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수린 기자] 가상화폐가 과연 우리 시대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를 차지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신규 가상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신규 가상화폐 모집(Initial Coin Offering, ICO)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가상화폐 ICO는 기업이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 IPO)를 하는 것처럼, 신규 암호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가상화폐 ICO는 새로운 투자 문화로 자리 잡아가며, 그 규모도 커지고 있다. ICO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위한 큰 자금을 모을 수 있고, 개인들은 가상화폐의 가치 상승으로 기존의 투자보다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이어지면서 각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서 ICO 규모는 점차 확대 되고 있다.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글로벌 리서치업체 토큰리포트 자료를 이용해 올해 480개의 신규 가상화폐가 시장에 공개됐으며, 판매 규모는 16억6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진행 중인 ICO를 더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대표적인 대규모 ICO로는 모바일 메신저 운영사 텔레그램의 가상화폐 ‘그램’과 블록체인 스타트업 블록원의 ‘이오스’가 있다.

텔레그램은 최근 가상화폐 '그램'의 사전판매만으로 8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텔레그램은 조만간 2차 ICO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있을 공개 판매까지 진행하면 ICO를 통한 텔레그램의 총 유치 자금은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텔레그램은 '톤(TON・Telegram Open Network)' 개발을 앞두고 여기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 '그램'을 공개해 사전판매했다. 투자자들은 투자의 대가로 받은 새로운 가상화폐 ‘그램’을 계속 보유하여 이 가상화폐에 담긴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고, ‘그램’ 자체의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톤'은 중재자 없이 당사자 간 송금결제가 가능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기존 가상화폐 플랫폼보다 수수료는 낮추고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일 예정이다. 텔레그램은 암호화를 통한 높은 보안이 장점인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약 10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는 메신저 서비스 기능만 제공해 수익 창출 모델이 없었으나, 가상화폐 ICO를 통해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공개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블록원 경우 창업 1년도 안돼 15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모았다. 블록원은 가상화폐 이오스(EOS)에 대한 ICO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자금을 조달했다. 블록원의 ICO는 오는 6월까지 계속된다.

이오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이오스의 시가총액은 60억 달러로 그 규모는 가상화폐 중 9위 수준이다. 또한 이오스는 기존 가상화폐 이더리움 특징에 빠른 거래 처리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장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오스는 지분증명방식(PoS)을 채택해 초당 수백만 건에 이르는 사용자간 활동을 처리할 수 있고, 디앱(DAPP, 분산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가 수수료를 부담하는 이더리움과 달리 개발자가 수수료를 부담한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ICO 과정에서 투자사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해 규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28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관련 정보기술(IT) 업체 및 전문가에게 소환장 및 정보공개요구서를 발송했다. 소환목적에는 ICO 과정에서의 암호화폐 판매방식에 대한 정보수집이 포함됐다. ICO가 증권법의 투자자 보호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고 판단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사기를 예방하려는 목적이다.

전문가들은 ICO에 대한 SEC 규제로 관련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블록체인 기업인 심비온트의 이사인 앤 갤러그허 전 SEC 위원은 이번 SEC의 ICO 정보수집 조치에 대해 “빙산의 일각”이라며 “앞으로 규제가 산더미처럼 생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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