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주주 장남 정기선 부사장, 경영무대 전면으로

현대중공업 정기선 부사장.<사진=현대중공업 제공>
▲ 현대중공업 정기선 부사장.<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 3세 정기선 부사장(36)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현대중공업이 전문인 경영체제에서 오너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991년 정몽준 대주주가 현대중공업 고문을 끝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14일 현대중공업그룹이 비교적 젊은 인물들을 앞세워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 같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래 못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단연 정기선 전무의 부사장 승진과 계열사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까지 맡았다는 부분이다. 

현대중공업의 전문인 경영체제를 굳건하게 했던 최길선 회장은 자문역으로 물러나고, 권오갑 부회장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강환구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책임 경영’ 강화 차원이라는 게 현대중공업의 설명이다.

오너 3세인 현대중공업 정기선 전무(선박영업부문장)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선박영업부문장 및 기획실 부실장을 겸한다. 아울러 지난해 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 부사장으로도 내정돼 안광헌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인 정 부사장이 이번 인사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에 대리로 입사했다가 같은 해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다시 들어왔다. 

정 부사장이 2015년 1월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상무로 승진한데 이어 기획실 총괄부문장을 맡으며 상무 직급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이때부터 경영수업을 마친 본격적인 경영 일선 참여라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인사로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체제에서 오너경영체제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로 와 있다는 평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과정을 보는데 대해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 시간이 교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30대 중반에 불과한 오너 3세가 경영일선에 나서 대기업을 진두지휘하기에는 과거 상황도 너무 다른데다 단기간에 뭔가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성과주의에 매몰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책임경영 강화와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 요소를 강조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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