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발생 시 당첨자 추첨··· 기존 청약 신청보다 자유로운 자격 조건
‘줍줍족’사례 속출··· 무순위 청약을 이용해 손쉽게 아파트 구매해
시세차익이 적은 청약 단지들을 중심으로 지원···
‘홍제 해링턴 플레이스’, 높은 청약 신청이도 불구하고 높은 분양가로 미계약 가구 발생
‘청량리 한양수자인’, 무순위 청약 1순위 청약과 약 3배 차이 신청률 집계

최근 무순위 청약에서 1순위 청약의 약 3배 이상의 신청자가 몰렸던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견본주택의 모습 <사진=한양 제공>
▲ 최근 무순위 청약에서 1순위 청약의 약 3배 이상의 신청자가 몰렸던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견본주택의 모습 <사진=한양 제공>

[폴리뉴스 김영철 기자] 정부의 강력한 청약 및 대출 규제로 서울 등 인기 지역의 ‘청약불패’ 신화가 깨지고 미분양 물량을 대상으로 하는 무순위 청약이 크게 각광 받고 있다. 

무순위 청약이란 청약 일정을 시작하기 전 특정 아파트 단지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들로부터 접수를 받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미분양 불량이 발생하면 접수자들을 통해서 추첨하며 1순위 청약 자격에서 제외된 유주택자나 다주택자들도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정식 미분양 물량을 사는 것이어서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무주택 여부, 청약 재당첨 제한 등 규제와 무관하며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해도 불이익이 없다.

최근엔 수중에 이미 주택을 소유했을 정도로 돈이 있는 수요자들이 무순위 청약을 통해 손쉽게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도 벌어져 이른바 ‘줍줍족’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과거 건설사가 선착순이나 인터넷 접수로 잔여 물량을 신청하려던 청약자들 사이에서 당첨자를 뽑았던 것과 다르게 지난 2월부터 정부가 공급 방식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같은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구에서 부적격·미계약에 따른 잔여 물량이 20가구 이상일 때 금융결제원의 청약시스템인 ‘아파트투유’를 통해 사전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잔여 물량이 20가구를 초과하지 못할 경우엔 기존 방식을 따른다. 
   
지난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세차익이 가능한 현장에만 통장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수도권 공공택지인 위례신도시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30~40% 이상 싼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최대 8년의 전매제한 기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약 통장이 몰려오는 상황이다.

지난 1월 분양한 위례신도시 하남권역의 ‘위례포레자이’는 487가구 모집에 6만347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30대 1을 넘어섰고 이달 초 분양한 ‘북위례 힐스테이트’에는 939가구 모집에 7만2570명이 청약했다. 

수도권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분양한 ‘대방노블랜드’는 같은 수도권 공공 택지이고 분양가 상한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1순위에서 미달됐다.

청약 미달 사례가 전무했던 서울도 최근 정부 규제로 집값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해 차익이 적거나 없는 단지들은 미분양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 3월 효성이 분양한 서대문구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분양가가 3.3㎡당 2469만 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일반 분양 물량 263가구의 41.5%인 174가구가 미계약됐다. 1순위 경쟁률도 평균 11대 1로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청약 부적격자가 늘은 것 외에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어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돈 되는 곳에만 청약 통장을 쓰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청약 1순위 신청에서 미계약이 속출하는 와중에도 무순위 청약에선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 한양수자인’의 경우 1순위 청약자수는 4857명으로 평균 경쟁률이 4.64대 1이었다. 그러나 무순위에서는 1만4000여 명이 신청해 1순위 청약자의 약 3배 차이를 보였다.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 또한 지난 16일 무순위 청약에서 미계약분 174가구 분양에 5835명이 몰려 경쟁률이 평균 33.5대 1에 달했다. 서울 동대문구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래’는 잔여 물량 90가구 가구 무순위 청약을 두고 3000여 명이 신청자가 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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