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식 논설주간 칼럼]임박한 대선과 새 정부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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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속지 않고 대통령부터 제대로 뽑아야  
     
    대통령 선거가 다시 눈앞에 다가왔다.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사태로 인해 조기에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한 여러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안보위기를 극복하고 정치개혁을 완수하며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적임자라 자처하며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뽑았지만 이제 와서 그 선택이 바람직했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 권력을 비선실세에게 넘겨 사익을 도모하게 만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제 법정에서 단죄될 처지에 놓여 있다. 4대강 사업과 천문학적인 방산 비리 등으로 나라살림을 어렵게 만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책임도 언젠가는 반드시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그보다 더 시급하고 절실한 것은 다시는 그와 같은 대통령을 뽑는 우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통령만 잘 뽑으면 나라가 저절로 잘 굴러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은 이제 대부분 국민들이 알고 있다. 그렇지만 현행 헌법 하에서는 대통령을 잘 뽑는 것이 정상적인 나라를 만드는 지름길이란 점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유권자들 앞에 내놓는 정책이나 공약을 잘 살피는 것도 중요하고, 후보들이 살아온 삶들을 통해 도덕성과 헌신성 등에 대해서 살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대의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 후보가 몸담고 있는 정당에 대해서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상의 책무가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아무런 직책도 맡고 있지 않은 사인(私人)에게 국정을 농단하게 만든 초유의 사태로 인해 치러지는 대선인 점을 감안한다면 공인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얼마나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의 자질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하는 참모나 측근 그룹들이 어떤 사람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지도 잘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굳건하면서 열린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새삼 강조를 하지 않더라도 새롭게 선출될 대통령과 새 정부가 직면하게 될 나라 밖의 사정은 그 어느 때보다 군사적 충돌의 위험이 높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한반도 주변의 열강들은 자국의 국익을 앞세우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마저 차갑게 얼어붙어 있어 우리의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 새 정부는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슬기롭게 풀어야하고 북한이 오판하지 않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굳건하고 일관된 외교 전략과 유연하면서도 실사구시적인 노력들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 대통령이 외교와 안보 그리고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보수와 진보의 진영논리를 뛰어넘어 관련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면서 역할을 나눌 수 있도록 열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당장 5월 10일부터 시작될 새 대통령과 정부가 직면할 나라 안의 사정도 녹녹치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난 정부에서 저질러진 잘못들을 바로잡는 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여건을 조성하는 일 또한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견지하되 나라가 처한 사정에 대해 국민 앞에 진솔하게 밝히고 이해를 구하면서 중첩되고 산적한 과제들의 선후와 경중을 가리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칫 과도하게 한쪽으로만 치우치게 되면 예상치 못한 반발과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새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국회의 협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의 협력도 이끌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국회도 당파를 떠나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조속히 정비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다. 

    새 대통령과 정부가 처해 있는 상황이 쉽지만은 않지만 촛불을 밝혔던 시민들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결코 외롭지 않다고 할 것이다. 선거가 끝난 이후 대통령과 새 정부에게만 짐을 지우고 시민들이 방관자로 되돌아 갈 경우 우리 정치는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민들 스스로가 촛불을 들면서 시민적 권리를 지키고, 정치적 권리를 되찾았던 것처럼 사회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나아가는 걸음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우군이 되겠지만 길을 잃고 방황하면 앞장서서 비판할 수도 있다. 의회가 당파적 이유로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면 시민사회가 이를 질타하겠지만 대통령이 독선에 사로잡혀 의회를 무시하는 일방통행의 정치행태를 보인다면 단호히 반대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의회 그리고 시민사회가 각자의 역할을 하고, 당면한 위기 극복에 힘을 모으면서도 견제하는 관계로 나아간다면 보다 나은 정치가 열릴 것으로 믿는다.  

    이명식 기자 lms9507@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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