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당, 정치의 격 한껏 떨어트려…올해 안에 한국당보다 높은 지지 목표”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보수 정당 분당을 선언하고, 개혁보수를 천명한 바른정당의 19대 대선 결과는 4위였다. 보수 적통 경쟁을 벌인 자유한국당에 비해 턱없이 모자른 성적표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러나 아쉬움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 新(신)보수를 향한 바른정당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舊(구)보수는 개혁의 대상이라는 바른정당의 의지는 더욱 불타오른다. 김세연(3선‧부산 금정구) 바른정당 의원을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김 의원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당 내부적으로는 살림살이를 도맡는 사무총장으로서 중책을 수행했고, 외부적으로는 유승민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을 뒤에서 꼼꼼히 챙기며 묵묵히 소임을 다했다.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유 후보의 선거를 뒷받침하며 ‘개혁보수의 길’을 국민에게 설파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한국당의 “배신자” 공세에 대대적인 반박으로 나서지 않았다. “상식적이지 않다”는 이유였다.

바른정당은 새로운 정치 실험을 하고 있다. 지역 이념중심의 정치를 세대와 계층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저희는 1987년 대선과 1988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3김 시대, 즉 지역 기반과 인물 중심의 정치 구도를 근본적으로 해체하는 작업의 선봉에 서 있다”면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면 분명히 의미 있는 변화가 완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의원은 “보수의 분화가 정당에서 시작됐고, 지지기반에서도 보수층의 분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한국당과의 보수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한국당의 상황은 다르지 않다. 개혁의 칼날을 세우고 들어온 인명진 비대위원장도 친박에 의해 초라한 모습으로 나갔다”고 꼬집었다. 특히 “홍준표 후보의 행태나 한국당이 대선 후보를 뒷받침하며 움직였던 모습은 구보수의 말기 정당 같다”면서 “이번에 한국당에서 정치의 격을 떨어트릴 수 있는 만큼 떨어트렸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보수의 사명에 대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동안 보수가 경험하지 못했던 젊은 층으로부터의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면서 “전 세대 전 지역에 고른 지지를 받도록 항상 통합적 관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른정당은 새로운 보수, 따뜻한 보수, 개혁 보수의 노선을 흔들리지 않고 정치 생명을 다 던진다는 각오를 하고 나온 사람들이 모여 있다. 흔들림 없이 이 길을 가겠다”고 역설했다. 한국당이나 국민의당과의 통합 연대가 아닌 ‘자강론’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음은 김세연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 바른정당이 신생 정당인데다 대선 막판 13명의 집단 탈당으로 분열되면서 상당히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 대선 총평을 해본다면.

- 전례 없는 다자구도 속에서 치러진 지난 대선이었다. 특히 보수는 나뉜 상태에서 각각 출마를 하게 됐다. 그에 앞서서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분화됐기 때문에 다들 적응하기 쉽지 않은 선거였다. 모든 정당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치권에 제대로 된 경쟁구도가 오랜만에 갖춰졌다. 특히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제대로 된 다자구도가 형성이 잘 안 되다가 이번에 30년 만에 다자구도 속에서 대선이 치러졌기 때문에 국민들께서는 다양성에서 나온 역동성을 상당히 체감하실 수 있었던 선거였다고 본다.

▲ 1988년 13대 총선 이후 3당 합당으로 만들어진 보수 정당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한 번도 보수가 분당 된 적은 없었다. 이번에 분열 움직임이 있을 때도 일부가 탈당 하더라도 분당 수준은 안 될 것이라 했는데 결국 분당이 됐다. 왜 그렇게 됐다고 보나.

