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범석 인천서구청장은 인천서구에는 외형적으로 보이는 하드웨어 차원의 개발 문제가 있고, 지역에 대한 관리 차원의 문제가 있다며 하드웨어나 도시개발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고 시장에게 있기 때문에 구청장은 인천시에 개발과 관련해 구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잘 반영되도록 협조하는 한편 구민의 삶의 수준과 질의 문제를 좌우하는 문화, 교육, 복지에서 역할을 찾겠다고 19일 인천서구청장실에서 가진 <폴리뉴스 14주년 폴리피플 5주년 특집,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는 주제로 본지 김능구 발행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강 구청장은 486세대 구청장으로서 세대에게 부여한 사명은 갈등과 분열을 봉합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급식, 보육에 무상복지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삶을 질을 높이는 것이 모두 복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 구청장은 현재 서구의 복지예산 비중이 60%에 가깝다며 복지비 등 경직성 예산을 빼면 서구의 가용예산은 160억원으로 아무것도 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하는 강범석 인천서구청장 인터뷰 전문이다.]

 

-당선을 축하 드린다. 삼수 끝에 당선이라서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이번에는 여유 있게 당선됐다. 사람들이 정성을 인정해서 그런 것인가? 어떻게 보나?

선거의 결과를 좌우하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것을 뭐라고 규정하기 쉽지 않다. 대개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하는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선거에서 당선을 만드는 8할은 바람이라고 본다. 외부요인이 크다. 후보 개인의 노력이 주된 변수가 되지는 않는다. 유권자들이 이전보다 스마트해졌다.

-인천 서구가 예전에는 야당의 표가 세다는 말이 많았다. 2012년 총선과 대선, 이번 지방선거 모두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흐름이 바뀌었나?

개별 선거 결과를 둘러싼 변수가 너무 많아서 일관된 흐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앞서 유권자들이 스마트해졌다고 표현한 것은 유권자들의 스윙보팅이 강해진 것 같다는 의미다. 선거 기간 동안 전국적인 이슈의 문제, 개별 선거구 후보자들의 문제, 후보자들에 대한 지역의 평가 등이 복합적이다. 흐름으로 굳어졌다고 보기는 아직까지 힘들다.

- 인천시장 비서실장도 오래 했다. 구청장 후보도 3번 선거를 치렀다. 전체적인 인천시, 구체적인 서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력으로 보면 자랑은 아니지만 그런 점이 강점이다. 그런 점을 유권자들이 인정해준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서구에는 외형적으로 보이는 하드웨어 차원의 개발 문제가 있고, 지역에 대한 관리 차원의 문제가 있다.

광역시의 구청장은 하드웨어나 도시개발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다. 광역시의 구는 도의 기초단체와 달리 도시계획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권한이 시장에게 있기 때문에 구청장은 시에 개발계획과 관련해 구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잘 반영되도록 협조하는 역할이다.

인천시 전체의 개발사업과 주요 어젠다는 현재 시점에서는 서구다. 몇 년 동안 지지부진하지만 검단신도시 문제, 루윈시티 문제, 청라국제도시 완결 등 큰 사업들이 주로 서구에 있다. 시장님에게 잘 말씀 드려서 구민들의 의견이 수렴된 개발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구청장 입장에서는 지역에 대한 관리 차원에서 주민들 삶의 질 문제. 즉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역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본다. 세월호 사건으로 국민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성장 속도보다 삶의 질과 안정에 관심이 있다. 구청의 역할은 거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문화, 복지, 교육 세 가지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해 간다는 느낌을 드리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3대 약속을 했다. 3대 약속에 대해서 현재 추진 정도와 앞으로 진행상황에 대해 말해 달라.

먼저 검단신도시나 청라국제도시 같은 도시 개발 문제는 인천시와 협의가 중요하다. 잘 상의해서 차근차근 추진하려 한다. 복지 문제는 구청에서 하는 일 중에 비중이 가장 크다. 내년도 예산안을 추계 작업 중이다. 올해 4,800억 원이고, 내년에는 추경까지 포함하면 5,000억 원이 될 것이다.

