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에도 이재명 지지율 1위…차기 대선주자 대결 분석도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전국 최다 유권자를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가 정책 검증이 아닌 '진흙탕 싸움'으로 과열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기도 선거전을 차기 대선주자 대결이라고 평가해 이목은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전국 최대 인구 지자체인 경기도는 전체 유권자 수 4290만 7715명의 4분의 1에 달하는 1053만 3027명을 보유하고 있다(2018년 5월 기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조). 이는 지역 중 가장 많은 유권자 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경기도 표심이 전반적 선거판도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다.
각 당 지도부들은 경기도를 전략지역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운동 첫날부터 '수도권 빅3(서울·경기·인천)' 집중 공략에 나섰으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또한 경기도 선대위 개최를 가장 먼저 시행하며 "경기도가 이겨야 한국당이 이긴다"고 강조했다.
보수→진보, 이동하는 표심
그간 경기도는 '보수 텃밭'으로 불렸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부터 보수 정당을 선택해왔기 때문이다. 역대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2002년에는 한나라당 손학규 당시 후보가, 2006년에는 한나라당 김문수 당시 후보가 각각 58.37%, 59.68%의 득표를 기록, 가볍게 승리를 얻어냈다. 두 후보 모두 상대 후보와는 20% 이상의 표 차이를 냈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50.43%)와 새정치민주연합당 김진표 당시 후보(49.56%)의 표 차이가 0.87% p로 좁혀지더니, 지난 2017년 대선에는 민주당 문재인 당시 후보(42.08%)가 한국당 홍준표 당시 후보(20.75%)를 29.68% p의 압도적 표 차이로 누르며 당선돼 표심의 변화가 있음을 짐작게 했다.
최근 나타난 경기도 표심은 이재명 후보를 향해 있다. 뉴시스 의뢰로 리서치뷰가 지난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경기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3.8%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당 남경필 후보는 30.6%를 기록했으며,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 3.6%, 정의당 이홍우 후보 2.2%, 민중당 홍성규 후보 0.5% 순으로 집계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각 후보별 주요 정책은?
각 당 후보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내놓은 핵심 공약은 이렇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 남북·동서 간의 격차를 줄이고 복지 수준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새로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경기 퍼스트' 정책을 내놨다.
남경필 후보는 투자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치적 안정과 정책·예산을 뒷받침할 것과 새로운 일자리 70만 개를 창출해 '경제도지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약속했으며, 김영환 후보는 '후불형 의료시스템 도입', '초·중·고 아침 간편식 지원' 등의 체감형 5대 공약과 '도시농부 10만 명 육성', '경기북부 평화공단 조성' 등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5대 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이홍우 후보는 경기도 공공부문의 정규직화 및 비정규직 노조와 단체협상 의무화, 노동이사제 도입 및 권역별 노동조합지원센터 설립 등 노동이 존중받고 당당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고, 홍성규 후보는 도내 미군기지 토지사용료 부과와 미군 차량 이동 시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경기전, 정책 검증 아닌 진흙탕 싸움으로
그러나 현재 경기도 선거전은 정책 검증이 아닌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싸움의 조짐은 남경필 후보가 지난 5월 13일 이재명 후보의 욕설 파일을 공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남경필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 파일'을 거론하며 민주당에 후보 교체를 요구했다.
여기에 이재명 후보가 남경필 후보를 향해 '채무 제로 거짓말', '가짜 연정' 등을 언급하며 갈등의 불씨를 키웠고, 지난 5월 29일 KBS 토론회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 자리에서 남경필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혜경궁김씨' 의혹을, 김영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건드리며 집요하게 공격했다.
토론회 다음 날인 30일에는 '여배우 스캔들'의 '여배우'인 배우 김부선과 주진우 기자로 추정되는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네거티브' 없는 정책 선거를 약속했던 이재명 후보는 결국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을 '정치공작'이라 규정하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수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