- 조금 시점을 앞서 짚어보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2011년 말부터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참여하신 김종인 전 대표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약속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치권과 거리를 두다가 20대 총선 직전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했던 말이 기억난다. 당시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이끌면서 야권 분열이 돼 있었기 때문에 그냥 두면 일본의 자민당처럼 보수 정당이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않고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야권의 분열로 인해 영향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한국의 무너진 야당을 복원하기 위해서 간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그때는 탄핵 사태가 올 것이라 상상하지도 못하던 시점이었다. 보수 정권에서 일어났던 일에 원죄 의식을 가지고, 제대로 된 보수개혁을 추진하려 했던 여러 시도들이 번번이 개인숭배 집단화 돼 버린 당시 새누리당 내의 일부 친박 또는 진박들로 인해 번번이 가로막혔고, 도저히 돌파구 탈출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결단이 분당 사태로까지 오게 됐다. 작용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보수의 기틀을 새로 만들어야겠다는 반작용이 크게 나와 바른정당의 창당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 바른정당으로서는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당시 유승민 의원은 탈당 이전에 당의 쇄신을 위해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했다. 끝까지 탈당은 다른 문제라고 했는데 결국 탈당했다. 탈당을 하지 않은 한국당 특히 친박에서는 바른정당을 향해 배신자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고, 태극기 집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배신자 프레임이 통했다. 이 같은 비난에 바른정당도 할 말이 많을 텐데,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적나라한 정면 승부는 하지 않는 것 같다.

- 여러 고심을 했다. 마지막까지 배신자 프레임을 깨트리기 위한 전면전을 안 했다고 보시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두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실제로 바른정당에 있는 사람들이 배신을 했느냐? 저희는 도저히 털끝만큼도 인정할 수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얀 코끼리의 오류라는 것이 있다. 하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하얀 코끼리가 생각이 나게 되는 프레임에 말려 들어가 버리는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그보다는 개혁보수의 길에 대한 긍정적 가치에 대해 설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내부적인 토의를 거쳐 결론을 냈다. 창당 초기에는 사실 반박하던 때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시기를 거치면서는 내부적인 합의가 도출 됐다. 또 한 가지는 배신자라고 보는 국민들이 주로 어떤 분들이냐의 문제다. 진보 중도 성향의 분들이 볼 때는 한국당의 주장이 전혀 상식이 맞지 않는 얘기이기 때문에 배신자 프레임을 말 하는 사람 자체가 이상하게 보이는 구도 속에서 이런 분들께 우리가 배신자가 아니다 라고 얘기하는 것이 좀 어폐가 있다고 봤다. 바른정당에 있는 사람들이 배신자라고 확신하는 분들께는 설득으로 통하지 않는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사실 그런 대화가 오가다 보면 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의 성격이 민주공화국이냐 군주국이냐는 약간 초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질문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논쟁에 계속 빠져 들어가는 것이 의미나 가치로서 회의적이었다.

▲ 이번 대선은 TV토론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유승민 후보는 토론에 대해선 잘했다는 평이 나오는데, 잘한 부분이 주적이라든지 사드를 제기하면서 진보와 보수를 대변하는 문재인 홍준표 후보를 오히려 결과적으로 더 지지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새로운 보수를 지지하는 분들에게 이제 보수가 바뀌어야 하는 부분에 큰 울림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나.

- 총 6번의 TV토론이 있었다. 후발주자의 입장 또 정당 의석 규모로 봐서 제4당의 입장에서는 판도를 바꾸기 위해 공세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1, 2, 3차 토론회까지도 그런 면이 있었다. 그때 주된 주제는 외교 안보를 포함하는 정치 분야였고 주관하는 방송사에서 준비했던 토론의 영역들도 외교 안보가 주된 논의가 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정전 사태에 있는 남‧북한 대치 현실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 안보에 대한 정체성 관점은 너무나 중요한 요소였다. TV토론은 후보들의 생각을 제대로 검증해내기 위한 목적의 검증 차원에 있는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그런 이슈들이 보수나 진보의 양강 후보들에게 득이 돼 버린 결과가 나온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국가 안보에 대해서는 확고한 정통 보수의 길을 걸어온 유승민 후보가, 또 그와 궤를 같이 하는 바른정당 입장에서 당연히 문제를 제기했었어야 했고,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명확하게 국민적으로 검증이 되었어야 하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생각한다. 토론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사회 경제적인 문제들 국민연금, 증세 같은 경제복지 정책들에 전문성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는데 초반 인상이 강했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

▲ 구보수는 죽고 신보수에 희망을 걸도록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보수가 왜 지금 사실상 죽었다고 선언하는 건지 뭐가 문제인지 어느 순간 집중됐어야 하지 않았나. 설득이 약했다고 보지는 않나.

