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여야가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은 적극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긍정 평가하면서도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민주·정의당 "설득력 있다…적극 공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굉장히 설득력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대통령이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예산안에 대해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충분하게 설명을 드렸다"고 평했다.

이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어보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대한민국의 오늘과 미래를 다 담은 예산이라고 생각한다"며 "굉장히 상세하게 왜 예산을 확대해서 편성했는지, 일자리와 혁신성장과 소외계층에 대해서 예산을 편성한 내용들을 설명했는데 저도 굉장히 공감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야 간 충분하게 검토하고 야당에서 지적하는 사항들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면 얼마든지 반영해 예산을 편성해야한다"며 "뿐만 아니라 야당에서 요구하는 민생, 복지 그리고 성장에 필요한 예산이 있다면 정부가 더 과감하게 수용해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회안전망과 복지 안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고,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고, 국민 단 한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철학에 적극 공감한다"며 "정의당이 제기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늘어나는 세수에 맞춰 재정을 확대한다고는 했지만 경제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복지정책 추진을 위해 복지증세를 적극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바른미래당 "현실 부정…변명 늘어놔"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들은 일자리를 잃고 직장 걱정으로 많이 아파하고 있는데 대통령께서는 일자리나 경제상황이 악화되는 부분에 있어서 전혀 다른 입장을 내고 있어 참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에 대해 대통령께서 책임을 통감하고 국론을 하나로 모아나가면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국민대통합을 요구하는 그런 목소리는 전혀 없었다"며 "여전히 적폐청산, 포용,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말씀하시는데 특히 고용세습 채용 부정비리에 대해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다는 사실은 현실을 너무 부정하는 거 아닌가하는 우려를 느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일자리가 사라지고, 장사도 안 되며, 세계 최대치로 주식이 폭락하는 경제위기에도 “함께 잘 살기 위해 우리 경제와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했던 시간”이라며 자화자찬과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된 소득주도성장을 마냥 기다리면 이미 골병이 든 우리 경제가 더욱 악화될 뿐"이라며 "문 대통령이 경제를 살릴 유일한 방법은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인정하고 야당이 제안하는 규제개혁을 비롯한 전면적인 개혁방안을 전면 수용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공감…일부 검토 필요"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양극화 해소라는 방향성에 대해선 "적절한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 예산안이 양극화 해소의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예비타당성조사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개발관련예산들이 오랫동안 집중적인 혜택을 받았던 대상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 현실이 바뀌지 않는한, 정부의 양극화해소명분은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며 "구체적 수치에 의해서 증명돼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