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성장 막는 ‘헷지혹’으로 방광암 치료

​포스텍 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 <사진=포스텍 제공>
▲ ​포스텍 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 <사진=포스텍 제공>

 

포스텍 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박사과정 김성은씨 팀이 서울대학교 비뇨의학과 구자현 교수팀·포스텍 생명과학과 김상욱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후성유전학적 조절을 통해 방광암 내의 암 줄기세포의 분화를 유도하고 암의 성질을 바꿔 암 성장을 저해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연구를 통해 방광암은 방광 내 성체 줄기세포의 유전적인 변형이 축적돼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헷지혹(Hedgehog)’이란 신호전달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혔다. 방광암 발생 시 헷지혹 유전자의 발현이 점차 사라지게 되는데 암이 완전히 진행된 3-4단계(Grade 3-4)에 도달하면 헷지혹 신호는 완전 소멸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암 발생 중에 헷지혹 발현을 조절해 다시 증가시킨다면 암의 발생과 성장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

헷지혹 신호의 조절을 위해 연구팀은 먼저 헷지혹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이유가 암 발생 과정 중의 유전학적인 변화가 아니라 후성유전학적으로 소멸이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즉 헷지혹의 소멸이 DNA 염기서열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후성유전학적 원인 때문이라는 것.

이에 연구팀은 후성유전학적 조절을 통해 방광암 발생 시 헷지혹이 발현되도록 유도했고 이를 통해 방광암 초기 단계에서 암 생성을 완전히 저해시켰다.

또 성장이 진행된 방광암에서 후성유전학적으로 증가시킨 헷지혹 신호전달 체계가 방광암에서 암 줄기세포로 생각되는 기저 타입(basal type)의 암세포를 예후가 더 좋고 치료가 수월한 형태인 루미날 타입(luminal type)으로 변환시켜 방광암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부터 밝혀진 헷지혹 신호조절을 통한 암 성장의 억제 기작은 방광암뿐만 아니라 전립선암, 대장암 등 다른 암에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근유 교수는 “이번 연구가 더 발전된다면 여러 암종에서 헷지혹이라는 신호전달 체계와 이를 조절하는 암 미세환경을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표적 항암 치료법과 신약이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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