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중국 수출 하락폭, 올해 들어 최대

14일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감만 부두.<사진=연합뉴스>
▲ 14일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감만 부두.<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여파로 회복의 기미를 보이던 한국 수출이 다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출 부진에 88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던 무역수지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459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9.4% 감소했다. 이로써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수출 증감률은 지난해 12월 1.7%에서 올해 1월 -6.2%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2월 -11.4%로 감소율이 높아졌다. 이후 3월 -8.3%, 4월 -2.0%로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수출이 반등세를 타면서 조만간 플러스(+)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왔지만, 지난달 두 자릿수에 가까운 하락 폭을 보였다.

이날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한국 수출 감소세가 지난 2월부터 개선되고 있었으나 최근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브렉시트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확대가 수출 개선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은 세계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내린 3.3%로 제시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할 경우 0.3%포인트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 비중이 2014년 기준 대만(31.8%) 다음으로 큰 24.9%에 이른다. 이중 미국 최종 수요를 겨냥한 우회수출 비중 역시 대만(6.5%) 다음으로 높은 5.0%다.

지난달 한국의 대중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중국 기업 대한 제재 등 대외 통상여건 악화, 현지 제조업 경기 부진, 중국의 세계 교역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1% 감소했다.

지난 11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이자 올해 들어 최대 하락 폭이다.

지난해 한국 수출을 이끌었던 반도체의 하락도 크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 -8.4% 하락한 이후 6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지난 2월 -24.8%를 바닥으로 3월 -16.7%, 4월 -13.7%로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달 30.5% 감소하며 하락세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산업부는 반도체 단가 하락세 지속,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 스마트폰 수요 정체, 지난해 최대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D램(8Gb) 가격은 3.8달러로 전년 대비 57.3%, 낸드(128Gb) 가격은 5.1달러로 24.6% 감소했다.

중국과 반도체의 부진 속에 수출 감소율이 높아지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로 하락했다.

지난해 9월 96억2000만 달러에 달했던 무역수지 흑자는 10월 63억8000만 달러, 11월 46억7000만 달러, 12월 41억8000만 달러로 내림세를 보이다가 지난 1월 11억4000만 달러까지 감소했다.

이후 2월 29억6000만 달러, 3월 51억3000만 달러, 4월 40억 달러로 개선됐으나 지난달 22억7000만 달러로 다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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