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선 칼럼] 윤석열, 이준석의 '젠더 분열' 정치와 결별해야

2022.03.11 14:47:49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48.56%. 대선 정국 내내 정권교체 여론이 55%를 상회했음을 생각하면 대단히 미진한 결과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는 0.73% 포인트인 24만7077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언했던 “이재명 후보를 10%포인트 격차로 이길 것”이라던 말은 터무니없는 것이 되었고, 압승을 거두어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던 윤 후보의 목표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블랙아웃 기간 여론조사를 진행했던 여론조사 기관들 가운데 리얼미터는 오차범위 내에서의 윤석열 당선을 예상했지만, 한국갤럽과 리서치뷰는 오차 범위를 벗어난 결과를 예측했다. 이준석 대표가 10% 격차의 승리를 호언했던 것도 당 산하 여의도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믿은 결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런 조사 결과들과는 다르게 초박빙 승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어떻게 이같은 마지막 순간의 판세 변화이 생겨난 것일까. 

여론조사의 추이를 살펴보면 마지막 2~3일 사이에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의 이대남(20대 남성) 공략 전략에 반발한 이대녀(20대 여성)들이 결집하여 이재명 후보에게로 이동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이하 남성에서 윤석열 후보는 58.7%를 지지도를 보이며 36.3%를 보인 이재명 후보를 큰 차이로 제쳤다. 그러나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이 후보 58.0%, 윤 후보 33.8%의 지지도를 각각 기록하며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이대남의 표를 얻은 만큼 이대녀의 표를 잃었다는 얘기가 가능해진다. 20대 이하 전체의 득표율로 보면 이 후보가 47.8%, 윤 후보가 45.5%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석 후보가 내걸었던 세대포위론은 20대에서부터 무너진 것이다. SNS에 보면 “이재명을 찍을 생각이 없었는데, 윤석열이 되는 것이 두려워서 이재명을 찍기로 했다”는 이대녀들의 사연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주변에서 피부로 느낄 정도로 나타났던 막판의 기류였다.

이준석이 선도하고 윤석열이 따라갔던 이대남 전략은 그렇게 실패했다. 유권자의 절반이 여성인데, 이대남의 표만 의식하여 ‘젠더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이대녀들에게 두려움만 안겨준 선거전략은 애당초 부적절한 것이었다. 아무런 득도 없이 공연히 남녀 간의 분열을 조장한다는 낙인만 찍히는 ‘나쁜 전략’이었다. 투표일 하루 전인 여성의 날에 윤 후보가 작심하고 꺼낸 말이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였다. 이 대표는 방송에 나와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니 분노한 이대녀들이 반기를 들고 윤석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나선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대녀들의 반감이 얼마나 컸던가를 확인한만큼,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이제는 이대남 전략을 거두어들여야 한다. 이대녀들의 돌아선 마음을 풀려는 노력이 없다면, 6월 지방선거에서 그들은 더욱 결집하여 국민의힘을 심판하려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유권자의 절반은 여성이다.

이제 윤석열 당선인은 이준석 정치의 젠더 갈라치기와 결별할 때가 되었다. 선거 때는 급한 김에 도리가 없었다 할지 모르지만, 남녀를 가르는 정치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일은 아니다. 국가의 책임을 맡게 된 지도자는 갈등을 해결하는 조정자가 되어야지 어느 한쪽의 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 시대의 분열과 갈등을 비판하며 들어서는 윤석열 정부다. 그래놓고는 다시 남녀 간의 분열, 세대 간의 분열을 조장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다를 게 없게 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남녀를 가르지 않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는 신호를 발신해야 한다. 그 신호는 더 이상 이준석이 아닌 윤석열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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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니스트 정치평론가 yuc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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