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협의회’ 구성 동의여부 문자 발송, 158개 단체 문자도 제대로 못 보내는 정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송진영씨가 공개한 10.29참사 희생자 고 송채림 씨 사진.[출처=TBS]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송진영씨가 공개한 10.29참사 희생자 고 송채림 씨 사진.[출처=TBS]

[폴리뉴스 정찬 기자] 10.29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담화문 수준의 사과’를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정부와 지자체 ‘책임회피’ 행동들이 여기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10.29참사 희생자 고 송채림 씨의 부친 송진영 씨는 29일 오전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현재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정부의 태도를 바꾸려면 저는 개인적으로, 아니 유족들의 뜻이기도 하다. 대통령님의 그냥 유감 표명이 아니고 공식적인 진심을 담은 담화문 발표 수준의 사과가 먼저 시작이 돼야 이 정부의 태도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치안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경찰을 동원할 권한을 거론하며 책임회피적인 태도를 보이는 부분을 지적하고 “이런 모든 태도들이 거기서부터 대통령님이 사과를 안 하기 때문에 저는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유가족들도) 비슷한 생각들을 공유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 송 씨는 이번 참사에 대해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존에 있던 매뉴얼들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참사”라며 “어디 행사장이라든가 하다못해 길거리 지나다 교통사고가 나도 경찰이 쫓아와서 진행시켜 주고 복잡한 곳에 가면 항상 경찰들이 와서 통제해 주고. 이게 기본적인 우리나라 매뉴얼이었다”고 기본 매뉴얼이 준수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이어 “본인들도 잘못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러면 사과를 해야죠. 아니, 길거리를 지나다가 옆에 사람 발을 잘못 밟아도 저희는 사과하지 않나? 그런데 왜 사과를 안 하는지 저는 도대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거듭 사과를 요구했다.

또 한국언론들의 유가족 취재와 관련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명단 공개는 패륜이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아무도 누구도 취재하지 않았다. 당시 제가 일본 언론 취재 요청이 들어와서 취재를 했는데 취재가 끝나고 나서 기자가 했던 말이 ‘한국 기자들이 이상하다’였다”고 전했다.

이에 송 씨는 일본 기자에게 “뭐가 이상하냐, 우리나라 기자가”라고 물었더니 “‘취재를 안 한다. 심지어는 가만히 사무실에 앉아서 복붙(복사해 붙이기) 한다고’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기자가 아닌 제가, 우리나라 국민인 제가 창피하더라. 아무 말도 못 하겠더라”고 한국언론의 태도에 대해 말했다.

최근의 언론의 주목과 관련 “(유가족)기자회견 이후에 언론들이 관심을 가져 주고 이렇게 하고 있지만 이게 또 금방 식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이러면 금방 관심이 줄어들면 저희는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다. 그래서 조금 더 오래 관심을 가져 주고 이렇게 했으면 한다. 제가 지금 가장 염려하고 하는 건 그런 부분”이라고 했다.

정부가 지난 24일 유가족에게 ‘유가족협의회’ 구성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문자를 보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에 “저는 못 받았는데 그날 (유가족)단톡방에 낮에 그런 공지를 받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올린 글을 봤다”며 “대부분의 다른 분들은 ‘나는 문자를 못 받았다’, ‘나는 문자가 안 오니까 그 전화번호 좀 가르쳐 줘라, 나도 가서 전화해 가지고 찬성하게’ 이런 분들까지 계셨다”고 전했다.

정부에서 보낸 문자 내용에 대해 “‘유족협의회 찬반 여부를 묻습니다. 24일 18시까지 답이 없으실 경우에는 의견이 없는 걸로 알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왔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둘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유족들을 계획적으로 우롱하고 있거나 아니면 1년에 600조 예산을 쓰는 정부가 158개의 단체 문자 하나도 제대로 못 보내는 정부라는 생각이 딱 들었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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