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백련지 전경.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10만(33만㎡)여평의 백련지는 8월 말까지 만개한 백련이 호수 전체를 뒤덮으며 장관을 이룬다.2016.8.13.<사진=폴리뉴스></div>
▲ 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백련지 전경.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10만(33만㎡)여평의 백련지는 8월 말까지 만개한 백련이 호수 전체를 뒤덮으며 장관을 이룬다.2016.8.13.<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홍정열 기자] 푸른 연잎 위로 백련이 피어오른 8월 무안은 행복이다. 청엽(靑葉) 짙푸른 백련지 가득 사랑 망울지어 오르는 무안은 그래서 더욱 행복이다.

전남 무안의 8월은 마침내 꽃 마중 사랑으로 피었다.

삼 백리 굽이치는 영산강 길을 쉼 없이 걷고 걸어 무안에 접어들면, 전설 같은 이야기가 쉬어 듣고 가라고 나그네 옷소매를 붙잡는다.

선비도 그랬으랴. 민초도 그랬으랴. 승달재 잔등에는 욕심이 없다. 미움 훨훨 탐욕 훨훨 다 버리고 바람처럼 살어리라고 바람에 속삭인다. 그래서 무안이다. 무안에는 욕심이 없다.

몽탄면 이산리 팔각지붕 정자 식영정에도 욕심은 없다. 바람만이 임연(1589~1648)과 벗할 뿐, 시인묵객 묵필 마주하던 풍경 저 멀리에도 들판은 보일 뿐 들판은 없다.

욕심 버려 다 놓는 곳, 무안은 비로소 사랑이다.

석정포구에도 사랑이 피었다. 황포돛배 영산강 뱃길 시점과 종점에도 사랑이 피었다. 분청사기, 옹기의 삶, 일로 청호리 주룡나루까지 옛사랑은 여전히 사랑으로 흐른다.

사랑 없었으면 어떠했으랴. 몽탄강 전설은 왕건으로 흐른다. 천년을 살아 오른 ‘꿈의 여울’, 그래서 몽탄(夢灘)이라했던가. 왕건과 견훤 두 사람도 몽탄강 전설 사랑으로 남았다.

이루었으니 사랑이다. 못다 이룬 사랑 상사(想思)바위는 만나서 이제 사랑이다. 추 씨와 황 낭자, 죽어 구렁이 되어 만났다. 맺지 못한 이승의 인연 저승에 피워 사랑이다.

몽탄강 뱃길에는 ‘멍수’가 있다. 어머니 그리운 사랑 죽어 외침은 이승의 뱃길 나침반 되어 바위로 남았다. ‘멍수바위’ 멍수는 그렇게 사랑으로 잠들어 태어났다.

꿈속에서 백련을 보면 뜻하는 소원을 이룬다는 백련.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면서도 절대 더러움에 자색 되지 않은 불교의 상징. 여름 한나절 살갗에 머문 햇살을 오롯이 머금다가 새벽녘 별님의 눈물로 피어나는 꽃. 백련은 다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답다.2016.8.13.<사진=폴리뉴스></div>
▲ 꿈속에서 백련을 보면 뜻하는 소원을 이룬다는 백련.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면서도 절대 더러움에 자색 되지 않은 불교의 상징. 여름 한나절 살갗에 머문 햇살을 오롯이 머금다가 새벽녘 별님의 눈물로 피어나는 꽃. 백련은 다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답다.2016.8.13.<사진=폴리뉴스>

맛이 있다. 무안에는 사람 사는 손맛이 있다. 무안읍 낙지골목 낙지요리는 무안 손맛의 사랑이다. 손 맛 간 들여진 무안 아낙들의 자랑이다.

이뿐이랴. 일출·일몰의 명승지 도리포, 윈드서핑 최적지 홀통해수욕장, 무안의 와이키키해변 조금나루, 낙조가 아름다운 톱머리해수욕장, 결코 보전해야 할 사랑 아니고 또 무엇이랴.

샘물도 불법을 외운다는 법천사, 소 발자국 따라 지었다는 목우암, 물맞이골 삼림욕장 등은 모두 깨달음의 산 승달산에서 만난다. 마음·욕심 다 비우는 승달산은 사랑이다.

8월 무안은 사랑이다. 하얀 백련 몽그라니 사랑 그리워 사람과 함께 피었다. 꽃과 사람 오롯이 피었다. 그래서 무안은 사랑이다.

사랑 있어 무안은 사랑이다.

홍정열 hongpe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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