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오건호 정책위원장② “대선후보, '소확행' 아닌 국가비전 '큰 의제' 제시해야”

2022.02.16 19:05:36

“이재명 기본소득은 거대 의제, 마이크로화 안타까워”
“윤석열, 최저생계비 35% 로 인상 국힘 측 제안 전향적”
“문재인 케어, 가장 잘 한 정책...병원비 100만원 상한제 첫 걸음"
"심상정 케어는 유럽 복지국가들이 실행하고 있는 시스템”
"안철수 연금개혁 의제 바람직...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통합연금' 돼야"
"복지사회 위한 부동산 가격 하향제, 증세 논의 해야"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20대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2월 10일, 폴리뉴스 스페셜인터뷰는 복지 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의 오건호 정책위원장을 모셨다.

2년 이상 지속되는 팬데믹 속에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 이를 극복해야 하는 당위성 만큼이나 대선후보들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도 크지만, 대선판의 아젠다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폴리뉴스>는 시민과 함께 10여년 이상 복지국가 건설에 헌신해 온 오건호 위원장을 통해 시대정신으로서의 사회복지와 우리의 현실, 그리고 과제를 점검해보았다.

대선 '마이크로화' '소확행' 공약 경쟁 안타깝다... 李 '기본소득' 사라져 - 尹 '기초수급 35% 전향적'

대선후보들의 주요 복지 관련 공약과 관련, 오건호 위원장은 자꾸 ‘소확행’ 쪽으로 가는 공약 경쟁에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기본소득 공약의 적절성을 떠나서 큰 공약, 큰 의제라는 의미에서는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런데 이번 대선의 특징이 거대 의제가 사라지고 마이크로화되고 자꾸 소확행으로 가고 있다. 애초 기본소득 공약의 찬반을 떠나서 그게 조금 작아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큰 걸 던지면 그 적절성을 두고 상대방도 그만한 몸집의 물건을 내놔야 된다. 그래서 '큰 의제' 중심으로 가야 국민들이 찬반 의견을 갖게 되고, 또 자신이 지지하는 정책을 가지고 다음 정부에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큰 대선의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의 복지공약이 특별한 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오 위원장은 “기초생활수급자의 생계급여가 중위소득 30% 기준으로 1인 가구 58만원 정도인데 이것을 35%로 올리자고 제안했다”면서 "시민단체들은 50%로 인상할 것을 주장하지만, 복지에 상대적으로 가장 소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국민의힘 쪽 제안(35%)이라 일단 차기정부의 시작점이 될 것 같다”고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후보가 얘기한 건 전향적이라고 보고, 이재명 후보가 이걸 받아서 좀 세게 내주셨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발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상정 유일하게 '큰 공약'... "문재인 케어, 가장 긍정적 사회정책....100만원 상한제 첫 단계"

심상정 후보가 "유일하게 '큰 공약'을 던지고 있다"면서 '신노동법, 주 4일제, 그리고 소득 보장과 관련한 시민최저소득' 등을 언급했다. 특히 1인당 1년 병원비 부담을 100만원으로 한정하는 '심상정 케어'에 대해 “서구 복지국가의 보장성 시스템을 참고한 것”이라면서 내용을 소개했다.

오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서구 복지국가의 무상의료가 공짜가 아니다"면서 “더 많은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를 내고, 병원비를 해결하는 방식이 완전 공짜가 아니고 대략 100만원 상한제다. 잔병일 때는 오히려 비싸지만 자기가 낸 돈이 100만원 정도 되면 그 다음부터는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케어를 칭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오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사회 정책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것 하나만 꼽는다면 '문재인 케어'"라며 "문재인 케어는 제가 그토록 원하는 100만원 상한제로 가는 첫 단계다. 서구 복지국가의 시스템을 대한민국에 적용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 케어는 5년전 시점에서 이 정도 만들어 낸 것도 잘한 거라고 평할 수 있다"며 "저희 시민사회단체의 눈높이에서 보면 좀 더 세게 하셨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저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철수 '연금개혁' 의제 바람직... 차기정부 '연금통합' 기대, '공무원연금-국민연금 통합 필요'

