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5년이 저물기까지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청양(靑羊)’의 해였던 2015년을 맞으며 품었던 꿈과 계획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자문해 본다.

누구에게는 좋은 한 해였을 수도 있고, 다른 이에게는 최악의 한 해였을 수도 있다. 재계와 산업계로 보면 2015년은 좋은 일보다는 안 좋았던 일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터졌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2015년 초부터 오너가의 ‘갑질’이 회자됐다. 안하무인격으로 항공기의 기수를 돌리게 만들었던 조 전 부사장의 태도에 많은 국민들이 혀를 차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로 손꼽혔던 조선업의 최악의 실적은 가뜩이나 경제력으로 움츠려 있던 국민들을 더욱 심란하게 만들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수조 원대 적자 소식이 전해지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끊이지 않고 일어난 산업 현장에서의 사고로 대표이사를 비롯한 고위 임원들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지만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생명조차 아끼지 않는다’는 십자포화를 맞았다.

재벌에 대한 정부의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과 산업계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당초에 광복절 특별사면을 놓고 몇몇 그룹 총수가 사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만이 특별사면 대상자가 됐다. 이를 두고 ‘특혜’ 논란이 일었다. 더욱이 최근 최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히며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 회장이 노 관장과의 별거 상황에서 혼외자를 둔 것에 최 회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 회장에 대해 정부가 너그러움을 보였다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해 대법원은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회장 측이 재상고를 신청했지만 실형을 피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그간 법원이 대기업 총수들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량을 지키지 않은 것이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중병을 앓고 있는 이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는 동정의 여론도 적지 않다. 이는 결국 정부가 갈팡질팡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이 모든 것도 2015년 저무는 해와 함께 잊히길 바란다.

‘붉은 원숭이의 해’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새해 벽두부터는 좋은 얘기만 들리며 기업들도, 국민들도 모두 얼굴이 웃음이 가득하길 기대한다.

수출이 더욱 확대되고, 전세를 못 구해 수도권에서 점점 멀어지는 이들의 한숨이 가시고, 취업을 위해 청춘을 불태우는 청년들이 원하는 직장을 구했으면 한다.

해마다 연말을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비는 소원이 2016년에는 정말로 이뤄지길 바라는 것이 ‘꿈’만이 아닌 ‘현실’로 이뤄지길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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