내년 예산의 60%가 복지 관련 예산이다. 예산 60%를 복지에 쏟아 붓고 있지만 복지에 만족스럽다거나 충분하다고 말하시는 분은 거의 없다. 여러 부분에서 ‘더 해야 한다’는 의견과 요구가 점점 더 많아진다.

복지 정책은 중앙정부에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청장이 바꿀 수는 없고 상황이 변화하는 것에 맞춰서 실행단계에서 현실적으로 바꿔야 한다. 복지에 대해서 시민들의 참여나 시민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려고 한다.

복지정책 전반에 대해 리뷰 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서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점검을 해보려고 한다. 어르신들의 복지도 의료나 수급의 문제뿐만 아니라 일자리 문제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다 점검할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나 앞으로 1년 이내에 법적인 노인으로 될 사람들이 엄청 많다. 그것을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도전을 많이 받을 거라는 느낌이 있다.

-인천시 전체 현안의 절반 이상이 서구에 몰려있다. 루윈시티 문제, 수도권 매립지 연장 문제, 제3연육교, 지하철 7호선 연장 등의 현안들은 어떻게 짚어가고 있나. 앞으로 계획은 어떤가.

제3연육교 문제와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문제에 관해 유정복 시장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학재 의원이나 저나 입장이 같다. 연육교는 건립하자는 것이다. 송영길 전 시장 때부터 같았다. 문제는 영종대교, 인천대교의 최소수입보장(MRG) 문제 때문에 그것을 해결해줘야지 제3연육교 건설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입장이다. 제3연육교 착공부터 하고 같이 병행해서 그 문제를 논의하자는 게 인천시의 입장이다. 청라국제도시의 완성, 인천시 입장에서 보면 영종도의 개발 문제를 포함해 제3연육교가 연결되는 게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7호선 청라 연장 문제도 다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수치가 확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 매립지 연장 문제는 훨씬 복잡하다. 이미 시간을 놓친 측면이 있다. 2~3년 전에 결론이 났어야 하는데 결론이 나지 않고 일종의 모라토리엄 상태에 있다. 올해 안에 결론을 내보자는 의견이 많다. 매립을 종결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그 계약은 애초 계약대로 16년으로 끝내는 게 맞지 않나 보고 있지만 이 문제는 상대가 있다. 서울시와 환경부 등 상대가 있는 문제이다. 그래서 우리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루윈시티 문제는 인천시와 LH가 각각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가부간 답을 낼 것이다. 문제는 현재 이미 들어간 비용도 너무 엄청나다. 조성 원가가 평당 2,000만원이라서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덤비기 어렵다. 예상되는 손실을 누구 책임으로 할 것이고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합의해야 한다. 현재 상태로 개발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손해가 날 가능성이 있다. 손해를 최소화할 방법도 찾아야 하고 손해가 난다면 그것을 누구 책임으로 할 것인지 누가 그 손실을 떠안을지 협상해야 한다. 이것도 서로가 신경전이나 탐색전을 하고 있다.

-인천 신도시와 구도심 문제를 해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서구는 청라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신도시와 구도심의 문제가 있다. 지역 격차 해소도 상당히 큰 문제라고 보는데,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지역 격차문제는 국가적인 과제라고 본다. 어쩔 수 없이 신도심 지역과 구도심 지역의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서구는 20년 전에만 해도 전체적으로 다 못살았는데 청라지구가 생기면서 사람들의 눈이 높아졌다. 거기에 비교해서 본인의 여건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청라를 주저앉혀 격차를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 청라는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생긴 신도시 중에서는 가장 최신 도시이다. 청라와 송도가 그렇다. 그 목적에 맞게 앞으로 쭉 나가게 도와줘야 한다. 나머지 지역을 최대한 빨리 끌어올리는 게 순서이다.

구도심 개발 사업에 한가지 사례가 있다. 전면 철거를 하고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방식을 해봤는데 현재는 경기 여건도 그렇고 국민들의 인식도 그런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되어 있다. 현재 주민들이 살면서 도심 주거단지 재생사업으로 가는 게 있다. 서울 백사마을, 인천 동구의 괭이부리마을 같은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성남3동에 거북이마을이라고 비슷한 사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두 군데가 용역을 통해 안을 만드는 과정이다.

