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선 칼럼] 홍준표-유승민, 두 보수정당의 경쟁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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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정당의 구심이 누구인가를 가려야

     
    최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관심을 끌었던 것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두 보수정당 후보들 간의 경쟁이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양강의 대결만큼이나 직설적인 공방을 주고 받는 모습이었다.

    물론 두 후보의 지지율은 당선권에 도달하리라고 예상하기에는 매우 미약한 상태이다. 유 후보는 당내에서 사퇴론이 고개를 드는 형편이고, 홍 후보 역시 제2당의 후보치고는 저조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대 대선은 보수의 입지가 극도로 축소된 상태에서 치러지는지라, 어차피 두 후보는 당선 보다는 선전에 의미가 있다는 시선이 많다. 

    오히려 관심은 대선 이후 보수정당의 구심이 누가 될 것인가 하는 데로 향한다. 박근혜 탄핵을 거치면서 갈라섰던 두 당 가운데 어느 쪽이 향후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당이 될 것인가가 이번 대선을 통해 가려지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 보면 사실 이번 대선 과정을 통해 두 정당 간의 정체성이라든가 정책노선에 관한 뜨거운 논쟁이 진행되고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과정을 보면 홍준표와 유승민이라는 개인 간의 공방은 있었지만, 막상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라는 정치세력 간의 차이를 알 수 있는 토론의 과정은 지극히 부족했다. 

    물론 이는 정책이나 노선보다는 상대에 대한 극단적 공격에 의존하는 홍 후보의 탓이 크다. 하지만 유 후보 또한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과는 다른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그대신 개인 유승민이 갖고 있는 보수적인 대북관, 안보관을 보이는데 주력했지만. 그 지점에서 자유한국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 또한 극단적인 이념공격의 주인공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보수정당의 분열과 바른정당의 등장은 향후 보수정치세력의 중심이 합리적 보수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동안 바른정당은 그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대선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보수정당의 구심은 자유한국당이 될 가능성이 큰 상태이다. 

    물론 그 결론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겠지만, 극단적인 보수 논리가 보수정당을 이끄는 환경이 된다면 차기 정권을 누가 잡든 간에 국정운영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 우려된다. 정권교체를 인정하며 국회에서 협치를 도모하는 정체세력이 힘을 가질 때 원활한 국정운영이 가능할 수 있을텐데, 또 다시 갈등으로 점철되는 정치의 모습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보수정당 사이의 경쟁은 홍준표와 유승민이라는 개인 간의 경쟁이 아니라, 이념과 정체성을 달리하는 보수정당 세력 간의 경쟁이어야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대선 이후 우리 정치가 보수와 중도, 그리고 진보의 공존 속에서 운영되어야 함을 생각한다면, 좋은 보수의 존재도 절실한 과제이다. 남은 대선 기간, 누가 더 좋은 보수인가를 가리기 위한 좀더 건설적인 경쟁이 있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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