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서예온 기자] 뇌물공여 혐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된 이후,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에 대한 실형 판결로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가 쓰쿠다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홀딩스는 롯데지주회사를 제외한 한국의 롯데 대부분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은 지주사 출범과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자, 한국의 롯데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작업이 일본 롯데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회장의 무죄 판결을 기다려줄지 아니면 독자노선을 걸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 핵심인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다.

1968년 일본 롯데의 주거래 은행인 스미토모 은행에 입사한 그는 전무, 유럽 본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에 발탁돼 2009년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학 후배(와세다 대학교 상학부 학사)인 그는 한때 신 총괄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신격호 회장에 등을 돌린 시기는 롯데그룹 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된 2015년 부터다.
 
당시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을 등기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를 해당 이사직에 선임했다. 이와 함께 신격호 총괄 회장의 주식을 받아 광윤사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 같은 경영권 분쟁 속에서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손가락 해임’을 당한 쓰쿠다 사장은 신동빈 회장 편에 섰다. 신 회장이 쓰쿠다 사장의 해임을 막았기 때문이다.

쓰쿠다 사장의 지지 속에서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네 차례 주주총회에서 모두 밀렸고,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수장 자리에 올랐다.
  
기다려줄까 VS 독자노선 걸을까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이 힘들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쓰쿠다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해임으로 한국롯데가 일본롯데로부터 경영간섭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롯데는 롯데지주회사를 제외한 다수의 국내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롯데홀딩스가 쓰쿠다 사장 단독 대표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선작업는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신 회장이 부회장과 이사직은 유지한 만큼 쓰쿠다를 포함한 일본 경영진이 신 회장의 무죄 판결을 기다려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쓰쿠다 사장이 앞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만큼 신 회장이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실형을 면하면 신 회장이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쓰쿠다 사장이 독자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쓰쿠다 사장은 일본에서 스미토모 맨으로 통한다. 

스미토모 맨이란 스미토모 은행 출신을 말하는데, 일본 재계에서는 이들을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쓰쿠다 사장은 경영권 분쟁 직전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과 티격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황 속에서 일각에선 쓰쿠다 사장의 신 회장 지지는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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