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자동차 결산] 우울한 한 해...내수·수출 부진, SUV·전기차로 뚫는다①

실시간 뉴스

    내년에도 글로벌 시장 성장 정체로 어려움 예상

    올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한마디로 '첩첩산중'의 어려움에 직면한 한 해였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는 사드 보복으로 판매가 급락했고 미국시장에서도 트렌드에 뒤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지엠은 한국시장 철수설을 떨쳐버리지 못했고, 르노삼성도 반전을 일으킬만한 신차를 내놓지 못해 내수시장에서 정체를 겪었다. 특히 이들 두 업체들은 대표를 교체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쌍용차는 G4렉스턴 출시로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추이 및 전망.<사진=글로벌경영연구소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현대·기아자동차는 2017년 한 해 동안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기아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중국 누적 판매량 70만2017대는 지난해 동기 120만20688대보다 41.6%나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시장에서는 누적 판매량 96만967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7만9452대보다 10.2%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12.9%(58만7688→51만1740대), 기아차가 6.9%(49만1764→45만7930대) 줄었다.

    이에따라 1~11월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연판매 목표 825만 대에 크게 못 미치는 658만 대 수준에 그치면서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 이는 전년 대비 6.8% 감소한 수치다. 현대·기아차의 올 연간 판매량은 2012년 수준인 700만여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아차는 노조와 통상임금 소송이 뇌관으로 작용했다. 

    기아차는 지난 8월 서울중앙지법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해야 한다는 노조 측의 일부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1심 선고에서 패소했고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통상임금에 대한 법적 판단은 2심 법원에서 다시 가려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기아차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증가했음에도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1조 원가량의 비용 반영 여파로 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007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14조1077억 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통상임금 소송 1심 결과에 따른 임금, 소송비용 등에 대한 충당금 반영 등의 영향으로 181.4% 감소한 4270억 원 손실을 냈다. 

    한국지엠의 경우 올해 한국 철수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취임한 카젬 사장이 철수설 진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1분기만 2589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자기자본이 완전 잠식됐고 올해도 지난해 수준인 5000억 원 이상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면서 철수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의 이 같은 추락은 2013년 미국 GM이 유럽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며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지엠은 GM의 유럽 수출 기지 역할을 맡아 왔기 때문에 쉐보레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말리부’의 유럽 수출이 중단되면서 수출 판매량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신차를 한 종도 선보이지 못하면서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1월까지 국내 누적판매 9만584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6%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수출은 총 25만29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1% 증가한 수치로 총 판매량도 11.4% 상승했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지난 11월 1일 대표이사직에 취임한 도미니크 시뇨라(Dominique SIGNORA) 사장을 통해 국내시장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티볼리의 꾸준한 인기와 지난 5월 출시한 G4렉스턴의 상승세로 내수 시장에서 나름 선전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1~11월 내수 9만6030대, 수출 3만3447대를 포함해 총 12만947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총 6.9% 감소(내수 3.4% 증가, 수출 27.7% 감소) 한 수치다. 

    내년에도 글로벌 시장 성장 정체로 어려움 예상

    국내 자동차업계의 이 같은 부진 또는 성장 정체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18년에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주요국의 수요 감소와 성장 둔화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원화 강세와 신흥국의 제한적 경기 회복으로 인해 글로벌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의 이보성 이사는 ‘2018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글로벌 경제는 올해보다 내년에 좋아지겠지만 자동차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자동차 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은 달러화와 엔화 약세가 지속하면서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엔저 효과를 보고 있는 일본 업체들은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이사는 “장기적으로는 일본 업체가 엔저에서 얻은 고수익을 연구개발과 신흥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게 되고, 이는 한국차의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자동차 시장별 내년 전망을 보면 미국은 금리상승에 따른 실구매 부담 증가, 중국은 구매세 인하 종료의 영향으로 각각 판매가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는 신차 효과 축소의 영향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내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총 9372만 대로, 올해보다 1.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사실상 올해 수준을 유지하는 셈이다.

    내수는 180만 대(1.1%↓), 미국 1698만 대(1.7%↓), 중국 2423만 대(1.3%↓), 유럽 1807만 대(1.5%↑), 인도 348만 대(8.7%↑), 브라질 233만 대(7.8%↑), 러시아 186만 대(16.7%↑) 등이다.

    차급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만 해도 20% 미만이었으나 올해 31%까지 올랐고, 내년에는 32%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에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신차 출시 확대와 정책 수혜에 힘입어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예상 판매 규모는 올해 대비 15.5% 증가한 301만 대다.

    2018년 국내 업체들 SUV와 전기차 라인 강화

    국내 완성차 제조사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올해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반등 전략으로 꾸준한 성장세가 예측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을 강화하고 현지 특화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둔화된 데다 공급과잉으로 판매량이 줄었다”며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노력으로 판매량을 다시 끌어 올리겠다”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차별화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2018년 부분변경 모델과 신모델을 출시하며 내수와 수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당장 내년 상반기 중 미국시장 인기 SUV 모델인 쉐보레 에퀴녹스 출시가 예정됐다.

    또 올해 출시한 전기차 볼트EV를 내년에는 국내 공급량을 늘려 친환경차 시장 규모에 대응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한국을 전기차 허브로 만들겠다는 비전 제시와 함께 신형 전기차 SM3 Z.E.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질 노먼 르노그룹 부회장은 “한국에 르노의 경험을 접목하고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활용하는 한편 한국이 강점을 갖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기술(IT), 커넥티비티 등을 현지 소싱해 확대되는 아시아 전기차 시장 공략의 허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르노삼성차는 신형 SM3 Z.E. 출시와 함께 전기차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르노그룹의 2016년 대비 2배의 판매량과 3배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공격적인 성장 목표에 발맞춰 르노삼성은 신차 출시, 영업점 확대, 마케팅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국내 판매량 증가에 힘쓸 계획이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전 세계 SUV 시장 성장세에 맞춰 G4 렉스턴을 유럽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 공식 출시하고 수출 물량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지난 9월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G4 렉스턴을 유럽 시장에 첫 공개하고 영국에서 공식 론칭을 진행한 바 있다. 이어 내년에도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G4 렉스턴을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박재형 기자 jaypark21@hanmail.net

    ⓒ 폴리뉴스(www.poli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폴리뉴스는 인터넷신문위원회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