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년 만에 개인 소액주주 4만 명 증가, 200명 손해배상 청구 소송 예고

고의 분식회계 문제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개인투자자가 상장 직후 1년 간 약 4만 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 고의 분식회계 문제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개인투자자가 상장 직후 1년 간 약 4만 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고의 분식회계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개인투자자가 지난 2016년 말 상장 이후 급속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삼성바이오가 상장 직전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나온 만큼 삼성바이오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바이오의 개인 소액주주는 7만8640명으로 지난 2016년 말보다 3만9702명 늘었다. 보유주식도 334만 주에서 711만 주로 급등했다.

삼성바이오가 지난 2016년 11월 1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것을 고려하면 상장 직후 1년 만에 개인투자자와 그들이 보유한 주식이 각각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삼성바이오 발행 주식의 10.74% 수준이었다. 당시 주가가 37만1000원이었으니 보유가치만 2조6374억 원에 달했다. 삼성바이오가 상장회사로 거듭났던 지난 2016년 말 보유가치는 5038억 원 정도에 불가했다.

삼성바이오 상장 이후 한 달 만에 참여 연대가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고,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이 특별감리에 착수했지만 대부분의 삼성바이오 개인투자자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바이오 열풍으로 삼성바이오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실제로 상장 직후인 지난 2016년 말 삼성바이오 주가는 15만1000원이었지만 1년 후 37만1000원으로 145.7% 뛰어 올랐다. 올해 4월에는 장중 60만 원으로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의 지난 2015년 회계처리를 분식회계로 결론내리기 직전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 주식을 사들였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거래일 간 코스피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바이오 주식을 829억 원어치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93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 주식을 97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의 삼성바이오 주식 순매수 규모는 삼성전기(1999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기관과 외국인은 거래정지나 상장폐지 가능성 등 불확실성에 주목해 삼성바이오를 집중적으로 매도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해당 주식을 공격적으로 쓸어 담은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증선위의 고의 분식회계 판단이 나온 직후인 오후 4시 39분 삼성바이오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현재 삼성바이오 주가는 33만4500원에 멈춰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는 한국거래소에 의해 상장폐지 심사 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한 심사를 받는 중이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심사 결과는 다음달 5일 이내에 나올 예정이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에서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이 나면 거래 정지 상황이 종료돼 심사가 끝난 바로 다음날부터 주식 거래가 재개된다.

하지만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를 경우 주식 거래 정지기간은 최대 1년 넘게 지연될 수 있다. 또한 삼성바이오 주식을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상장폐지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에 따라 거래 정지로 주식시장에 투자금이 묶이고, 상장폐지로 손해 입을 우려가 생긴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법무법인 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는 현재 200명 정도의 삼성바이오 개인투자자와 함께 삼성바이오와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에 동참한 개인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통해 해당 주식의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렸고, 자신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상태로 주식을 샀기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19일 재벌닷컴은 고의 분식회계로 거래가 정지된 지난 14일 일반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삼성바이오 주식 수를 960만2442주(지분율 14.53%)로 추정했다. 해당 주식의 보유 가치는 3조212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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