도시의 시설을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주민들이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성공했으면 좋겠다. 구도심을 다시 살려서 사람들이 사는데 물리적 편안함과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구도심 재생사업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올해 인천시 공무직 노조 임금교섭이 체결됐다. 대표 교섭위원으로 관여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군과 구별로 교섭할 수 없기 때문에 인천시 전체를 놓고 구청 별로 한 해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대표 교섭위원이 된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순번에 따라서 올해 서구 차례가 된 것이다. 공무직 노조는 공무원 신분은 아니지만 계약을 통해 거의 임기가 보장되는 직원들을 말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여건들을 감안해서 협상이 잘 진행됐다. 최종적으로 사인할 때 좋은 분위기에서 했다. 8번 정도 여러 차례 협상을 했는데 협상이 잘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안게임이 개최됐고 폐막됐다. 이후 진행 과정에도 많은 이슈가 있었다. 재정 적자, 사후 관리비용 등 재정 문제에 대해 지적이 있다. 아시안게임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대회 운영이 원만했는지 성공적이었는지 하는 평가와 인천시가 아시안게임으로 얻은 공과와 득실에 대한 것은 다르다고 본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아시안게임이 얼마나 매끄럽게 국제대회로 완결성을 갖고 끝났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관심이 없다. 국제대회를 그 정도면 잘 치렀다고 본다.

본질적으로는 왜 인천이 아시안게임을 하려고 했는지가 중요하다. 인천으로서는 서울의 변방으로서 존재감이 없던 도시에서 독자적인 위상과 힘을 갖기 위해 계기가 필요했다. 도시를 한 번에 확 업그레이드하려면 개인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런 실험시간을 정해놓은 것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이것에 맞춰서 시험공부 하듯이 시한을 정해놓고 해온 것이다.

인천이 아시안게임을 통해서 그전에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되지 않았을 것들을 해낸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기는 했지만 인천 지하철 2호선부터 여러 가지 도시정비, 도로망 확충이 아시안게임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왔겠냐 하는 생각이 든다.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립비용 포함해 2조원 이상이 들었다고 해서 앞으로 문제라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것의 2~3배 정도 예산이나 비용이 들었다. 그것을 통해서 인천이 예전과 조금 다르게 도시 형태를 개선한 것이다.

아시아에 여러 나라와 도시가 있지만 수도가 아닌 곳 중에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도시는 부산, 히로시마, 광주를 포함해서 4개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었다가 아니라 해봤다는데 의미가 있고 인천이 발전하고 도약해나가는데 있어서 시민들의 자부심과 자신감에 좋은 기여를 했다고 본다.

-인천시 전체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갖고 있는 거 같다. 서구라고 하면 아시안게임에서 서구 경기장이 가장 직접적으로 와 닿는 문제였을 것이다. 어떤가. 적자는 아니었다고 하는데 앞으로가 문제인가.

서구 차원에서 적자 흑자를 논할 것은 아니다. 서구 경기장이 경기장 건설비용 중 비중이 크다. 4,700억 규모의 공사였다. 이것과 관련해서 비용 처리 문제가 인천시 차원에서 고민일 것이다. 아시안게임과 관련해서 1조원 정도의 재정 부담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서구에서는 이것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아니다. 대신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후에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서구의 문화나 레저, 시민들이 모일 수 있는 거점지역으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시의 여러 가지 정책이나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세월호 여파 속에 올해의 중요한 키워드는 안전이다. 서구 SK석유화학공장에서의 나프타 유출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서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했는데 현재는 어떻게 되고 있나.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이다. 국민들의 가치 순위가 바뀌었다. 먹고 살기 어려울 때는 환경오염이나 인권유린, 근로자 권익 보호가 소홀히 취급돼도 양해했는데 그런 단계가 지났다.

