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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취재본부

[인터뷰] 토정 이지함 연구 장용기 목포mbc 국장

 

전남대 인문대 사학과 졸업···1988년 목포mbc 기자 공채
토정 이지함 500여년 만에 사회복지사상가로 재탄생
이지함 사상과 행적···사회복지학 관점 국내 첫 조명


[폴리뉴스=홍정열 기자] 폴리뉴스는 8일 토정 이지함을 500여년 만에 사회복지사상가로 거듭나게 한 목포mbc 장용기 국장을 만났다.


그는 토정비결의 저자로 알려진 ‘토정 이지함의 사회복지사상 연구' 논문으로 오는 19일 전남 무안의 초당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장 국장은 전남대학교 인문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목포mbc 기자 공채로 언론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30년 현장 기자인 그는 보도부장과 목포mbc 노조지부 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 전남도청에 이어 도교육청 취재를 담당하고 있다.


장용기 국장은 이번 박사학위 취득과 관련 그동안 토정 이지함 연구 기고문을 수차례 게재한 폴리뉴스에 감사하다며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왜 토정 이지함 선생을 주제로 이 논문을 쓰게 됐는지.


입장(立場)이라는 한자 단어가 있다. 대체적으로 입장 즉 자신의 처지에서 사물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觀點)이 생긴다고 한다. 토정선생이 30대 초반나이에 왕실 인척인 장인의 역모죄에 연좌돼 25년 넘게 벼슬길이 좌절되는 고통을 겪었다. 토정선생이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울분이나 불평보다는 섬과 바다, 전 국토를 다니며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보면서 자신보다 백성들의 가난을 더 걱정하고 지역과 인간의 강점을 보는 긍정적 사고와 대립, 극단을 포용하는 중도실용정신에 공감해 이 논문을 시작하게 됐다.
 

토정에 비하면 100분의 1, 만분의 1도 안되지만 저도 2015년 노조 지부장 임기가 끝난 뒤 당시 기자직에서는 처음으로 프로그램 송출부서에 일방적으로 인사발령이 됐고 그곳에서 만 3년 근무하면서 이 조그만 연구물을 기필코 완성하겠다는 각오를 다질 수 있었다. 지난 일이지만 어느 누구나 자신이 처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새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전문적 연구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논문이지만 제 개인적으로 3년 동안의 불편했던 시간이 가져다 준 소중한 결과물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토정 이지함 관련 기고문을 수차례 조건 없이 실어준 폴리뉴스는 큰 힘이 됐다. [<토정이지함의 섬과 바다에 대한 공간인식>, <토정 이지함의 인문정신>,<본말상보론을 통한 갈등과 양극화 해소>,<토정 이지함과 후광 김대중 400년만의 만남>. 폴리뉴스]


           “변화와 미래적 관점에서 현실 진단”


 토정 이지함의 사회복지 사상과 실천의 특징은.

       
토정 이지함 사상과 실천의 가장 큰 특징은 ‘변화와 미래적 관점’에서 16세기 조선 중기의 현실을 보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그 변화와 미래 관점의 근본 핵심은 당시 백성들의 일상화된 빈곤해소에 두고 있었다. 토정 선생이 그 시대에 사회복지라는 용어는 알 수 없었겠지만 공자․ 맹자의 전통 유학을 기반으로 한 인문학자이면서 사회경제학자 측면이 강했다고 본다.


그러나 인문과 사회경제, 사회복지는 역사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토정 이지함이 살았던 조선중기는 주자 성리학이 주류 정치이념으로 고착화된 시기였다고 할 수 있겠다. 지난 1970년대 ‘한국적 민주주의 토착화’라는 명분을 삼아 유신시대로 갔듯이, 조선중기에는 중국의 주자성리학보다 더 엄격하고 강력해진 ‘조선적 성리학주의 토착화’라고 할 지 아니면 ‘성리학 근본주의’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본말(本末)과 상하(上下), 귀천(貴賤), 관민(官民), 사농공상(士農工商) 등 이분법적인 대립과 신분적 차별로, 자신들과의 다름이나 다양성, 개방성을 인정하지 않는 교조주의적 성격을 띠었다고 본다. 물론 학자들마다 견해는 다르겠지만, 그 같은 교조주의 시대분위기에서 토정선생은 주류 성리학자 당신들 말대로 본이 중요하다고 인정하겠다.