- 언론에 비공개된 상태에서 의원총회를 거쳤는데 생생하게 보이는 현장감 있는 부분이 약하다보니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면이 없지 않았나 싶다. 탄핵 사태 초기 이정현 당대표가 막무가내 식 버티기가 있었다. 사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당대표의 탄핵이나 소환제도가 없었던 이유는 당대표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를 했던 것이 너무나 당연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정현 대표는 막무가내 식으로 버티기를 하면서 당에 새로운 주도 세력이 등장해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고 당이 재건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됐다. 저희는 마지막까지 노력했다. 원내지도부 경선에 출마해 승부를 걸어봤고, 비대위원장으로 국민적 신뢰와 개혁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유승민 의원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당 내 상당한 공감대가 있었음에도 모든 것이 다 봉쇄 돼 버렸다. 현실적으로 자생력이 있는 자정 역량이 있는 정당이라면 의총에서 문제 인식을 공유하게 된다. 소수로 출발했을지라도 중도에 있는 분들이 차후 합류를 해 다수 의견이 형성 돼 변화를 완성하게 되는데, 그 중간 단계에서 더 이상의 변화를 이끌어 낼 여지가 실질적으로 없어진 상태라고 봤기 때문에 분당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한국당의 상황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혁의 칼날을 세우고 들어온 인명진 비대위원장도 친박에 의해 초라한 모습으로 나갔다.

▲ 진보정당은 분당이 되면 각자의 지지 세력이 따로 존재한다. 당의 기반을 일정 가지고 출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보수 정당 지지자들은 밑으로 내려갈수록 하나다. 구분이 안 된다. 그러다보니 뛰쳐나온 분들이 생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동안 분당을 접은 경우가 많았던 이유다. 바른정당은 초기 지지율이 17%까지 나왔다.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나뉘어졌다고 보나. 앞으로 한국당과 차별화 된 바른정당을 지지하는 보수 국민들은 늘어날 것이라 보나.

- 바른정당은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기존 정당 정치에 기반이 되는 지역적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을 하다 보니 초기의 취약성은 당연히 내재될 수밖에 없다. 정당 지지율이 초기보다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보수의 분화가 정당에서 시작됐고, 지지기반에서도 보수층의 분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 맹목적 보수와 합리적 보수가 구분이 되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세대적으로 60대 70대 이상으로 가면 유년기에 일제 강점기를 겪고 6.25 전쟁과 산업화‧민주화를 경험한 우리 역사의 산증인 세대에서는 특히 좌우갈등 속에서 보수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가 체화 돼 있다 보니 보수 정당이 분화된 것에 대해 아주 못마땅해 하시는 부분이 있다. 이번 대선에서 2% 지지율의 출구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30대는 8%대, 20대가 13%대로 저희 지지율이 올라간다. 6~7배 수준으로 세대 간 지지가 다르다. 따라서 저희는 1987년 대선과 1988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3김 시대, 즉 지역 기반과 인물 중심의 정치 구도를 근본적으로 해체하는 작업의 선봉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이념중심의 정치 지형을 세대와 계층 중심의 21세기형 정치 질서로 새롭게 그려야 한다. 지금까지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보니 당황한 대목이 없지 않아 있었고, 언론이나 국민도 비슷한 느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저희가 흔들림 없이 나아가면 분명히 의미 있는 변화가 완성될 것이라 본다.

