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파이프라인 15개 확보…혈액제제 美 FDA 승인 기대

<사진=녹십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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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해선 기자] 녹십자의 혈액제제 의약품이 올해 미국 FDA 판매 허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매년 매출액 대비 약 10% 가량의 금액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는 녹십자의 올해 R&D 비용은 약 1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출의 10% R&D에 투자…‘IVIG-SN’ 하반기 美 승인 기대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녹십자의 올해 매출액은 약 5.0% 성장한 1조2581억 원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R&D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7.3% 감소된 649억 원으로 추정된다.

녹십자는 현재 15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부문과 백신이 각각 7개, 합성신약 1개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전략품목인 1차성 면역결핍질환 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 (IVIG SN)’과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F (GreenGene F)’,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Hunterase)’다.

위 품목들은 국내 시판을 완료하고 글로벌 출시를 위한 해외 임상을 진행 중인 만큼 향후 녹십자의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치료제인 혈액제제 가운데 주력 품목인 IVIG-SN은 현재 미국 임상을 마치고 FDA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올해 내에 승인이 기대되고 있다. 

혈액제제 산업은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인해 시장진입 자체는 어려우나 일단 진입에 성공하면 안정적 사업영위가 가능한 분야다. 녹십자는 1970년대부터 혈액제제 제품을 생산했으며 현재 오창 140만 리터와 중국 30만 리터 생산시설 보유하고 국내 시장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캐나다에 약 100리터 급 혈액제제 생산 공장을 건립하고 있으며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상업용 생산은 오는 2019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IVIG가, 중국에서는 알부민의 공급 부족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미국 판매 승인이 완료될 시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에서 생산될 IVIG를 북미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

헌터라제는 녹십자가 2012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헌터증후근 치료제 시장규모는 약 6000억 원에 달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샤이어(Shire)사의 ‘엘라프라제(Elaprase)’가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출시 2년 만인 2014년 연매출 100억 원을 넘기며 5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헌터라제는 한 병당 약 228만 원으로 엘라프라제(병당 280만 원 수준) 대비 약 80% 가격으로 판매되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시장에서 연평균 42% 성장했다. 반면 엘라프라제는 22%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엘라프라제는 전 세계적으로 약 5억89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미진단 환자수나 치료제가 공급되지 못한 지역을 고려하면 수년 내에 그 규모가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헌터라제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경 시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번째로 허가 받은 치료제라는 점에서 향후 헌터증후군 치료제 시장에서 약 40%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는 미국 임상을 중단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그린진에프의 임상 3상을 승인 받아 4년간 3상시험을 진행으나 마지막 임상 단계인 3상에서 신규환자 확보의 어려움으로 중단하게 됐다.

녹십자는 미국 임상은 중단하는 대신 지난해 7월 중국에서 그린진에프의 임상 3상 승인을 받아 오는 2018년 종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20여 년 동안 중국에서 혈액제제 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아온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중국에서의 혈우병치료제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내 A형 혈우병 환자는 미국보다 3배 많은 5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향후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미국 시장에 재진입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로 구성된 바이오 신약인 ‘GC1102’의 경우 세계 최초로 간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마쳤으며, 만성B형 간염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GC1102는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B형간염 항체 치료제로 기존 혈장 유래 제품에 비해 순도가 높고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능력이 뛰어나다. 이에 따라 기존 혈장 유래 제품에 비해 투여량이 감소하고 투여시간이 단축되는 것이 장점이다.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표적치료제 ‘GC1118’은 대장암을 적응증으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GC1118은 앞서 출시한 다국적 제약사의 EGFR 표적치료제들 대비 차별적인 결합력과 결합방식을 가진 바이오 신약이다. 다양한 종류의 EGFR의 성장인자에 대해 더 광범위하고 우수한 억제효과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녹십자는 올해 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향후 미래가 기대되는 회사”라며 “캐나다의 혈액제제 공장은 녹십자에게 있어서 한 단계 점프업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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