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단원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66)가 15시간의 강도 높은 경찰 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17일 오전 9시 50분부터경 18일 오전 1시까지 이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씨는 '사실에 대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피해자분에게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진술을 들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없습니다"라고 말했고, 재차 '혐의를 인정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아무런 말 없이 준비된 차를 타고 청사를 떠났다.

경찰은 이 씨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단원들을 상대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저지른 것인지와 성폭력이 상습적이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이 전 감독에 대한 구속 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윤택 씨는 40대 중반이었던 지난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연극인 16명을 성추행 또는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의 성추행과 성폭행은 주로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인 2013년 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20년 가까이 성폭력이 지속된 점에서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해 혐의만 입증하면 처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앞서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이 씨의 주거지와 경남 밀양연극촌 연희단거리패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이 씨의 휴대전화 등 수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또, 고소인 16명에 대한 조사에서 피해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

이 전 감독은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여성 연극인 16명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감독의 성폭력 의혹은 피해자들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극단 미인 대표 김수희씨 등 피해자 16명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이 전 감독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경 이 전 감독을 다시 소환해 또 한차례 고강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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