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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우리은행 제공>
[폴리뉴스 김하영 기자] 지난해 우리은행 신입사원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지며, ‘채용비리’ 논란을 빚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에 대한 구속여부가 19일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의원은 “우리은행이 2016년 하반기 신입직원 공채시 16명을 금감원이나 국가정보원, 은행 주요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지인 등을 특혜채용한 의혹이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지난해 12월 이 전 행장은 전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최근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먼저 우리은행 경영 최고책임자로서 국민과 고객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긴급 이사회에서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당시 이 전 행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에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14년 12월 취임한 이 전 행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온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서금회’ 멤버라는 이유로 ‘친박인사’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 전 행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우리은행의 민영화 성공, 높은 경영실적 달성, 모바일은행 플랫폼 출시 등 굵직한 성과를 내면서 조명을 받았다.

특히 2016년 11월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인 민영화를 16년 만에 성공시킨 것은 이 전 행장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이 전 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목표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2014년 4000억 원대였던 당기순이익을 2015년 1조 원대까지 끌어올렸으며, 2016년에는 3분기 만에 1조 1000억 원대를 달성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연체율 관리에도 성공하며 시장의 신뢰를 쌓았다.

2016년 초 8000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를 19000원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또 금융권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와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등을 내놓으면서 핀테크 시장을 선도했다.

이런 성과들을 토대로 지난해 3월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임추위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고, 2014년 행장 취임 당시 불거졌던 ‘낙하산 논란’까지 털어냈다.

이 전 행장은 연임에 성공한 이후에도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세우고,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잔여지분 18.78% 매각과 지주사 전환 등을 추진하면서 우리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렇게 우리은행의 ‘민영화 성공신화’를 쓴 이 전 행장이 하루아침에 구속여부를 기다려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연임 8개월 만에 ‘채용비리 논란’이 불거지며, 민영화 성공을 발판으로 꿈꿨던 지주사 전환까지는 마무리하지 못한 채 쓸쓸한 퇴장을 하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전 행장의 퇴진이 현 정부의 ‘전 정부 인사 솎아내기’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부터 이 행장이 전 정부 사람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들이 있었다”며, “우리은행이 최대주주인 케이뱅크에 대한 특혜 논란이나 우리은행의 남은 지분 매각 및 지주화 전환 작업이 늦어지는 것도 이런 것과 연결됐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 내부에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간 계파갈등이 다시 터져 나온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우리은행은 한일은행·상업은행 합병 후 두 은행 출신들이 번갈아 가며 은행장을 맡아왔다.

하지만 이순우 전 은행장에 이어 이광구 전 은행장까지 2회 연속 상업은행 출신이 은행장을 맡으면서 내부 한일은행 출신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였다.

이에 이광구 전 은행장의 사퇴로 이어진 채용비리 논란도 “계파갈등에 따른 한일은행 측의 고발에서 시작됐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한편 이 전 행장은 1979년 한국상업은행에 입사해 2003년 우리은행 홍콩지점 지점장, 2004년 개인마케팅팀 팀장, 2008년 개인영업전략부장, 2011년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2012년 개인고객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2년 12월 제 49대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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