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공동추모위원장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당 상임고문),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가 자리했다. 이외 한국당 의원들을 비롯, 더불어민주당 노웅래·이원욱·권미혁 의원, 무소속 이용호·정태옥 의원 등이 참석했다.

추모사에 나선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제 나름의 해석인데, 저는 김 대통령께서 크게 3가지 정신을 가지고 계셨다고 생각한다"며 청년정신, 통합정신, 개혁정신을 들었다.

그는 청년정신을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께서 전문 정치 지망생에 길 열어주고 정치권에 지금도 활동하게 해주셨다"며 "지금 보수 진영에 사람이 없다, 젊은 인재가 없다고 국민들에게 비판 받는데 새삼 부끄러워 진다. 어떻게 해서든지 젊은 생각으로 우리 당을 혁신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졌다"고 말했다.

통합정신에 대해선 "1983년 목숨 건 단식 투쟁 하셨고 그것으로 흩어진 민주 진영을 하나로 모아냈다"며 "이 역시 탄핵을 겪으며 보수진영이 뿔뿔이 흩어진 상황에서 또 한 번 지금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혁정신에 대해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공개 이런 것은 우리 사회 투명성 높이는 큰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가 개혁정신 잘 이어받고 있나. 특히 지금 정부 생각하면 더 답답해진다. 이 정권은 개혁하지 않는 것 같다. 노동개혁·규제개혁·연금개혁·교육개혁을 멀리한다. 집권 1년 반 넘도록 개혁의 '개' 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관용 전 의장도 추모사를 통해 "오늘 이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당은 김영삼 대통령께서 운영하고 싸우고 길러왔던 과거 민주당의 후신이다. 나는 오늘의 한국당이 그 뿌리를 찾아서 역사를 바로세우는 모습은 대단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전열을 정리하고 이 정부가 가고 있는 잘못된 길을 비판하고 규탄하고 싸우는 야당의 모습이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2년 전 광화문 촛불시위를 기억하실 것이다. 보수를 촛불로 태워버리자는 구호가 있는가 하면,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으로 가겠다는 구호들이 공공연 하게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하는 세력은 많지 않았다. 우리는 그 치욕스러운 현장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족을 대표해 나선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상임이사는 "유족으로서 작은 소망이 있다면 큰 뜻을 역사에 기록하고 국민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면서 "큰 화합의 정치과 진정한 국민 통합 이루고자 했던 아버님의 큰 유지 이어받아 대한민국에 보탬 될 수 있는 기념사업 펼쳐나가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서울 상도동에 여는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 통해 아버님 삶을 돌아보고 그 뜻을 후대에 전달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헌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께서는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 험난한 민주화 길 걸은 투사셨고 이념과 진영 넘어 모두 포용한 화해와 통합의 선구자"라며 "대통령은 눈앞 영광 안주 않고 추산같이 계획 추진 행동하는 실천가로, 선진국으로 나가는 초석을 닦고 대한민국의 격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구하게도 대통령이 그토록 사랑하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안타깝고 부끄럽다. 과거의 역사를 저주하며 국민의 화해와 통합 가로막는 오늘의 모습 보면서 대통령께서는 얼마나 가슴 아픈가. 증오로 점철된 지금 나라를 보면서 김 전 대통령은 얼마나 통탄하고 계시겠냐"며 "국가와 국민의 삶을 뒷전으로 내몰고 당리당략의 정치판을 보며 상심하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추모식장에는 김 전 대통령의 좌우명으로 알려진 ‘대도무문(大道無門·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게 없다)’ 휘호와, 김 전 대통령을 대표하는 문구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혁과 통합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리는 등 김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