안철수 후보가 제시한 “연금개혁의 의제가 등장한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특히 '연금통합 문제'는 “심상정 후보도 통합을 말씀하셨기 때문에 다른 두 후보만 남은 TV 토론 때 합의하면 차기 정부에는 연금 통합의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오 위원장은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서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연금을 통합하면서 가입자까지 통합시키면 그 안에서 재분배가 일어난다”면서 “제도만 단일화 하는 건지 가입자까지 섞는 건지 논점”인데, 일단 안철수 후보는 제도단일화를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2055년으로 예상되는 기금 소진 상태에서 보험료로 연금을 지급하려고 하면, 그 시점의 가입자들은 우리보다 4배 약 36% 정도 내는 걸로 재정 계산이 나온다. 기금이 소진되어도 국가가 주는데 그때 후세대들의 부담이 엄청 커진다는 거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 지금부터 우리부터 좀 올려가자는 것”이라고 개혁의 배경을 설명했다.

오건호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차기 정부가 꼭 해야할 것을 '대선 운동기간에 합의'해 주기 바란다면서 “오는 7월로 다가온 전월세 계약갱신의 보장과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화” 등 부동산 의제를 다시 한 번 주문했다. 또한 복지사회를 위한 '증세 문제'에 대해서도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신뢰있는 쓰임새에 정책 비전을 같이 결합시켜서 제안해 달라”며 대선후보들의 담대한 문제제기를 요청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민주노총 정책부장을 거쳐 국회의원 보좌관을 역임했다. 민주노동당 국회전문위원을 거쳐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으로 일했으며, 2012년부터 내가만드는복지국가의 공동운영위원장,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국민연금 공공의 적인가 사회연대 임금인가’(2021년)가 있으며 그 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

 

[다음은 오건호 정책위원장 인터뷰 전문이다.]

김능구 : 대선후보들의 주요 복지 관련 공약에 대한 생각을 묻고 싶다. 이재명 후보는 말씀하신대로 기본 시리즈가 국민들이 보는 이재명 정책인데, 실용주의 입장에서 조금 변화를 줬다. 그래서 전환시대의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고 그걸 이뤄내는 한 부분으로 기본 시리즈가 필요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임기 첫 해에 전 국민에게 연 100만원, 청년에게 연 200만원의 기본소득, 그리고 순차적으로 늘려서 최종적으로는 월 50만원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첫 해 소요예산이 60조에 달한다고 한다. 기본 시리즈를 강력하게 밀고 나가는 것에 대해 당 내에서도 현실적 가능성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고 하니까, 좀 조절하는 것 같다.

오건호 : 말씀하신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은 당내 경선 때 나온 거다. 국민 모두에게 연 100만원 청년들한테는 연 200만원을 주는 건데, 국민들의 경우 연 100만원이면 월로 8만 원 정도다. 국민들 5천만명 모두에게 8만원을 제공하는데 60조원정도 든다는 이야기다.

현재 약 150만 명 정도의 기초생활수급자가 있고 이 분들에게 몇 십만원씩 생계급여를 드리는데, 약 4조원 수준이다. 그리고 한 600만 명의 어르신들에게 매월 30만원씩 기초연금을 드리는데, 그게 올해 같은 경우 지방비까지 포함해서 약 21조원 정도 든다. 기초연금은 워낙 찬반이 뜨거운 사안인데, 제 입장에서는 재정의 효용성 측면에서 과연 적절한 걸까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재명 후보가 경선 때 이 공약을 내고나서 여러 비판들이 당 안팎에서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아는 한 국민들한테 주는 기본소득 공약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고, 얼마 전에 청년들에게만 200만원이 아니고 100만원 주는 걸로 공약을 냈다. 국민 모두한테 주는 건 아마 검토하고 있다는 기본소득위원회 같은 조직을 꾸려서 국민적 논의를 하겠다는 정도인 것 같고, 청년들에게 주는 정도로 조금은 제한하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기본소득 공약의 적절성을 떠나서 큰 공약, 큰 의제라는 의미에서는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다. 이번 대선의 특징이 거대 의제가 사라지고 마이크로화되고 자꾸 소확행으로 가는데, 큰 걸 던지면 그 적절성을 두고 상대방도 그만한 몸집의 물건을 내놔야 된다. 그래서 큰 의제 중심으로 가야 국민들이 찬반 의견을 갖게 되고, 또 자신이 지지하는 정책을 가지고 다음 정부에서 바뀔 수 있겠구나 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거다. 그런 면에서, 애초 기본소득 공약의 찬반을 떠나서 그게 조금 작아진 것에 대해 좀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김능구 : 윤석열 후보는 복지공약이 특별한 게 보이지 않는다. 당 홈페이지 내용으로 보면 기초 생계급여 대상을 30%에서 35%로 확대하는 것, 근로 장려금 확대 및 소폭 증액, 취약계층 대상 긴급복지지원 정도가 있다.