▲ 많은 이들이 바른정당으로 탈당해 간 것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정당이 필요했기 때문에 반 총장과 함께 보수의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했다는 얘기들을 한다. 한국당으로 다시 복당한 사람들도 그래서 배신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반 총장의 합류가 무산되고 힘들어지니 통합이 필요했다는 논리를 대고 있다. 반 총장과 함께 하기 위해 당을 만들었다는 것이 맞는 말인가. 

- 바른정당 구성원들의 생각에 두 가지의 큰 흐름이 있었다. 반기문 대망론을 담을 수 있는 그릇 역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대를 위한, 집권을 위한 정당이라는 나름의 성격과 의미 부여를 하고 나온 분들이 계셨고 또 하나의 분명한 흐름은 보수를 궤멸시키고 스스로 무너져 내리면서 이 땅의 건전한 보수 정치 자체를 망가뜨리는 새누리당에서는 더 이상 정치를 할 수 없다는 보수 개혁의 길에 정치 생명을 던지겠다는 각오를 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부분을 누가 얘기하느냐에 따라 바른정당의 출발에 대해 견해차가 있었던 것 같다.

▲ 두 가지 흐름이 결합된 건가?

- 새누리당에서의 문제점, 적폐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시작했는데 중간에 몇 번의 정치적 고비들을 거치면서 초기에 그런 관점의 차이가 중도에 탈당하신 분들의 결정에까지 미친 것 아닌가 생각한다.

▲ 87체제의 다른 면은 지역구도 정립이었다. 87체제를 뛰어넘는 하나의 정치적 실험이라고 볼 수도 있는가?

-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당은 대선을 거치면서 대선 이후 지지율이 절반으로 반 토막 났다. 반면 바른정당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경우에는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과 이념에서 중도를 지향하는 노선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정당이다 보니 아무래도 두 기반 중에 특히 지역이 흔들리면서 위기를 맞게 된 걸로 분석 된다. 바른정당은 위험부담은 더 크지만 근본적인 정치 지형 재편을 위해 새로운 보수, 따뜻한 보수, 개혁 보수의 노선을 흔들리지 않고 정치 생명을 다 던진다는 각오를 하고 나온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이 길을 가면 국민들께서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 뜻을 알아주시리라 믿고 있다.

▲ 집단 탈당 사태가 벌어졌을 때 바른정당이 공중분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동시에 오히려 지지율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급속도의 상승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지지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 얘기했다. 오히려 남아 있는 사람들의 가치가 더 발현될 것이라는 추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두 자리 수의 득표율을 얻지 못했다. 기대는 했나.

- 창당 100일 만에 대선을 치르는 입장이었다. 사실 우리나라 선거 현실에서 아무리 토론이나 SNS를 통한 대국민 접촉이 이뤄진다 해도 실제 물리적인 기반 자체가 예를 들어 소위 조직력으로 표현되는 여러 기반들에 있어서 큰 차이를 두고 출발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득표나 득표율을 기록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지 않아 있지만 첫 발걸음을 뗀 걸로 생각한다.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다음 단계로 더 성장하겠다.

▲ 대선이 시작되기 전 선거자금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바른정당이 과연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자금이 될까라는 얘기였다. 자금 문제 때문에 오히려 연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얘기도 있었다. 이혜훈 의원은 줄여서 꼭 필수적인 부분만 하기 때문에 100억 원 이상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부분은 준비 돼 있다고 했다. 실제론 어땠나.

