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김영철 방문 절대 불가”…박, “이성적이고 전략적 대처 필요”

[폴리뉴스 조규희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23일 예방한 바른미래당 유승민, 박주선 공동대표가 김영철 방문에 대한 온도차를 보였다. 13일 합당 이후 주요 정당 대표 예방으로 본격 행보를 시작한 바른미래당이 삐걱대는 모습이다.

한국당 당사를 방문한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일행을 맞이한 홍준표 대표는 “김영철 방문 허용에 대해서는 이성적 문제를 떠나 감정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과 코드가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천안함 주범인 김영철 방문 철회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주선 공동대표는 “김영철이 북한 대표자격으로 평화올림픽에 참여하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분단된 현실 속에서 감정적, 정서적으로만 대응하기 보다는 이성적이고 전략적 대처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김영철 대표 파견에 대해 정부가 반대하지 못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오더라도 천안함 피해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라며 큰 틀에선 유 대표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정부의 결정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둘의 입장차는 이미 오늘 오전 8시 30분 개최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시작됐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대표는 “천안함 폭침 주범인 김영철이 문 대통령과 국정원장과 만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영철 방문 허용 방침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이어서 “북한이 김영철을 단장으로 보낸 의도는 대북제제를 무너뜨리는 한편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한미동맹을 무너뜨리려는 의도”라고 지적하고, “야당과 여당, 시민이 온 힘을 합쳐 김영철 방문을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 대표는 “북한 대표자격이 있는 사람이 우리 국민이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판단하는 김영철밖에 없는지 북한 측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천안함 폭침 사태를 생각해보면 김영철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고 김영철이 북한대표로 부적절한 인사임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만일 김영철을 북한 대표로 보내겠다고 북한 측이 고집한다면 평화올림픽 정신에 입각해 우리 정부로서는 거부하기도 어렵다는 것은 인정한다”라며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국당이 김영철 방문 시 사살이나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공당으로서 금도를 넘는 발언인 것 같다”라며 오히려 한국당의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설 연휴 전인 13일 창당한 바른미래당은 지난 열흘 간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며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바른미래당은 8%의 지지도를 기록하며, 합당 전인 2주전 기록한 국민의당(5%)과 바른정당(8%)의 합산 지지율 대비 오히려 5% 감소했다. 

합당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자 했던 바른미래당에 준비의 시간이 조금은 더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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