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행보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시, 논란의 중심에 섰으며 4.27 재보선에 분당을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좀처럼 입을 잘 열지 않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내가 배운 경제학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개념”이라면서 작심한 듯 직접 공격에 나섰고 보수언론들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위해 만들어진 민간부문을 대표한 동반성장위원회의 책임자가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업체와 나눌 방법을 찾자는 주장을 한 것은 재벌의 귀에는 거슬릴지 모르지만 당연한 주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은 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을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운영 기조 달성을 위해 동반성장위원장으로 직책을 부여했음에도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나 청와대에서조차 흔들어대며 공격했다는 점이다.

정운찬 위원장은 21일 “최중경 지경부 장관 등 일부 정부 인사들의 언사가 대통령과 정부의 동반성장 의지를 의심케 할 정도로 도를 넘었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가 "지금은 내가 사퇴하는 것보다 동반성장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시 사퇴 입장을 철회했다.

그런데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것은 이 과정에서 정작 논란이 되었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논란은 자취를 감추고 동반성장위원회의 예산과 인사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어 지경부에서는 예산과 인원을 대폭 늘리겠다며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일국의 국무총리를 지낸 분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동반성장위원장을 맡았지만 주무부처의 도움은커녕 견제만 받다가 정작 사의를 표명하자 ‘우는 아이 사탕주기 식’으로 미봉한 것이다. 참으로 국민들 보기에 민망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여권 내부에서는 정운찬위원장의 4.27재보선 차출설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 자신을 분당을에 모양 좋게 전략공천한다면 출마할 뜻이 있었지만 여권 내부에서 임태희 비서실장이 강재섭을 지지하는 등 입장이 갈리고 민주당에서 대항마로 손학규 대표 차출설이 나오면서 일단 마음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21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미행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정 전총리의 응석”이라며 직격탄을 날리며 “꽃가마를 태워 모셔올 생각 없다”고 밝혔다.

물론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공천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지만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은 정치에 뛰어들려면 스스로 진흙탕에 뛰어들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좌고우면하면서 조건을 타산하는 태도에 대한 뼈아픈 지적이라 할 것이다.

여하튼 초과이익공유제와 4.27 재보선으로 세간의 주목을 모았던 정운찬 전 총리는 또 다시 스타일만 꾸긴 채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여권이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은 서로 존중하고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적나라한 이전투구에 다름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명식 폴리피플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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