SK석유화학 문제를 주민들의 행복추구권, 기업의 활동 사이의 가치 충돌이라고 본다. 안전문제가 핵심적인 문제이지만 SK석유화학을 포함한 석유화학 공장의 영향권에 있는 국민이 400만 명 수준이라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국민의 10명 중 1명꼴로 노출돼 있다. 모델을 세워야 한다. 주민들이 편하게 살 권리와 기업들의 경영 활동 보장에 대한 것은 다르다.

서구 입장에서는 주민들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국가 차원에서는 기업들의 경영활동이나 생산 활동 보장이 의미가 있다. 제 입장에서는 주민들의 권리와 행복추구권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기업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보장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

주민들은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SK석유화학과 협약을 통해서라도 어떻게 할 것인지 정리해 달라는 입장도 있다. 공장 폐쇄만이 해결책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분도 있다. 공장 폐쇄나 주민들의 이주를 강제할 근거나 권한이 있는 사람이 없다. 구청장에게 그런 권한까지는 없다. 현행법과 각자의 이익과 가치 충돌 상황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가 숙제이다. 주민들도 의견을 개진하고 있고 구청도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잘 정리하겠다.

-어떤 지자체를 보면 국 자체의 명칭을 행정안전국이라고 바꾸는 곳도 있다. 서구에서는 안전대책에 대해 특별히 한 게 있나.

안전관리과라는 과가 있었다. 안전총괄실로 바꿨다. 실은 기획예산실, 감사실 2개가 있었는데, 안전총괄실은 약간 격상시킨 것이다. 부구청장 직속으로 해서 안전문제를 관리하도록 했다. 도시가 만들어진 지 30년, 한 세대가 지나면 도시 자체가 노후화된다. 과거형이든 미래형이든 재난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 것에 대해서 현재는 각 과별로 대처하게 돼 있다. 화학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전에는 환경보전과가 가고 홍수가 발생하면 민방위과가 가고 했다. 여러 가지 재난재해를 각 담당 과별로 하다 보니까 체계적인 대응이 되지 않았다. 모든 사안에 대해 안전총괄실과 주무 과가 같이 투입돼서 재난 방지나 안전대책을 총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시도 교육청간에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 무상복지 때문에 충돌이 있다. 경주에서 모여서 지자체에서 경주선언을 했다. ‘중앙정부가 내려주기 전에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을 감당할 예산이 없다. 잘못하면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국민들이 상당히 불안해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나.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다. 전체 예산 중 복지 예산 비중이 54.3%이다. 내년에는 59%까지 올라간다. 실제로 다른 것을 해볼 여지가 없다. 복지를 포함한 경직성 비용들, 인건비 등을 모두 빼고 나면 3,800억 원 가운데 구에서 독자적 쓸 수 있는 예산이 올해 기준으로 160억 원 밖에 안 된다. 해볼 게 없다. 갑자기 다른 것을 만들어서 얼마를 내라고 하면 진짜 아무것도 못한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동네에 도로를 내지 못해서 몇 년째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도로가 중요하냐. 복지가 중요하지’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필요한 도로를 만드는 것이 복지라고 본다. 쾌적한 삶의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복지이고, 경제를 활성화시켜서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복지이다. 어려운 사람 밥 먹여주고 옷 사주는 것만 복지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도시 관리가 안 될 정도로 예산 구조가 고정화되면 어떻게 해볼 여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중앙정부는 아직 여유가 있다. 인천시는 복지 예산 비중이 30%대이다. 그것이 군이나 구로 내려오면 50% 후반에서 60%대로 간다. 중앙정부는 10% 미만인 것으로 안다.

급식, 보육 등 복지 문제가 정치 쟁점이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것은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되면 국민들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할 것인데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중앙정부도 예산 편성의 틀을 조금 바꿔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중앙정부의 복지 예산 비중, 광역단체의 복지 예산 비중, 기초단체의 복지 예산 비중이 차이가 너무 크다.  결국 광역과 기초단체는 여유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하지 말든지, 다른 차원에서 배려를 해달라는 것이다. 가용자원이 160억 원인데 여기에서 다른 것을 하나 더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현재 중앙과 지방이 재정에서 8:2인데, 8을 가진 중앙정부에서 당연히 이런 일들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한다.

