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더 집권 운운하지 말고 뽑아준 국민에게 최선 다하는 자세 보여야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사진=이은재 기자)
▲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사진=이은재 기자)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8일 사무처 월례조회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끝나고 10년은 더 집권해야 대한민국이 반석에 올라간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NLL 포기논란을 비롯해서 많은 것들을 보지 않았나. 민주당은 믿을 수 없으며 이분들한테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지 불과 100일 여 지난 시점에서 집권 여당 사무총장이 앞으로 10년을 더 집권하겠다고 말한 것은 아무리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부적절한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상황이 어려운데도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당의 지도부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대선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가정보 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시작될 시점에 놓여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사항 등 시급한 민생현안들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이 시급한 민생이나 국민통합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야당과의 승부에만 집착하는 모습은 당리당략을 넘어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은 야당을 정치의 파트너로 삼아 대화와 양보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국정원 정치개입 문제나 NLL 공방 등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던 대통령이 뒤늦게 국정원의 개혁을 언급하고 NLL 문제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하며 국회에서 여야가 대화로 문제를 풀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스스로 한발을 빼기는 했지만 더 이상 논란으로 국론이 분열되면 자신이 지난 대선 당시 그토록 강조했던 국민통합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책임 있는 집권당의 사무총장이라면 이 시점에서 10년 더 집권 운운 할 일이 아니라 지난 대선에서 정권을 맡겨준 국민들 앞에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 맡은 바의 소임을 다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갈팡질팡 헛발질로는 민주당 지지율 회복 기대 어려워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장외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지방을 다니며 당원집회를 열고 있는 민주당의 지도부가 국정원장에 대해 “미친x”이라 하는 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을 쏟아내었다고 한다. 야당으로서는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가 국회의 국정조사뿐만 아니라 당원집회 등을 통해 공세를 이어가야 할 사안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이미 NLL 포기 공방으로 전선을 옮기려는 여권에 말려든 측면이 있다. 여야 합의로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기로 한 것은 NLL을 포기했다는 여권의 주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주당이 원칙을 저버리고 갈팡질팡 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그동안 대화록을 몰래 보고 그 내용을 왜곡하여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엄청난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여당에게 부분적으로 면죄부를 준 것이기 때문이다.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국정조사와 NLL 공장 등 여야가 맞부딪힌 대치의 파고가 결코 낮지 않지만 이를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리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지 못하는 것은 주된 공격수 역할을 해야 할 야당이 헛발질만 일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정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여전하고 결코 쉽게 사그러들지는 않을 것이지만 민주당이 텃밭이라는 호남을 찾아 자기들끼리 정제되지 않은 화풀이성 발언을 일삼는다면 이는 오히려 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할 따름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집권 여당의 실정이 거듭되지만 야당에 대한 지지가 미미한 것에 대해 공연히 안철수 의원 탓만 하기보다는 눈앞의 정치전선에서 진정성과 치열함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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