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차세대 모뎀 칩 수주 실패, 사업부로 승격한 파운드리 부문 타격 불가피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삼성전자는 2017년 상반기 총수 부재 사태에도 불구하고 굵직한 일들을 해결했다. 

상반기 초에는 지난해 일어났던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가 배터리 문제임을 대대적인 보도발표를 통해 알렸고, 이어 인공지능 빅스비를 탑재한 갤럭시S8을 출시함으로써 갤럭시노트7으로 떨어졌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총수 부재 속에서도 세계적인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마무리 지었고 비록 소규모이지만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시스템 LSI사업부에서 팹리스(Fabless)와 파운드리(Foundry)사업으로 분리하고 신임 사업부장을 인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와 시스템 LSI로 나눠졌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파운드리까지 삼각 체제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파운드리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목적이다

지난해 추진하겠다던 지주사 전환 문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부회장이 “지금 당장 실행하기 쉽지 않다”고 밝혀 일단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런 배경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최고의 실적을 이어갔다. 

특히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지난 1분기 전사 실적의 60%가 넘는 6조3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데 이어 2분기에도 7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사 실적을 이끌 것이란 기대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가 오는 7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13조 원대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반도체 메모리 사업 부문은 올 하반기 더욱 더 경쟁력을 강화한다.

지난 4일 본격 가동에 들어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라인은 최첨단 4세대 64단 V낸드 메모리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라인을 통해 압도적인 낸드 메모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최첨단 제품의 수요확대로 인해 글로벌 IT 고객들이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빅데이터, 인공지능, 오토모티브 등 다가오는 미래 IT 시장에서도 첨단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시장 상황을 감안해 삼성전자는 국내외 생산 거점에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IT 고객들의 반도체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성과 속에서도 반도체 부문에서 악재가 있었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차세대 모뎀 칩을 수주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사업부로 승격한 파운드리 부문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퀄컴은 연말과 내년 초 사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인 7나노 칩을 대만 업체인 TSMC에 맡겼다. TSMC는 파운드리 1위 업체로 애플 아이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생산하는 업체다.

삼성전자는 10나노 공정에서 퀄컴의 칩을 수주했었다. 이는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 약 5조 원 중 2조 원에 가까운 규모다. 

삼성전자가 7나노 물량을 뺏긴 이유는 공정 개발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으로 삼성전자는 내년 자사가 생산하는 신형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삼성 7나노 칩을 양산할 계획이다. 또 최근에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019년에 5나노 공정을 2020년에는 4나노 공정을 적용하는 첨단 미세공정 로드맵을 제시했다. 

하지만 문제는 삼성전자가 퀄컴을 대체할 대형 고객사를 잡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한때 애플의 AP를 생산했지만 이마저도 최근 몇 년 새 TSMC에 모두 뺏겼다. 당시 퀄컴을 신규 고객사로 끌어들이며 충격을 완화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 차세대 칩까지 TSMC가 수주했다고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54.3%)의 10분의 1 수준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문에서 타 경쟁업체에 대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10.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18년에는 6.8%, 2019년에는 8.2%, 2020년에는 8.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하반기 삼성전자 최대 화두는 갤럭시 노트8이 될 전망이다. 노트7 사태로 수익성이 고꾸라진 IM 부문은 갤럭시 노트8의 성공으로 올해 실적 및 자존심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갤럭시 노트8은 오는 8월 뉴욕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 노트8의 성패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관련 손실이 7조 원에 이르렀고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와 글로벌 위상이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최근 열렸던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전자는 TV를 포함한 가전 분야에서 첨단 기술 적용과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프리미엄 TV로 내놓은 QLED TV는 하반기에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판매 확대에 나선다. 

삼성 QLED TV는 최근 국내외에서 품질과 기술 논란을 빚고 있어 이에 대해 하반기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TV와 생활가전 등 전 가전을 아우르는 연결성, 즉 사물인터넷(IoT)도 올해 하반기 CE부문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새로 출시한 ‘2017년형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인공지능 빅스비를 탑재하는 등 향후 모든 가전이 연결되는 스마트 가전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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