결국 인사와 재정의 독립이 문제이다. 사실 자치단체의 인사와 재정에 있어서 자유가 없다.

-우리나라는 지방자치가 아니라 중앙 자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인사와 재정에서 거의 중앙에 예속돼 있다고 하는데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믿지 못하는 것인가?

정말 뿌리 깊은 문화적 역사적 전통과 관련이 있다. 조선, 고려, 삼국시대를 통틀어서 중앙자치 국가로 쭉 왔다. 이제 지방자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조금 오해의 여지를 감수하고 말하면, 중앙과 지방의 차별도 조금 있다. 공무원 사회만 보더라도, 중앙직 공무원 사회와 지방직 공무원 사회에 큰 차이도 없는데 마치 무언가 차이가 있는 분위기가 있다. 아직까지는 서울 중심의 중앙과 여타 지방에 대한 차별과 편견 오해들이 잔존하고 있다고 본다.

-구청장님은 젊은 단체장이다. 5기가 참여와 소통이었다면 6기는 새누리당 경기도지사와 제주도지사가 이끌고 있는 협치의 연장이라는 말을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광역단체 차원에서는 이런저런 실험들을 할 수도 있겠다. 본인들의 소신이나 비전이 관련됐을 것이라고 본다. 그 흐름 자체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4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들이 살아온 것을 보면 각 세대마다 시대가 그 세대에게 부여한 사명이 있다고 본다. 386이나 486세대는 그 세대들에게 부여한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 사람들은 최소한 국민들로부터 나누지 말고 그 전과 다르게 하는 것을 보여 달라는 암묵적 사명을 받고 있다고 본다. 그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서 새누리당에 속해 있든 새정치민주연합에 속해 있든 자기 당파성 진영논리에만 매몰돼서 가는 것은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본다.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봉합하고 또 다른 차원의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 이 세대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본다.

현실적으로 힘을 가진, 기회를 가진 분들이 해나가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본다. 정치적인 것으로 해석해서 정치적 실험 차원으로 보면 안 되고, 세대 차원으로 볼 필요도 있다. 그런 시도가 성공했을 때 가져올 이익이 실패했을 때 가져올 이익보다 월등히 크다고 본다.

-구청장은 종합행정을 하고 있다. 선거는 선출직이다. 지방선거가 있었고, 2년 뒤에는 총선이 있다. 어떤 분들은 선거가 2년마다 있다 보니까 주민들이 편이 쫙 갈려져 있는 게 애로사항이 크다는 말도 한다. 4개월 정도 지났지만 그런 것을 어떻게 보나.

직접 느끼는 것은 많지 않다.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 그런 것들을 많이 의식하려고 한다. 제가 불쏘시개가 되거나 원인을 제공하려고 하지 않는다. 세대의 책임이라는 것은 제가 말한 것이기 때문에 저에 대한 것도 된다. 저희 세대가 정치를 하고 선출직 단체장을 하는 경우라면 그런 것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서 당선된 구청장이지만 새누리당 지지자들만의 구청장은 아니다. 서구의 구청장이다. 서구 안에는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이 다 있다. 무당파도 있을 것이다. 알 수 없지만 무정부주의자들도 있다. 우리 세대는 그런 것으로부터 좀 다르게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구 의회 분포는 어떻게 돼 있나.

16분계신데 딱 8:8이다. 아주 좋다. 의장은 새누리당 소속이다.

-매번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겠다.

처음에 그렇게들 보시지만 의외로 안에서 잘 정리가 된다. 충돌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대개의 경우는 서로 팽팽하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이 된다. 8:8이 아니라 9:7이었으면 더 시끄러웠을 수도 있다. 16분이 계시는데 구 의회에서 몇 석 많다고 해서 휘감으려고 하면 더 저항이 커진다. 세력이 딱 똑같이 되어 있으니까 우리끼리 타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큰 문제없이 잘하고 있다. 아주 좋다.

-지난 14일 '부정부패 근절 청렴실천 선포식'을 개최했다. 공무원 사회라고 하면 국민들은 항상 청렴도로 평가를 하는데 서구는 어떤가?

