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을 향한 첫 걸음, 남북경협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지난 16일 청와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평양정상회담 방북단 명단을 발표했다. 청와대가 발표한 명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수뇌부를 포함한 기업계 주요 인사들이 포함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은 미국의 한국차 관세 적용 등 주요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참석하지 못한다. 정 부회장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미국 정부와 의회 고위인사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 출장 중이다.

또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코레일 및 한국관광공사 등 남북협력사업 관련 기업대표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북방정책 위한 첫 걸음, 남북경협 이뤄지나

정부는 새로운 경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하고 신북방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한국-러시아간 핵심 협력분야로 ‘9개 다리’를 제안했다.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등 9개 분야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된 방북 수행원 명단에는 남북경협 관련 기업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역대 남북정상회담 중 가장 많은 17명의 경제인이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0년과 2007년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건강문제로 불참, 윤종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북했다. 이번 이 부회장의 방북으로 전자사업 경협과 개성공단 가동 등이 전망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평양에 방문한다. 에너지와 건설을 통한 인프라 개발 사업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취임한 구광모 LG회장은 올해 40세로 방북 기업인 중 최연소 수행원이다. 구 회장은 취임 후 두 달여 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았기에 이번 방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경협 태스크포스로 경협 의지 밝혀온 현대그룹과 포스코그룹

현대그룹은 지난 5월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했다. 지난 1998년 금강산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성관광 등 그동안 진행한 사업들을 바탕으로 남북경협 선도기업 위치를 견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정은 회장은 TFT 출범과 관련해 “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故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잘 받들어 계승해 나가자”며 “남북경협사업 선도기업으로서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중하면서도 주도면밀하게 사업재개를 준비하자”고 말한 바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역시 대북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 사옥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북 소감과 계획에 대해 “잘보고 오겠다. 특히 우리 산업과 비교해 다른 점이 뭐가 있는지 잘 살펴보고 오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남북경협사업을 대비한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포스코그룹의 각 계열사와 관계사가 모여 남북경협 관련 태스크포스를 이미 구성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남북경협 변수

그러나 재계 일부에서는 이번 방북에 기업인들이 대거 수행원으로 참석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경협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서로 맞물려 있어 대북제재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새로운 남북경협 추진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남북간 합의로 가능했던 지난 경협과는 달리 지금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개선과 비핵화, 북미대화 증진을 회담 의제로 정했다. 현재 미국과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비핵화, 더 나아가 남북경협까지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