다만 그 본으로는 빈곤구제나 부국강병이 힘드니 말로 보충해서 당신들 뜻을 이뤄나가자는 현실론을 제기한 것이다. ‘본과 말의 상호보완’을 통해 민생안정과 부국강병을 달성하자는 중도 실용주의, 개혁 실용주의라고 부를 수 있겠다. 그 제안은 양반사대부 지배층 자신들의 정체성과 이해관계가 맞물려 수용되지 않았지만.
 

토정 이지함과 서구 사회복지와의 근대성도 비교 분석했다는데.

     
      “엘리자베스 구빈법, 토인비 홀과 근대성 비교”
 
 
서구 사회복지의 근대성이 더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토정선생의 실천 행적에는 근대 사회복지의 주요 가치들의 편린이 드러나기도 한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권적 자유, 평등 그리고 국가 책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테면 그는 당시까지 선언의 수준에 머물러 있던 유교적 구빈정책을 ‘걸인청(乞人廳)'이라는 행정기관을 통해 보다 정교하게 시행하는가 하면,‘토정(土亭)'이라는 지역공동체를 조직해서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구제 사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토정의 이러한 복지 정책과 실천은, 그 외적인 형식만을 평가한다면, 오늘날 근대적인 사회복지의 발단으로 알려진 영국의 엘리자베스 구빈법과 토인비 홀에 비견할 만한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물론 양자 사이의 복지사상사적 배경이나 동기에 나타난 차이를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이러한 차이 때문인지는 불확실하지만, 토정의 사회복지 관련 사상과 실천은 근대적인 복지 제도로 진화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정 이지함은 조선시대의 유교적인 복지 국가 및 이념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그 한계를 극복하려 했던 인물로 평가할 수 있겠다.


토정 이지함의 사상과 실천이 현재에 주는 시사점은.

          
         “현장 중시하며 본질을 보자는 것”

 
토정선생이 사회복지나 정치,경제,역사 관점에서 주장하는 건 딱 한 문장으로 집약할 수 있겠다. 바로‘본질을 보자’는 것이다. 토정 이지함의 포천, 아산현감때 상소문을 보면 가장 먼저 현장이 나온다. 이게 가난이라면 가난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현장 진단과 분석이 연결될 때 정책과 실천이 나온다.


16세기 당시 양반사대부 지배세력은 누구나 유교 성리학의 가르침대로 민본과 민생을 강조했다. 그들은 과연 현장 진단과 분석, 실천했는가? 흉년이나 빈민에게 죽 한 그릇 주는 게 민본이고 민생이고 실천인가?


21세기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여야 정치인, 공직자 막론하고 민생과 일자리를 입에 달고 다닌다. 그러나 어떻게 라는 ‘현장진단과 분석, 실행단계’에 가면 법과 제도 등 본질을 벗어난 외적인 문제를 들먹이며 ‘실천’즉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


당시 토정선생이 왜 섬과 바다를 빈곤 해소, 경제자립과 부국강병의 공간으로 생각했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 시대처럼 염전업과 수산업하자는 아니지만 21세기에 맞는 다양한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한반도 육지 4~5배의 공간이 섬과 바다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도 올해 8월8일 섬의 날을 맞아 ‘섬과 바다는 국가 성장동력과 미래자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현장진단과 분석, 실행을 어떻게 하느냐 이다. 각 부처로 사업과 예산이 나눠져 있는 중앙부처 이기주의를 조정, 통합하지 않으면 선언적 의미에 그칠 공산이 높다고 본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미래 한국의 최대과제인 인구고령화 사회복지 문제도 청정 환경, 단시간 건강노동과 휴식 놀이가 있는 섬과 바다에 있다고 본다.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전남에 섬 주민 복지를 위한 지역실천사업이 있는지.


