러차례 만나 혁신위 방향을 의논했고 생각을 전달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설사 거기서 지도체제 전환을 이야기 했다고 해서 뭐가 잘못이냐. 그게 압력이냐”며 따졌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꼼수에 공작 정치로 지저분한 정치를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강변했다. 

이기인 혁신위 대변인 역시 임 사무총장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그 말씀에 책임지라. 녹취 파일을 다 풀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고성이 오가는 말싸움이 커지면서 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되자 손 대표가 제지하기도 했다. 

11일째 단식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이 몸싸움 끝에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1일째 단식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이 몸싸움 끝에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게 무슨 당이냐”...구급차까지 출동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에도 “이게 무슨 당이냐”며 고성이 터져나왔다. 회의 종료 후 장지훈·이기인·권성주 등 혁신위원들이 손 대표의 퇴장을 가로막기도 했다. 이들은 손 대표를 향해 “대화조차 거부하지말라”며 “차라리 우리들을 밟고 가시라”고 성토했다. 

손 대표는 항의하는 바른정당계 의원·혁신위원들을 향해 “당권경쟁은 처절함이 없다”며 맞섰다. 권 혁신위원은 “뒷골목 건달들도 이렇게는 정치 안한다”며 “이게 손학규 정치냐. 혁신안 상정할 때까지 못나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여분간 문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손 대표 측이 물리력을 동원해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권 혁신위원이 바닥에 쓰러져 국회 의무실장의 진료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소란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성주 혁신위원과 젊은 혁신위원들께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오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은 새로운 정치를 위해 유승민·안철수 두 분의 당대표와 그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든 정당”이라며 “손학규 당대표 개인의 사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재훈 사무총장은 손 대표 개인의 사무총장이 아니다”라며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사무총장은 사실 그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즉각 경질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당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계속 갈 수는 없다”며 “여러 의원들과 의논해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