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유업계 한 임원과 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임원은 “6, 70년대 우리나라가 산업화 과정을 통해 급속도로 발전할 때 수혜를 입었던 사람들이 많다. 이 사람들은 정·관계든 산업계든 좋은 자리를 유지했다. 어찌 됐든 그런 혜택을 누렸다면 지금처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는 그들이 나서서 자신이 가진 노하우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임원의 말과 함께 최근에 봤던 평범한 이들의 나눔 기사가 오버랩 됐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조금씩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내놓는다든지, 죽어가면서도 다른 이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장기를 기증한다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이 먹은 음식값에 조금 더 보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게 조용히 나눔을 행하는 이들의 따뜻한 이야기 등.

한 때 우리나라를 움직였던 이들과 우리 주변인물들이 겹쳐졌던 것은 다름 아닌 ‘나눔’ 때문이었다.

그 임원이 지목했던 수혜자들은 자신과는 10년 안팎의 나이차가 나는 60대 중반을 넘은 이들일 것이다.

그들이 대학을 졸업했던 시기에 많은 이들은 하루하루를 입에 풀칠하기 위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미싱 앞에 앉아 있거나 잔업으로 철야작업을 하면서도 가족의 살림살이를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을 것이다.

고도성장 속에서 이 때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했던 이들은 충분한 대우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이들 중에는 정계, 관계, 산업계에서 이들은 최고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던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취업을 위해 학원을 다니거나 졸업을 미루면서까지 학생신분을 유지하려는 지금의 젊은이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경제가 나아져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도 땀을 흘리고 밤을 새며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애를 썼지만 그렇다고 조용히 뒤로 물러나 세상을 바라보기에는 그들이 누렸던 것이 너무도 많다. 그러기에 불러주는 곳이 없더라도 나서서 자신의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 점잔만 빼고 앉아 있기에는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는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60대 후반이면 열정이 충분히 남아 있다고 본다.

지금 우리에게는 불황을 뚫고 나아갈 전략과 추진력과 동시에 응달인 곳까지 촘촘한 국가의 복지혜택이 미칠 수 있도록 ‘선배’들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그들이 체면을 떨쳐버리고 나눔의 현장으로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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