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후 북남관계 방향, 南 행동 여하에 달려있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7일 "북남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리 위원장은 남북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책임을 묻는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청와대는 18일 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당장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南에 책임 전가...'맥스선더', '태영호' 거론

리선권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완전한 '북핵 폐기'가 실현될 때까지 최대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미국 상전과 한짝이 되어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전투 훈련을 벌려 놓고 이것이 '북에 대한 변함없는 압박 공세의 일환'이라고 거리낌 없이 공언해 댔다"며 "남조선 당국이 우리를 언제 쏟아질지 모를 불소나기 밑에 태평스레 앉아 말 잡담이나 나누고 자기 신변을 직접 위협하는 상대도 분간하지 못한 채 무작정 반기는 그런 비정상적인 실체로 여겼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오판과 몽상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그 어느 조항, 어느 문구에 상대방을 노린 침략전쟁 연습을 최대 규모로 벌려 놓으며 인간쓰레기들을 내세워 비방 중상의 도수를 더 높이기로 한 것이 있는가"라며 "회담 무산의 원인인 침략전쟁 연습의 타당성 여부를 논하기 위해서라도 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남조선 당국의 괴이쩍은 논리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흐름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나 북침전쟁 연습을 합리화하고 역겨운 비방 중상을 지속시켜보려는 철면피와 파렴치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또 "인간쓰레기들을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을 벌였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국회 강연 역시 회담 무산의 원인 중 하나였음을 밝혔다.

북한은 지난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개최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해왔으며,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차후 북남관계 방향 南 행동 여하에 달려있다"

리 위원장은 남측 정부를 향해서도 열을 올렸다.

"미국 상전과 한 짝이 됐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적대와 분열을 본업으로 삼던 보수정권의 속성과 너무나도 일맥상통하다"며 "양푼 밑바닥같이 뻔뻔스럽기 그지없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는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한 정부 비방을 자제해왔던 모습과 대비된 것이라 그동안 지속됐던 평화의 흐름에 먹구름이 꼈다는 분석들이 이어지고 있다.

리선권 위원장은 "남조선이 필요한 수습대책을 세울 대신 터무니없는 '유감'과 '촉구' 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 이하로 놀아대고 있다"며 "터무니없는 책임 전가에 매달리면서 시간을 허송할 것이 아니라 현 상황이 만회할 수 없는 최악의 사태로 번져지는 데 대해 머리를 싸쥐고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어 "차후 북남관계의 방향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행동 여하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면서 "구름이 걷히면 하늘은 맑고 푸르게 되는 법"이라는 말로 향후 남북관계 호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