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2015년 발생한 ‘해외지수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극복하고 올해 괄목할만한 실적을 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개별 기준(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63%(332억 원) 늘어난 860억 원이다.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 또한 1년 새 각각 13%(1631억 원)와 60%(244억 원) 증가한 1조4414억 원과 650억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2%포인트 상승한 9.6%에 달했다.

부문별로 자산관리(WM)가 3분기 시장 거래대금 감소 등에도 누적 순영업수익에서 11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억 원 늘었다. 투자은행(IB) 부문은 실물자산 매각과 선박금융 주관 등 구조화 영역 경쟁력이 상승세를 보이며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

ELS의 악몽

한화투자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로 2015∼2016년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 하반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폭락하면서 기존에 발행된 2조 원 규모 ELS가 대거 손실 구간에 진입한 탓이다. 

대표 상품 유형인 스텝다운 ELS는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헤지구조를 제대로 짜지 않으면 투자자에게 수익을 내주고 부실자산을 떠안게 된다. 

자체 헤지 발행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한 한화투자증권에 낙인(Knock-In) 충격은 더욱 컸다. 이 사건은 국내 증권업계에 백투백헤지 비중이 늘어난 기폭제가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2008년 그룹계열사를 중심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해 몸집을 불렸다. 2010년에는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해 중대형 증권사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사업환경은 녹록치 않았다. 결국 2013년 말 350명 내보냈다.

구조조정 효과로 2014년 당기순이익이 소폭 흑자 전환했지만 ELS 사태로 이후 2년간 몸을 낮춰야만 했다. 한 순간도 맘을 놓을 틈이 없었다.

2016년 초 경영진 교체와 함께 조직을 개편했다. 사업 전략과 영업제도, 리스크관리 시스텝도 정비했다. 본사사옥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훼손된 자본력을 보완했다.

올해 상반기 한화투자증권은 ELS 자체헤지 발행 물량을 완전히 해소했다. IB와 WM을 필두로 트레이딩, 홀세일 부문 등에서 실적이 개선됐다. ‘ELS 악몽’에서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실적은 지난해부터 본격 개선세를 보였다.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WM(1194억 원), 트레이딩(275억 원), 홀세일(217억 원), IB(718억 원) 등 전 사업부문이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은 20% 상승한 253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익은 63%(860억 원) 증가했다.

산업환경이 긍정적이었던 측면도 있지만 2015년말 1.5%까지 낮아진 수탁수수료 기준 점유율을 올해 3월말 2.4%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같은 기간 자산관리 수수료 기준 점유율도 3.2%에서 3.7%로 상승했다. 경영전략은 유효했던 셈이다.

IB부문은 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부동산과 구조화금융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대체투자는 부동산 PF 중심에서 비주거용건물, 신재생에너지, SOC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했다. 대내외 불안요인이 산재한 가운데 틈새시장 공략이 유효했던 셈이다.

유동성 커버리지는 양호하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화 가능자산은 5조5000억 원에 달한다. 유동성 부채(5조2000억 원)의 105.8%다. 최근 4개 분기 평균 3개월 유동성 비율은 133.3%로 만기 매칭도 적절한 수준이다.

실질 차입부채 부담을 측정하는 차입부채비율은 90%로 100% 이하로 관리하는 등 외부차입에 따른 상환부담도 제한적이다.

다시 찾아온 위기

하지만 최근 실적 개선 국면에서 다시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현대차증권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관련 5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CERCG ABCP 발행 관련 두 증권사가 주관사로서 실사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중국 외환당국(SAFE) 등록과 CERCG의 공기업 관련 사항을 숨겼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CERCG ABCP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여부가 중요하다. 과거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왔던 만큼 그 능력이 재차 발휘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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