오건호 : 아직은 거의 나온게 없고, 말씀하신 공약은 얼마 전 어딘가 방문에서 얘기한 거다. 통상 많이들 제안하는 내용인데, 조금 주목할게 기초생활수급자가 받는 생계급여 금액이 지금은 중위소득 30%다. 올해 기준으로 1인 가구면 한 58만 원 정도 되는데, 이것을 35%정도로 올리는 거다. 워낙 오랫동안 동결됐고 그 수준이 좀 낮기 때문인데, 서울시에서 1인 가구가 올해 58만원으로 살기는 사실 어렵다. 복지에서는 상대적으로 가장 소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게 국민의힘 쪽인데, 그나마 5%p라도 올리자고 제안했다는 건 일단 차기정부에서 시작점이 될 것 같다는 점에서 환영이다. 저희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공동의 목소리로 생계급여 인상을 주창하는데 50%를 얘기한다. 솔직히 저희 단체 입장에서는 턱 없이 낮지만 그래도 국민의힘 후보가 얘기한 건 전향적이라고 보고, 이재명 후보가 이걸 받아서 좀 세게 내주셨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발표하지 않았다.

김능구 : 윤석열 후보도 곧 홍보물을 내야하는데 홍보물에는 당연히 복지 관련 부분을 포함할 거고, 중앙선관위 TV 토론도 주제를 나눠서 하는데 아마 복지 부분에 대해서도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을 것 같다. 

오건호 : 저희 단체인 '내가만드는복지국가'가 이 운동을 계속 해왔다. 물론 정의당도 그 전에 해왔던 던데, 이 공약을 아주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당연히 저희도 이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실현 가능하다고 답을 드린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거대 공약 의제들이 사라졌는데, 지지율이 너무 안 나와서 안타깝지만 심상정 후보가 유일하게 '큰 공약'을 던지고 있다. 말씀하신 신노동법, 주 4일제, 그리고 소득 보장에서는 시민최저소득이라고 굉장히 큰 게 있다. 그리고 심상정 케어가 있고 얼마 전에는 연금개혁도 크게 내셨다.

정책 토론이 좀 진행되었으면 논의가 활성화 되는데 굉장히 큰 기여를 하셨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심상정 케어는, 문재인 케어를 본따서 만드신 것 같은데, 아파서 자기가 내는 본인부담금을 1년에 1인당 100만원까지만 한정하는 거다. 예를 들면 총 병원비가 1억이 나와도, 100만원만 내고 9천900만원은 건보공단이 내는 거다.

저희가 이 얘기를 하면 ‘너무 획기적이다, 이게 가능할까?’라고 한다. 그런데, 서구 복지국가의 무상의료가 공짜가 아니다. 일단 두 가지 의미에서 무상이 아닌데, 먼저 더 많은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를 낸다. 두 번째 병원비를 해결하는 방식이 완전 공짜가 아니고 대략 100만원 상한제다. 심상정 후보의 공약은 아마 서구 복지국가 보장성 시스템을 참고하신 것 같다. 그래서 잔병일 때는 오히려 비싸지만, 자기가 낸 돈이 100만 원 정도 되면 그 다음부터는 다 국가가 책임지는 거다. 유럽 대부분 나라의 병원비 해결방식이 이 상한제 방식이다.

