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사진=뉴스Y 보도화면 캡처)
▲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사진=뉴스Y 보도화면 캡처)
세월호 대참사로 국민 대다수는 슬픔을 가누지 못하면서 정부와 관계당국이 초기대응에서 살릴 수 있었던 생명들을 무책임하게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책임감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런 시점에서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 석상에서 ‘북한은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 조사단이 최근의 무인기 도발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이 강력 반발하며 남북 공동 조사를 제의한 것에 대해 비판하며 나온 언급이라고 한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한 상태에서 대한민국 군을 대변하는 사람의 입에서 이 같은 말을 내뱉는 것은 단순히 북한 측에 대한 경고를 넘어서는 지극히 위험한 발언으로 우리 군이 ‘북한을 없애기 위한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졌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에도 우리 군은 도발에 대한 응징을 강조했을망정 북한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는 식의 발언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군 당국의 발표대로 무인기가 북한의 소행이라면 우리 영공이 북한의 구형 무인기에 아무런 사전 대응도 하지 못한 채 뚫린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바로 우리 군 당국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현 시점에서 무인기가 한미 합동조사위가 발표한대로 북한의 소행이라 하더라도 북한 당국이 순순히 이를 자인할 리가 없다는 것은 그 동안 북이 보인 태도를 비추어 능히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 석상에서 이 같은 위험한 발언을 한 저의가 무엇인지 지극히 의심스럽다. 

세월호 참사 직후 그동안 수구적인 망언을 일삼았던 지만원이 ‘시체장사’ 운운하며 ‘제 2의 광주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또한 최근 일부 보수언론과 일베 등에서는 ‘종북세력’이 유족을 정치적으로 선동한다는 등 유족들과 고통을 나누고자 하는 국민적 움직임을 마치 특정 반정부 세력의 선동에 놀아나는 것인 양 몰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월호 침몰 이후 초기 대응과 이후 구조과정에서 군도 국민의 고귀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다시 북풍을 불러 세월호 참사로 악화된 민심을 되돌리겠다는 얄팍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천안함 사태 이후 당시 정권은 ‘북풍’을 선거에 이용하려 했지만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했고 선거에서도 실패했다. 현 정부나 군 당국이 선거를 앞두고 다시 ‘북풍’에 의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하더라도 지금 국민들이 그들 뜻대로 놀아날 리가 만무하다.  

오히려 대다수 국민은 지금 정부와 우리 군 당국이 입으로는 큰 소리를 치고 있지만 과연 군사적 위기상황이 왔을 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토를 수호할 수 있을 것인 지에 대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기를 원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불필요하게 위기를 조성하는 무책임한 발언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군의 전반적인 태세를 점검하고 군내에도 만연하고 있는 관료주의와 무사안일주의 그리고 각종 군수 물자 납품비리 등 국민 불신을 증폭시키는 요인들을 바로잡는 일일 것이다. 아울러 무책임한 발언을 내뱉는 인사를 국방부 대연인 자리에 그대로 두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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