큰 틀에서 섬 주민의 자생산업·관광 소득증대를 지역 자립복지라고 한다면 최근 관심 있게 지켜보는 두 개 사업이 있다. 하나는 전남도에서 중점 추진 중인 가고 싶은 섬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신안군에서 올해 도입한 농업분야 현장전문가 섬 지원 사업이다.


가고 싶은 섬 사업은 섬 현장활동가와 18명의 자문위원이 20개 섬을 선정, 5년 동안 한 섬에 40억원을 지원해 섬 둘레길·벽화·섬 특성을 살린 상가 숙박 건물 등을 만들어 섬의 특화산업과 관광을 접목해 자생능력을 높이는 사업이다. 신안군의 현장전문가 지도사업은 퇴직한 농업센터 현장직 공무원 등을 계약직으로 섬에 상주시켜 주민과 함께 지역특화산업과 꽃관광단지 조성을 통한 섬 주민자립 사업이다.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은 20여 곳이 대상이기 때문에 그 지역의 섬주민을 주기적으로 도청교육기관으로 불러 일괄 교육하고 선진지 견학 등 5년 뒤 주민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 가고 싶은 섬 사업 수행 능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신안군 신의면에 배정된 한 농촌현장 계약직은 현지 섬에 상주하면서 아직 사업 시행 전인데, 섬 주민의 인적 구성과 나이 분포, 주요 생업종사 시기, 그리고 땅의 비옥도. 섬의 연중 기후와 온도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그 현장 전문가는 특히 섬은 노령화가 심하고 주요 생업시기가 있는데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주민과 지역의 특성을 외면하고 역량을 넘어서면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분석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게 바로 토정 이지함이 가장중요시한 현장진단이다. 정확한 현장진단과 분석이 선행되어야 정확한 실행대책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남도와 신안군이 펼치는 이 두 사업은 앞으로 살고 싶은 섬, 가고 싶은 섬, 머무르고 싶은 섬 등 섬 개발 또는 발전 사업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눈여겨보고 있다.


물론 이 두 사업이 지속성 있는 성과를 거둬 섬 주민들의 복지가 향상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예산의 규모와 현장 활동가와 현장 전문가 등 각각의 사업추진 방식이 독특하기 때문에 추진과정과 단기. 중장기 결과에 따른 장·단점 등 좋은 비교 분석 자료가 될 것이다.


전문연구자도 아닌데 사회복지사상 연구접근이 쉽지 않았을 텐데.


맞는 말이다. 학부에서 사학을 전공해 역사 인문학적 지식은 조금 있다고 하지만 사회과학적 틀에 맞춰 사회복지사상에 접근한다는 거는 쉽지 않았다.


논문 심사에 참여하신 교수들의 세심한 비평과 주문이 없었다면 이 논문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심사 교수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논문 압박감에서 해방된 만큼 토정 이지함의 사회복지사상과 실천을 더 꼼꼼히 자유롭게 정리해볼 생각이다.


특히 2년 전 폴리뉴스에 기고한 <토정 이지함과 후광 김대중 400년만의 만남>에 대해서도 그 시대를 앞서 변화와 미래를 제기한 두 분의 공통점과 차이점, 한계, 시사점 등도 관심에 두고 있다.


여러 가지 부족하지만 토정 이지함 사상에 대해 사회복지학적 관점에서 첫 발을 디뎠기 때문에 전공자나 연구자들의 비평과 함께 좀 더 심오한 토정 이지함의 사회복지사상과 실천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홍정열 기자 hongpe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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