인천 구들 중 서구는 항상 4등 정도를 한다. 개발이 진행되는 자치구이다. 개발과 관련된 인허가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에서 한 것도 있다. 내부 청렴도, 외부 청렴도라고 하는데 1등은 아니지만 중상은 된다. 그런 행사를 치른 것도 약간 쇼처럼 보인다. 이런 것을 한번 했다고 해서, 저런 것을 한번 했다고 청렴도가 확 높아진다기보다는 스스로에 대해 주의와 경고를 주는 계기가 된다.

청렴도에 대한 것을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업무용 컴퓨터를 켜면 청렴도에 대한 것이 항상 한번 나온다. 퀴즈도 나오고 교육내용도 나온다. 청렴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옛날처럼 부정한 거래라든지 금품이나 향응 제공은 실제 여건이 어렵게 많이 바뀌어 있다. 직원들 간에도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실제로 부패나 타락을 할 만큼 경기 상황도 그렇지 않다.

더 나가서 감사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시스템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걸러낼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업무 진행과정이 이상하다고 하면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시에서도 그런 것을 많이 한다. 선제적 감사라고 하지만 업무 진행 과정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면 외부에서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여러 가지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공무원 수는 몇 명 정도 되나.

공무원 수는 885명이다. 무기 계약직, 공무직 공무원들이 300여분 정도 된다. 도시 규모에 비해 공무원 수가 적다. 시간선택제 공무원도 있고, 기간제 근로자를 쓰기도 한다. 공무원은 885명인데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1,500명 정도 된다.

-구정을 운영하는 청장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그분들과 함께 힘을 합하는 문제이다. 단체장을 하던 분들이 그 문제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비책은 무엇인가.

제 현실을 알면 된다. 저를 포함해 선출직 단체장들이 일반 국민들보다 머리가 좋으면 얼마나 좋겠나. 단체장이라고 해서 아이큐 500은 아니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면 2~3배 뛰어난 사람이 어디 있나. 저 같은 사람도 구청 안에는 수백 명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면 된다. 공무원 사회는 직급에 따라 상하관계가 있다. 9급, 8급, 7급 젊은 직원들의 역량이나 판단력이 제가 막 해도 될 만큼 대단하지 못하지 않다.

그 사람들을 설득할 정도나 수용할 정도가 안 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옛날처럼 인사권을 휘두른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생각한다는 자체가 자기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기 위해서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잘 돼야 한다. 직원들에게 인정 못 받고 직원들이 수긍 못하는 단체장은 절대로 주민들에게도 득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여러 가지 판단 기준, 성향에 따라서 직원들이라고 저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상당수 직원들은 저를 찍지 않았을 수 있다. 미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다. 나와 정치성향이 달라도 내가 하는 결정이나 판단이 기본적인 기준이나 가치에 비춰서 잘못되지 않으면 그 직원이 그것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가급적이면 직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받아들일 수 있는 판단과 의사결정을 하려고 한다. 나가서 1대1로 친해지려고 하는 노력도 계속 하고 있다.

-소통 프로그램도 갖고 있나.

가장 아날로그적이다. 그냥 부딪히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과 소주도 마시고, 직원들이 워크샵을 가면 다는 못 가고 밤에라도 가서 얘기하고 놀기도 한다. 직원들 앞에서 춤도 추고 게임도 한다. 그런 것을 통해서 소통한다고 쇼를 하는 게 아니라고 직원들이 판단을 한다고 본다. 진심으로 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서로 합의될 수 있는 선에서 되는 것 아닌가?

-공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승진이라고들 한다. 다양한 인사제도 개선 등을 하고 있다.

조금 더 연구를 해봐야 한다. 대한민국 공무원의 기본적인 인사 틀이 바뀌지 않는 한 시든, 도든, 군이든 손대봐야 큰 영향이 없다. 길이 거기에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많이 다닌 것이다. 현행 공무원 인사 틀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작은 변화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늘 생각하는 것이 가시성, 예측가능성, 형평성이다. 그것은 반드시 지키려고 한다. 예를 들어서 연공서열로 자연히 간다고 했을 때도 문제가 된다. 이 사람과 이 사람이 승진할 거 같은데 갑자기 엉뚱한 사람이 튀어나와서 승진하면 왜 저 사람이 승진했냐는 추측이 난무한다. 그런 일이 생기면 안 된다. 잘 찾아가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 게 현실적으로 맞는다고 본다. 발탁이든, 파격인사든 양날의 칼이라고 본다.

