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서예온 기자] 메디안 치약 사태로 최근 유해물질에 대한 공포감이 다시 생겼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결과 가습기 살균제 유독 성분(CMIT/MIT)이 치약뿐만 아니라 화장품 등 수많은 업체 제품에도 문제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에 들어간 문제 성분이 극소량(15ppm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자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최근 5년간 수백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에 식약처는 아모레퍼시픽 치약 회수 조치에 이어 국내 치약 제조업체의 제품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문제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너무 많아 일부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차라리 써도 되는 치약을 알려 달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앞서 옥시 사태로 큰 아픔을 맛봐야 했다. 원인도 모른 채 아내, 자식 등 가족들을 떠나보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유해물질 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여전히 유해물질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치약 회수 조치 이후 기자는 코리아나화장품에 문제 성분이 제품에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문의했지만 아직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심지어 아모레퍼시픽 안내데스크 직원들은 치약 회수 조치 이후 컴퓨터 전원이 안 켜지자 “치약으로 닦아”라는 농담을 주고받는 등 자사 제품에 책임감이 없어 보였다. 

물론 제품을 보존하기 위해 화학성분이 들어갈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제품에 유독 성분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치약부터 화장품까지 생활용품은 사용 빈도가 잦다. 이들 제품은 해당 제품에 들어간 유독 성분이 극소량이라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만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유해물질에 대한 기업들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소비자의 안전보다는 기업의 ‘이윤’을 중요시하고 있다.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행태는 이와 같은 속담조차 실천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기업의 본질은 ‘이윤 추구’다. 하지만 기업 유지의 원동력은 소비자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이윤’만이 아닌 소비자의 안전을 생각한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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