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핵심 쟁점 정리 미흡…청문 절차 거칠 것”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김정렬 2차관이 진에어 항공법령 위반 관련 제재방안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김정렬 2차관이 진에어 항공법령 위반 관련 제재방안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해선 기자] 금일 예정됐던 진에어의 면허 취소 결정이 연기됐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진에어의 처리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청문회 등을 포함해 이해관계자 의견청취 등 관련 절차를 더 진행하고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라 밝혔다.

아울러 국토부는 진에어의 불법 외국인 임원 등기를 방치한 당시 담당 공무원 3명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전했다.

항공법령에 따르면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이 국적 항공사의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 면허를 취소하게 돼 있다.

또한 외국인이 항공사의 주식을 2분의 1 이상 소유하거나 실제로 경영에 참여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역시 면허취소 대상이 된다.

조 전무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인으로 국적 항공사의 임원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진에어의 등기이사를 지낸 바 있다.

국토부는 “법무법인의 법률 자문도 받았으나 아직 핵심 쟁점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고 결정이 미뤄진 배경을 설명했다.
 
외국인의 불법 이사 등기는 면허 결격사유에는 해당하지만 이미 조 씨가 등기이사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지금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진에어 이사회 회의록 등 내부 서류를 검토했으나 추가로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 많다는 게 국토부 측의 입장이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김정렬 2차관은 “법리 검토 결과 과거 외국인 등기이사 재직으로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결격사유가 이미 해소돼 현시점에서 취소는 곤란하다는 상반된 견해가 도출됐다”고 말했다.

이에 법적 쟁점에 대한 추가 검토와 청문, 이해관계자 의견청취 및 면허 자문회의 등의 법정 절차를 거치면서 면허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하겠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항공운송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외국인 등기 임원이 진에어에 재직하는 동안 면허변경 업무를 처리하면서 이를 확인하지 못한 관련자는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수사의뢰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항공사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안전 관련 법령준수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1개월간 모든 항공사에 대해 안전점검을 했으며 안전관리가 미흡한 회사에 대해서는 장비와 인력 등 분야별 특별점검을 하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또 대한항공이나 진에어와 같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는 항공사에 대해서는 운수권(노선운항권) 배분 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운수권 배분규칙에 사회적 기여도(100점 만점에 5점)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슬롯(운항시간대) 배분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항공사업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항공운송사업 면허 관리부터 안전사고 및 운항감독까지 국토부의 내부 운영체계도 대폭 재정비한다.

면허 담당자의 교육을 강화하고 책임 소재를 현 과장에서 실국장 등 고위공무원으로 상향하는 한편 면허정보 상시 점검 및 파악을 위한 면허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공개할 예정이다.

항공사의 갑질 근절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항공산업 체질개선 종합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위 주관으로 항공사의 불법·부당 거래를 점검하고 복지부(국민연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내달 중 도입하고서 기금운용위원회 논의를 통해 기업·주주가치를 훼손한 기업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서는 고용부가 ‘직장 내 괴롭힘 근절 종합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김 차관은 “이번 대한항공·진에어 사태를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 법령해석 미숙, 부주의, 관행적인 업무처리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항공산업의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과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발표에 진에어는 입장문을 통해 “향후 진행될 청문회 등 절차에 성실히 임하여 회사의 입장과 의견을 밝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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