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주도권 다툼에 골몰하는 여권, 당청 갈등 증폭되나   

부패척결을 외치던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되어 사퇴한 이후 한 달 가까이 공석이던 국무총리에 황교안 법무장관이 내정되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이 국민통합형 총리를 주문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 법조 출신의 강성 인사인 황교안 장관에게 총리직을 맡기려 하고 있다. 지난 연말 이후 前 정권 비리에 대한 사정을 총괄하다시피 했던 법무장관이 총리직을 맡는 것에 대해 새누리당의 비박 지도부가 반길 리 없다. 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통진당 해산 등을 지휘했던 황 법무장관의 총리 내정에 대해 정치권을 압박하려는 청와대의 의도로 규정하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13년 법무장관으로 임용될 당시 이미 병역면제와 전관예우에 의한 재산증식 그리고 특정 종교 편향과 극단적 보수 이념지향 등이 문제가 된 바 있었던 황교안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지 주목된다. 

개헌문제나 성완종 리스트 수사 그리고 최근의 공무원 연금법 개정과정 등에서 드러난 당청 간의 미묘한 갈등은 대통령 임기 절반을 넘어서는 올해 하반기로 가면서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5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를 비판하고 상당한 인식의 차이를 드러낸 바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차원의 공약과 정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다. 공무원 연금법 합의 처리과정에서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여 정부 시행령이 국회 입법 취지와 어긋날 경우 수정요구 권한을 국회가 갖도록 국회법을 개정키로 합의한 것에 대해 스스로 입법권과 사법권의 독립을 저해해 왔던 무소불위의 청와대가 새삼스럽게 3권분립 위배라면서 강하게 반발하는 것 또한 여권 내의 주도권 다툼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충돌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가득이나 불안하고 민생이 흔들리는 국민들에 대한 염치가 아닐 것이다.  

내부 통합과 혁신 두 마리 토끼를 쫒는 새정치연합 김상곤 혁신위 

4.29 재보선 패배 이후 극한 대립과 분열로 치닫던 새정치연합이 김상곤 혁신위의 출범을 통해 일단은 모양새를 추스를 수 있게 되었다. 친노 패권의 문제와 문재인 대표 책임론 그리고 호남 정치 복원론 등 호남 민심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으로 분당론이 제기될 정도로 한치 앞을 분간하기 힘들었던 상황에서 공멸의 위기의식이 공유되면서 당분간 봉합상태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혁신위의 노력만으로 새정치연합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내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자칫 내부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면 정치적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있기 때문에 누구도 물러서기 어렵고 그것을 강제할 수 있는 리더십은 야권에서 자취를 감춘 지 이미 오래다. 

문재인 대표가 자칫 분열로 치달을 수 있는 당 안팎의 야권 세력들을 모두 아우르는 가운데 내년 총선과 다가올 대선을 맞이하려 한다면 통 큰 결단을 통해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혁신위에 맡기고 자신은 한발 뒤로 물러선다면 야권을 아우르는 리더십으로 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저 등 악재만 놓인 경제, 구멍 뚫린 방역, 흔들리는 민생 

일본발 엔저가 본격적으로 한국경제를 위협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마땅한 대비책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당황해 하고 있지만 정부는 반짝 증시상승을 이유로 오히려 낙관론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경제마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가득이나 엔저로 고전하는 우리 기업들의 불안감은 더 커져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전혀 피부로 와 닿지 않는 상황에서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주던 수출마저 급격하게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나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은 각자 내년 총선 출마 준비로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보건복지부 등 방역당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과정에서 보여준 안이한 뒷북 대처는 지난 해 세월호 참사 교훈은 간데없고 오로지 책임모면에만 급급한 무책임한 관료들의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초 감염자와 격리대상자를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해 감염자는 속속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 중국으로 출국하도록 방치하여 이웃나라까지 피해를 입히는 방역당국을 어떻게 믿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을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다음에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개미 한 마리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운운하여 빈축을 자초했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여야 정치권은 내부 주도권 다툼에 골몰하는 한편, 무능한 관료들은 책임 모면에 급급한 가운데 우리 경제는 무너지고 국민들의 삶은 흔들리는 총체적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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