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사유있다'... 동부구치소 수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부장판사는 22일 서울중앙지검이 청구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함에 따라 법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의견서, 변호인 의견서 등 서류를 검토해 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와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춰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법원은 110억원대 뇌물수수,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주요 혐의 등이 상당부분 인정되었다고 판단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12여개의 범죄혐의 사실이 매우 무겁고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혐의 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어 구속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동부구치소로 수감되었다.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네번째 대통령 구속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 전 2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고 반박의 메시지를 냈다.

[다음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친필 입장문 전문]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재임 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8. 3. 21. 새벽

이 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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