그것을 대한민국에 적용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가능하다고 보고, 문제는 건강보험가입자들께서 보험료를 더 내셔야 된다. 그래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데. 저희 단체가 이 운동을 할 때 사실은 쉽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우리 안에서 넘어야 될 정치적 장벽이 있다. 현재 비급여 본인부담금이 제일 큰데, 100만원 상한제의 핵심은 의료적 성격의 비급여가 다 급여로 들어와야되는 거다. 그런데 의사들은, 비급여 진료가 좀 더 수익이 되니까 썩 좋아하진 않는다. 즉 100만원 상한제는 의료 성격의 비급여를 모두 건강보험체계로 전환시켜야 되기 때문에 의사들과의 협의와 합의가 필요한 거다.

두 번째 100만원 상한제가 실시되면 어떤 경우도 병원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되는 일은 없다. 때문에 민간 의료보험, 실손보험과 관련한 이해관계가 있다. 많은 분들이 가입되어 있는데, 사실 동네 병원 갈 때 보조받으려고 가입하진 않는다. 그런데 100만원 상한제가 되게 되어 큰 병 걸려도 가계 파탄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 보험회사나 가입자 모두에 영향이 있다. 아무튼 국민들이 열망이 있으면 가능할 거라고 보는데, 저희 같은 시민사회단체의 몫이다.

김능구 : 정책은 되돌릴 수 없다는 얘기가 있다. 국민들이 한 번 수혜를 받게 되면 뒤로 무를 수는 없다는 건데, 문재인 케어가 그렇다. 주변에 그 혜택을 경험한 사람이 많이 있는데, 칭찬 좀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

오건호 : 저도 그런 말씀 많이 듣고 있고, 아마 시청하시는 분들도 그런 경험을 하실 거다. 오늘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너무 박하게 평가한 것 같은데, 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렇게 답을 했었다. 문재인 정부의 사회 정책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것 하나만 꼽으시면 뭐가 있는가 질문을 받았는데, '문재인 케어'를 얘기했다.

문재인 케어는 제가 그토록 원하는 100만원 상한제로 가는 첫 단계다. 왜냐하면 문재인 케어가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시키고 병원비 보장을 높여주는 것이지만, 방향은 옳은데 그 수준이 아직은 낮다. 그래서 좀 소수가 앓는 병들에 대해서는 보장이 부족하다. 특히 비급여 진료가 많은 질환인 경우에는 지금도 억대 부담을 하는 환자 가족들이 많다. 그런 부족함을 뛰어넘기 위해서 100만원 상한제 같은 것이 나왔던 건데, 문재인 케어는 5년전 시점에서 이 정도 만들어 낸 것도 잘한 거라고 평할 수 있다. 저희 시민사회단체의 눈높이에 서보면 좀 더 세게 하셨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저는 긍정적으로 본다.

김능구 : 안철수 후보가 공적연금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첫번째 4자 TV토론에서 모든 후보들이 연금 개혁에 동의하게 만들어서 성과라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큰 이슈로 연금개혁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본인이 꺼낸 거다. 

3대 직역 연금이라고 군인, 공무원, 사학연금이 있는데 이것이 일반 국민연금하고 차이가 많고, 또한 국민 세금이 3대 직역 연금을 메꾸는데 대체되는 문제가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연금 고갈을 우려한다. 제가 알기로는 과거에 국회에서 연금계획안 1안, 2안, 3안이 제시됐는데 그냥 흐지부지 되어버렸다. 연금개혁 어떻게 가야된다고 보시는가?

오건호 : 저도 그 일정표를 봤는데, 복지가 맨 마지막 3월 초다. 그래서 다들 3월 초에 내실 것 같은데, 좀 일찍 나왔어야 한다.