공무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단체장의 역할이지 자기 색깔대로 자기 임기 동안 무엇을 해보려고 공무원 조직을 바꾸거나 색깔을 입히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엄마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좋을 것 같다. 인천시 학력은 전국 시·도 중 최하위권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 문제를 어떻게 보나.

교육 문제가 결국 지역의 명운을 좌우한다고 본다. 공개적으로 얘기해도 될까 모르겠는데 청라국제도시 문제만 하더라도 학교 때문에 그런 것도 있다. 송도도 마찬가지이다.

행정은 기본적으로 형평이다. 형평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디에 살던지 삶의 수준과 질이 보장돼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교육이다. 여기에서 우리 애들을 교육시키지 못하겠다고 하면 이사를 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수도권이 문제가 되는 게 ‘강남이 안 되면 목동이라도’ 하는 식으로 계속 되는 것이다.

학력 수준이 높아지고 여기에서 중학교를 나와도 좋은 고등학교에 갈 수 있고, 여기에서 좋은 고등학교를 나와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이 무리해서 이사를 가지는 않을 것이다.

서구 전임 청장들이 워낙 잘했다. 군·구가 무상급식, 교육 관련 경비를 의무적으로 분담해서는 내는 것이 있는데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교육예산과 별도로 예산을 편성해서 학교에 필요한 사업들을 지원하는 게 있다. 인천에서는 액수가 가장 많다. 실제로 누군들 그렇지 않겠느냐 마는 일선 교장들은 서구 교육경비 사업이 아주 요긴하다는 이야기를 이구동성으로 하고 있다. 금액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적지는 않다. 가용자원 중 상당부분을 거기에 쓰고 있다.

학교에 따라 사용처에 편차는 있다. 워낙 학교가 오래 되고 낡은 곳은 그 돈을 갖고 학교 시설 보수에 쓰기도 하고, 아이들 문화교육은 물론이고 엄마들 문화교육도 보장해주는 곳이 있다. 잘 하는 학교들의 사업을 널리 알리면 학부모들도 그런 요구를 할 것이기 때문에 확산될 것이라고 본다.

유아교육과 관련해 엄마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 아빠들만 모아놓고도 했다. 중고등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로 지도와 관련된 강의도 한다. 이는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대입 전문가나 유명한 강사들을 모셔서 아이들 진로, 지도, 대입 전형과 관련해서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들어보라는 것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강사이기 때문에 반응이 뜨겁다. 항상 수백 명 이상 모인다.

서구의 중고등학교 수준이 좋아져서 좋은 학교라고 소문이 나면 서구가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그런 믿음을 갖고 하고 있다.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재선하는 구청장 이상으로 현안을 꿰뚫고 있다. 서구의 많은 발전을 바란다. 서구 주민들과 직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한다.

원인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답도 여러 가지이다. 목욕탕에 가서도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 등을 밀어달라고 하는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셀카도 모자라서 셀카봉을 갖고 자기 사진을 자기만 찍는다. 이러면서 늘 더불어 사는 세상,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말하는데 이런 분위기에서는 절대로 더불어 살 수 없고 사람이 중심이 될 수 없다. 조금 더 심하게 말하면 피해자는 많은데 가해자는 없는 세상이라는 걱정도 든다.

국민들 각자부터도 주변을 돌아보고 더불어 사는 생각을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내 관점만을 갖고 보면 절대로 외부의 관점에서 나를 볼 수 없다. 역지사지라는 말도 있다. 물질적 성공, 속도, 결과보다 천천히 가더라도 현재 오늘의 질, 자치단체를 포함한 민간 공공부문 다 하면 어떻겠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서구는 천천히 가더라도 숨 가쁘지 않은 서구가 되도록 노력해볼 생각이다. 많은 조언과 협조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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