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와 롯데카드 시장 점유율 합치면 19.4%, 업계 2위 도약

지난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본입찰에 전략적 투자자(SI)인 하나금융과 재무적 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까지 총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유력 인수 후보로 하나금융지주가 거론된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본입찰에 전략적 투자자(SI)인 하나금융과 재무적 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까지 총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유력 인수 후보로 하나금융지주가 거론된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의 새 주인으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합쳐지면 은행과 유통을 기반으로 한 업계 2~3위권의 대형 카드사가 탄생하게 된다.

22일 메리츠종금증권은 롯데카드 인수 유력 후보로 하나금융을 꼽았다. 그러면서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경완 연구원은 “롯데카드 본입찰에 한화그룹이 불참하며 하나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며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는 향후 1~2주의 검토 기간을 거친 뒤 확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적으로 은행 지주사의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은 자금에 대한 적정성, 자기자본이익률(ROE) 희석 가능성 등이 불거져 단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인수가 마무리 되는 시점엔 염가매수차익 발생, 그룹 시너지 제고 및 이익체력 개선 등이 부각되며 밸류에이션 재조정(re-rating)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롯데카드의 낮은 자기자본비율(FY18 5.0%)과 카드 산업에 대한 규제 강도가 투자자들에겐 불편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성을 확보할 길은 인수합병 뿐”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엔 전략적 투자자(SI)인 하나금융과 재무적 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까지 총 3곳이 참여했다.

전략적 투자자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회사를 인수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반면 재무적 투자자는 기업의 경영권이나 보유기술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돈이 목적인 투자자들이다. 돈을 빌려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고 이후 기업 가치가 상승했을 때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거두는 식이다.

당초 하나금융과 함께 롯데카드 인수 유력 후보로 점쳐졌던 한화그룹은 롯데카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에서 롯데카드의 유력 인수 후보자로 하나금융을 꼽는 이유다.

현재 롯데그룹이 제시한 롯데카드 매각 희망 가격은 1조50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이승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룹 비은행 부문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 자금은 현재 증자 없이 1조 원 정도 준비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은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인수합병 가용자금 1조 원에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인수 자금을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미 준비된 1조 원의 실탄에 추가적인 수단을 동원할 경우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매각 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만약 하나금융이 롯데카드의 새 주인이 되면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합쳐지게 된다. 은행과 유통에 기반을 둔 업계 2~3위권의 대형 카드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용카드 기준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1.2%로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사 가운데 5위다. 하나카드는 8.2%로 7위다. 두 개 카드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19.4%에 달한다. 1위인 신한카드(21.5)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대체로 업계에선 시장점유율이 15%를 넘어서면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카드사 자산규모를 봐도 하나카드와 롯데카드의 통합사는 업계 3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롯데카드의 자산규모는 12조6527억 원, 하나카드는 7조9847억 원이다. 두 개 카드사의 자산규모를 합치면 KB국민카드(20조5074억 원)와 비슷해진다. 이는 신한카드(29조3500억 원)와 삼성카드(23조47억 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업계에선 두 개 카드사의 통합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두 개 카드사의 중복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있어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1일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는) 고객군 측면에서 중복고객이 많지 않아 역시너지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인수가가 높지 않을 경우 인수 확정시 주가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은행계 카드로 고객 대다수가 금융거래를 하는 직장인이다. 반면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유통 고객들이 주류다. 특히 전체 회원 가운데 65%가 여성이고, 이 중 79%는 30대에서 50대 사이다. 다른 카드사와 고객층이 전혀 다른 셈이다.

게다가 롯데카드를 이용하는 백화점 VIP 고객을 상대로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자산관리(WM)와 같은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꾀할 수 있다.

현재까지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인수기업에게 경영권을 내주는 대신 30%정도의 지분을 남겨, 향후 롯데카드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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