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 확보 없는 경제는 사상 위 누각”
“노동조합 강화돼야 사회 경제 안정되고 혁신될 수 있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려움을 맞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 “이것을 풀 수 있는 것은 결국 정치”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27일 폴리뉴스 창간 19주년 기념식·상생과통일포럼 특별초청강연회에서 ‘대한민국 국가발전전략’이라는 주제로 ‘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하나’에 대해 강연했다.

박 시장은 “우리는 지난 개발과 성장의 시대에 고도성장을 해왔다. 그런데 사실 지난 10년 , 20년 동안 경제가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왔다”며 “무엇이 문제일까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 상황이 경제만의 문제는 아니라며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절벽, 소득불평등 등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과연 다른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 충분히 위기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박 시장은 우선 우리나라만의 원천기술·고부가가치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창업도시 서울’을 통한 고부가가치 기술 육성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에는 무려 80여개의 연구소가 있고, 3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있다. 일본도 아주 탄탄한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기관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국책 연구소들은 정부의 현안을 위탁받아 연구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교했다.

그는 “국가가 나중에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지 고민해야한다. 기초과학 연구 및 원천기술 확보 없이 우리나라 경제는 사상 위 누각”이라고 경고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과 노동력 저하와 관련해 박원순 시장은 이웃나라인 일본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고민 끝에 ‘이민 국가’를 선언하며 외국 인재들을 끌어 모은 것에 주목했다.

박 시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북유럽 국가 등을 언급하며 외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혁신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는 해외순방 당시 핀테크 기술로 수천만 명의 고용을 이끌어온 금융기업들을 목격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일자리와 성장을 유도하는 굉장히 중요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박 시장은 또한 “첨단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한국에서는 제도적 한계를 극복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제도가 기업의 혁신 성장 가능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의 10대 기업을 보면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똑같다. 새로 등장한 기업이 없다”고 말하며 “미국 10대 기업 중 4개나 최근 20년 사이 새로 생긴 기업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얼마나 정체돼 있는가를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 시장은 ‘벤처기업 붐’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박 시장은 “경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외국은 대기업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수없이 존재하는 작은 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번듯한 대기업 없이도 ‘핸드메이드’ 가치로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다고 봤다.

박 시장은 “여성이 남성처럼 일할 수 있도록 고용률을 높여야한다”며 “맥킨지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한국에서 여성고용률을 남성 수준으로 높이면 GDP가 약 9% 상승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가 “노동조합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노동조합을 경제의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강화돼야 그 사회의 경제가 안정되고 혁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1800만명의 노동자가 있는 나라”라면서 “국회에 노동조합 출신 국회의원이 많아져야 한다. 월급 문제뿐만 아니라 공교육이 강화되고 집값이 이렇게 올라가는 일 없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고통, 현실적 어려움이 국회 입법으로 반영이 안되고 있다. 새로운 꿈을 꾸는 사람들의 힘이 충분히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계신 국회의원님들께 잘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이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지난 2014년 제1차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주제로 시작된 폴리뉴스와 상생과통일포럼의 포럼은 정치 경제계 저명인사 초청강연과 전문가토론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현안 등을 점검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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