김능구 : 이번에 심상정 후보가 신노동법을 제안하고 주 4일 근무제도 공약했다. 정의당이 노동 존중에서 상당히 벗어난 이미지가 많았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특히 건강보험과 관련해서 심상정 케어를 발표했는데, 1인당 1년 병원비 부담을 100만원으로 한정하는 거다. 위원장님도 여러 차례 얘기했던데, 이게 실제 가능한 건가?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에서도 연금 개혁을 굉장히 중요시하고 관련 활동을 많이 해왔다. 안철수 후보가 연금 개혁을 줄곧 많이 강조했고 지난 토론에서 연금개혁 합의까지 이끌어냈다. 그리고 심상정 후보는 연금 개혁안을 냈다. 윤희숙 전 의원이 합의하신 분들의 방향이 모두 다른 것 같은데 내용 가지고 토론을 하라는 얘기를 했는데, 아마 그것을 보셨는지 심후보가 내용을 냈다. 연금개혁의 의제가 등장한 게 참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안철수 후보는 공무원, 사학, 군인 연금하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연금통합을 얘기했는데, 저도 전적으로 같은 의견이다. 국민연금개혁을 얘기하면, 많은 가입자 분들이, 국민연금 개혁이 필요한건 인정하는데 일단 ‘왜 저 사람들은 다른 연금을 받는데?’라고 더 세게 얘기한다. 그래서 국민연금의 개혁을 위해서라도 연금 통합은 해야 될 것 같다. 옛날에 공무원 연금이 좀 후하게 설계되었을 때는 공무원들의 보수가 민간 부분보다 높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것을 조금 보상해주는 성격이 있었는데, 지금 공무원의 고용은 민간보다 나쁘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더 좋다. 이제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통합하자는 건데, 안철수와 심상정 두 후보가 통합을 말씀하셨기 때문에 다른 두 후보만 남은 TV 토론 때 합의해주시면, 차기 정부에는 연금 통합의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김능구 : 안철수 후보는 직역연금의 공단은 그대로 놔두고 통합을 이야기한다.

오건호 : 참 복잡한데, ‘공무원 연금하고 국민연금을 통합합니다’ 까지는 합의해도 어떤 통합이냐에 따라 또 굉장히 다르다. 만약 제가 공무원이라면 ‘공무원 연금 통합합시다’라는 것만으로는 그렇게 큰 부담을 느낄 필요 없다. 왜냐하면 공무원들이 연금액이 많으데, 그 이유가 제도 자체에 어떤 특혜가 많아서가 아니고 오래 가입해서 그런 거다. 그리고 민간인 보다 2배를 내고 보수는 민간인보다 2배가 높다. 그러니까 공무원 연금이라는 제도 요인이 아니다. 보수 높은 것, 오래 가입하는 것 모두 노동시장 요인이고, 2배로 많이 내는 거지 많이 받는 것과는 다른 거다. 사실 국민연금제도 방식으로 가더라도 공무원들은 보수가 높고 고용이 안정되어 오래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불이익은 아니라고 저는 판단한다. 이게 제도 단일화 통합이다.

저도 '단일화보다 급여통합'이라는 것이 문제인데, 국민연금 그리고 공무원 연금도 하후상박구조로 되어있다. 국민연금 구조가 평균은 40% 소득대체율이지만 그 안에 소득재분배가 있다. 그래서 연금을 통합하면서 가입자까지 통합시켜버리면 그 안에서 재분배가 일어난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다 상위에 있기 때문에 공무원연금의 몫이 국민연금 가입자 쪽으로 가서, 공무원과 일반 국민사이의 재분배가 발생하는 거다. 이걸 급여통합이라고 얘기하는데 급여통합이 공단을 통합하는 걸 의미할 수 있다.

그래서 안철수 후보가 공단을 따로 하겠다고 굳이 강조한 이유는, 급여통합이라는 말씀은 안했는데 제 해석으로는 '급여, 그러니까 각각 살림은 별로도 하겠다는 의미구나‘라는 것이고 그러면 공무원과 국민 간의 재분배는 발생하지 않는다. 앞으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통합을 얘기할 때, 제도만 단일화 하는 건지 가입자까지 섞는 건지가 논점이다. 앞으로 연금통합에 대해 토론할 때 이걸 한 번 주목해서 보면 아마 흥미가 있을 거다.