- 유세차를 보면 민주당 한국당 국민의당은 300대를 훨씬 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앙당에서 직접 시‧도당 당협의 차량 비용까지 다 부담했다. 선거사무원도 중앙당 경비로 다 충당했다. 바른정당 유니폼을 입고 다닌 선거 사무원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대략 다른 당의 10분의1도 안 될 것으로 본다. 방송연설에 있어서는 44일까지 할 수 있는데, 전체 시간을 다 방송사로부터 구입하면 예산이 100억이 넘게 들어간다. 저희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44일 다 채웠고, 한국당은 도중에 파산 위험이 있다는 논란이 있고 난 뒤 11회로 줄였다. 인터넷 광고, 포털의 배너광고는 한 구좌를 구입하는데 15억 원이 든다. 저희는 신문 인터넷 광고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 TV 라디오 광고는 최대 10억 원 정도로 제한적으로 집행했다. 다른 정당들은 이보다 같거나 많았을 것이다. 유세차는 저희 중앙당에서 직접 제작한 차가 17대다. 각 당 당협에서 제작한 경우도 있었는데 수도권 같은 경우는 3~5개 당협들이 뭉쳐서 공동 제작해 시간 날짜 단위로 공유하면서 쓴 경우도 있었다. 중앙당에서 만든 차량 17대와 각 당협 단위로 만든 33대가 운용됐다. 여기에는 당협위원장 개인 승용차의 지붕에 스피커를 얹은 차량도 있었고, 전기 스쿠터에 패널을 부착해 다닌 차량도 1대로 카운트가 된다. 또 자전거 5대에 스피커를 얹은 것도 차량으로 등록이 됐다. 정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했다. 거대정당들은 시‧도당에 메인 차량을 5톤짜리를 쓴 곳도 있다. 저희는 당협위원장들이 중앙당 예산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사비로 들여 눈물겨운 운동을 했다. 국민들께서 이렇게 상세한 내용까지는 몰라주신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정신을 갖고 임하고 있기 때문에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계신 분들이 보시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 대선은 후보 게임이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보수를 결집시킨 것은 인정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본인도 보수 복원에 만족하겠다는 얘기도 했는데, 막말 논란이라든지 보수의 격을 떨어트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떻게 평가하나.

- 홍준표 후보의 행태나 한국당이 대선 후보를 뒷받침하며 움직였던 모습을 진단 해보자면 구보수의 말기 정당 같은 해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제대로 된 역량과 품격을 갖춘 후보로는 하기 어려운 막말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막말을 하고도 대통령에 당선된 미국 트럼프 같은 대통령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정치가 항상 경멸의 대상이 되고 희화화된 현상들이 반복 돼 왔는데, 이제는 거의 생각하기 어려운 수준에 가깝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에 한국당에서 정치의 격을 떨어트릴 수 있는 만큼 떨어트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

▲ 세대별 지지에서 2030 세대들이 바른정당에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는데, 그것은 어디서 연유했다고 보나.

- 기본적으로 진보정당들이 갖고 있는 근원적인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 정치권의 사명을 그에 대비해 설명 하자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보수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정부의 재정 규모를 볼 때도 당장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가 가용 가능한 경제적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끌어다가 정부 재정에 반영해 집중하게 되면 모든 사람이 다 단기적으로는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10년 20년 30년이 지났을 때 과연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 연금 문제, 정부 부채 1400조 원 중에서 절반이 연금 부채로 있다. 공무원 연금이 처음 도입될 때, 김대중 정부에서 연금 개혁을 한다고 하면서 실제로 그에 대한 보상으로 공무원 급여 현실화라는 명목으로 공무원 보수를 대폭 높이면서 극심한 적자 구조가 예견 됐는데, 이제 현실화 됐다. 앞으로 더 빠르게 심화 돼 갈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국민들께서 제대로 아신다면 지금 정부 재정으로 거의 모든 문제를 다 풀 수 있을 것처럼 하는 진보정당들의 얘기들의 허점이 무엇인가를 쉽게 간파하실 수 있을 것이다. 꼭 논리적으로 따져보질 않더라도 본능적인 위기의식, 내지는 경계심이 발동될 것이다. 세대별로 경험한 안보에 대한 체험들은 다르다. 예를 들어 60대 70대의 안보 체험이 6‧25전쟁이었다면, 40대 50대의 안보 체험은 70년대 80년대 권위주의 정권에서 반공을 국내 정치적으로 계속 활용했던 반감에서 형성된 안보관이다. 20대 30대가 가지고 있는 천안함 연평도가 심어준 안보관은 이와 다를 수밖에 없다. 그에 가장 부합하는 포지션에 바른정당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더 진보된 정당들에 대한 지지도가 저희보다 높지만, 이 세대의 체험과 일치하는 노선에서의 대시를 나름대로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 한국당은 젊은 층에 대한 지지는 거의 포기한 듯한 모습들을 보이는데, 바른정당은 그렇지 않다는 건가?