김능구 : 현재 국민연금으로 내는 것이 소득의 9%인데, 이걸 13%로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건호 : 심상정 후보가 며칠 전 낸 것을 보면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면서 3~4%p, 그러니까 12~13%를 제안하셨다. 또 엊그제 관훈토론인가에서 기자에게 답변하면서 안철수 후보는 최소 15%이상은 가야된다라고 얘기했다. 가입자 입장에서보면 가슴이 덜컹 하실 텐데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긴 하다. 얼마만큼 인상할지에 대해서는 국민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

김능구 : 그런데 정책 당국자들은, 국민연금 기금이 없어지는 거는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오건호 : 올해 말이면 국민연금 기금이 1000조가 될 거다. 엄청난 기금이고 지금도 국민연금은 흑자다. 흑자인 이유는 돈을 받는 사람보다는 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인데, 돈을 내는 가입자들이 얼마 후 다 수급자 위치로 전환되면 갑자기 지급액이 늘어난다. 그러면 남아있던 기금을 조금씩 빼 쓰는데 2055년 되면 다 없어진다. 그래서 기금이 소진되면 받을 수 없을까 우려하는데, 국가가 책임져서 지급을 할 거다.

문제는 국가가 지급하려면 재원을 조달해야 할 텐데, 그 시점에 국민들에게 세금이나 혹은 국민연금보험료를 더 내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다.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이 무척 커지는데, 우리는 똑같이 급여구조에서 9%를 내고 있지만 기금이 소진된 상태에서 보험료로 연금을 지급하려고 하면, 그 시점의 가입자들은 우리보다 4배, 약 36%정도 내는 걸로 재정 계산이 나온다. 그러니까 기금이 소진되어도 국가가 주는데 그때 후세대들의 부담이 엄청 커진다는 거고, 그거를 막기 위해서 지금부터 우리부터 좀 올려가자는 거다.

김능구 :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시민단체 운동을 계속 해오신 분으로서, 남은 대선 기간 동안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토론을 하고 차기 정부에서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부탁드린다.

오건호 : 이제 한 달도 채 안 남았는데, 차기 정부에서 꼭 해야 할 것을 대선 운동기간에 토론하고 합의해주면 좋겠다. 첫 번째는, 좀 단기 과제인데 전월세 계약 갱신건이다. 2년 세입자로 살면 2년을 더 살 수 있도록 보장되어 있는데, 2년 플러스 2년에 끝난다. 그게 올해 7월인데, 또다시 전세 가격 때문에 고통받는 분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서구의 나라들은 계약 갱신을 2년 씩 한정하지 않는다.

어차피 집을 세놓으신 분들은 누가 살든 월세나 전세를 제대로 내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 그래서 계약 갱신의 연도를 정하지 말자는 것이고, 올해 7월에 신규계약을 할 때도 전월세 상한 적용을 받아서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지 않는 조치가 긴급히 필요하다. 대선 후보들께서 약속해 주시기 바란다,

연장선에서 저는 부동산 가격을 하향시키는 방향으로 국가 정책의 노선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선기간에 후보들끼리 합의하셔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해소시킬 수 있는 아주 점진적인 방식의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화의 비전’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청년들도 그렇고 집 없는 절반의 세입자들은 미래에 대해서 뭐 하나 설계할 수가 없다. 굉장히 심각한 지경이라 부동산 가격을 꼭 잡아야 된다. 단기적으로는 계약갱신을 보장해주고,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합의하고,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되든 강력하게 추진해주기를 부탁한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증세' 얘기 안하실 것 같은데 이러면 다른 여러 정책 추진에 장벽으로 작동한다. 코로나 재난지원금때도 경험했듯이, 국가 채무에 일부 의존할 수 있지만 그걸로 다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지금도 적자구조다. 증세에 대해서도 담대하게 추진해주시길 바라는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최고세율을 올리는 방식의 시효는 이제 끝났다. 5천만 국민 모두와 속 시원하게 터놓고,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신뢰 있는 쓰임새에 정책 비전을 같이 결합시켜서 제안해 달라. 그러면 우리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책임 있게 증세에 참여할 거다.

김능구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오건호 정책위원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리 삶에서 떨어질 수 없는 복지 문제에 대해서 10여 년 동안 계속 주창하고 계시는데, 많은 변화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각 당의 후보와 정책 담당자들이 오늘 인터뷰를 많이 참고하시고 실제로 내일의 대한민국을 설계하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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