- 한국당과는 거의 정반대의 입장에 있다. 물론 정당이라는 것이 국민 분열적 관점을 가지면 안 되기 때문에 전 세대 전 지역에 고른 지지를 받도록 항상 통합적 관점에서 노력할 것이다. 그동안 보수가 경험하지 못했던 젊은 층으로부터의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 지형에 근본적인 변화를 충분히 시도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 본인의 선거를 치르면서 젊은 층의 반응도 느끼고 했을 텐데, 그때와 대선 과정에서 느낀 바른정당에 대한 젊은 층의 반응이 확연히 다르다는 건가?

- 그렇다. 제 지역구에서 과거 새누리당 득표율이 가장 낮았던 지역은 부산대학교 학생들의 원룸이 집중적으로 형성 돼 있는 장전1동이었는데, 이번에는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왔다. 두 자리 수를 넘겼다. 그리고 그런 수치보다 만남의 대화 속에서 감지할 수 있는 민심의 흐름이 있다. 특히 지역에 가면 60대 70대를 넘는 분들이 저에게 질책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특히 50대 초반부터 40대 30대로 내려올수록 힘내라고 하는 응원의 목소리를 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듣고 있다.

▲ 홍준표 후보는 대선 TV토론 때 탈당하는 사람들을 만났더니 유승민 후보가 덕이 없다고 했다. 한국 정치 특유의 친화력이 없다는 표현 아닐까.

- 유승민 후보를 만나서 마음을 터놓고 조금이라도 얘기를 나눠 보신 분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을 것 같다. 정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정치적인 견해가 모든 사람이 다 일치할 수는 없지 않겠나. 여러 가지 서운함의 표현이 그러한 이유로 설명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유 후보는 아주 소탈하다. 강자에 대해서는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약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마음 아파한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접하고 나면 오해는 불식될 것이다.

▲ 유승민 후보가 돈을 안 쓴다는 얘기도 있었다.

- 전통적인 대선, 특히 최근에 와서는 선거 투명성은 몰라보게 바뀌었는데 이전의 보수 정치권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스타일로 정치를 하다보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경우가 있었다. 본인의 철학과 가치에 아주 충실하게 가면서 노력 하는 것과 주로 관계 형성에 주력하는 정치 스타일과의 차이가 어느 정도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 집단 탈당 이후 후원금도 많이 들어오고, 당원 증가도 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대선 이후에도 당원 가입 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5월 2일 집단 탈당 직후인 3일과 4일에는 많을 경우 온라인 당원가입 포함 2300명이 가입할 정도였다. 아무도 당원으로 가입하라는 얘기를 못하는 상태였다. 오프라인 당원가입은 선거법상 선거기간 동안 금지되기 때문이다. 순수 본인들이 자발적으로 당원가입을 한 것이다. 후원금의 경우 대선 후보 후원계좌가 3월 27일 개설됐는데, 5월1일까지 2억8천만 원 정도 들어왔다. 5월2일 이후에는 5일 동안 5억 원이 넘게 들어오고, 그로부터 7일 정도 뒤에는 7억 원 넘게 들어왔다. 자발적 참여가 상당히 높아졌다. 창당하면서 당원 가입 하신 분들과 그 이후에 당원 가입하신 분들을 비교해보면 다른 점을 알 수 있다. 책임당원 요건은 6개월 이상 월 천 원 이상의 당비를 납부하신 분들인데, 천 원으로 가입하신 분들보다 오천 원이나 만 원을 매월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며 가입하신 분들이 훨씬 숫자가 많다. 근본적으로 시민의 자발적 정치참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현재는 집단탈당 직후처럼 폭발적이진 않지만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 6월26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 전당대회가 아닌 당원대표자회의로 선출한다. 전대는 고비용 정치구조의 핵심 원인 중 하나다. 체육관에서 만 명씩 모이는 행사를 하게 되면 전국 각지에서 버스를 타고 하루 전체를 들여오는데 실제로는 당협 위원장이 바라는 대로 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비용 정치구조를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천 명 이내의 당원대표자회의로 최고회의기구를 설정했다. 참석하는 당원들은 새누리당의 형식대로 쓰자면 전국위원회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시도의회 의장단, 사무처 당직자, 보좌진협의회에서 추천하는 분들, 각 당협에서 추천하는 분들 등이 포함된다.  

▲ 젊은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주장되고 있다. 여기에 유승민 전 후보와 김무성 전 대표의 이름도 거론되는 등 크게 두 가지 흐름인 것 같다.

- 일단은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원대표자회의 일정도 발표됐다. 중간에 변수가 더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출마 의사를 밝히는 분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경선을 통한 당 지도부 선출이 이뤄진다. 유승민 후보나 김무성 전 대표는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대선 이후 국민의당과의 통합이나 정책연대, 혹은 한국당과의 통합 연대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 계속 쟁점이 돼 왔던 논란의 주제다. 한국당 현재의 모습 그대로 저희와 통합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분명히 말씀 드린다. 뼈를 깎는 자기 개혁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조치가 있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3년 당원권 징계를 풀고 있으니 국민들께서 과연 한국당이 존재 가치가 있느냐에 대해 심각히 의문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의당은 선거 과정에서도 계속 문제 제기가 되었지만, 특히 국가안보의 시각에서 바른정당의 관점과는 너무나 다른 관점을 가진 측면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 정리가 있지 않고서는 국민의당과의 어떠한 논의도 어렵다는 생각이다.

▲ 정책연대는 어떻게 보나.

- 사안별로 저희가 추구하는 노선이나 정책과 일치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당연히 국민들을 위해 국민의당 뿐만 아니라 어떤 정당과도 힘을 합해야 할 때는 합해야 하는 것이다. 동의가 안 되는 부분들은 하기 어렵고, 비판을 해야 될 대목은 확실하게 해야 될 것이다.

▲ 앞으로 바른정당이 꼭 나아가야 할 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 과거 새누리당이 보여 왔던 행태에서 반성하며 출발하는 부분이 하나 있고, 미래 지향적으로 앞으로 만들어나가야 될 미래상에서 출발하는 것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해야 될 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선 과정에서 저희가 어떤 노선을 견지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한다. 국가의 정체성, 정통성에서는 대한민국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당당하게 펼쳐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논란이 되는 여러 정치적 쟁점들의 근원을 따라가 보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공동체가 부끄러운 존재냐, 자랑스러운 존재냐 여기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어가는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대한민국의 근원, 출발에 대한 인식 문제가 있다. 또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 작동 원리를 보자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축으로 하는 것이 여러 국가들이 사회주의 체제, 아주 규모가 크고 정부의 역할이 큰 시스템을 실험했다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입증된 다음에는 상당부분 시장경제 질서를 강화하는 개혁들을 최근 10년간 하지 않았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정부의 규모와 역할, 민간의 활력을 어떻게 높여 갈 것인지 고민하겠다. 재벌 체제로 대변되는 이전 시대 패러다임의 극복을 통해 이 시대에 맞는 시장경제 시스템이 보다 더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내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경제 사회적으로 어필 하겠다.

▲ 보수 내에서 국민들로부터의 선택에 변곡점이 생길 수 있을까?

-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당에서 중요한 것이 선거인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가능하다고 보나.

- 변곡점이 하나가 될 수도 있고, 복수가 있을 수 있다. 올해 안에 한국당보다는 국민 지지를 광범위하고 높게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조직력의 차이에 대한 부분을 빠른 속도로 준비해 나가면 지방선거 때 분명히 지금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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