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은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3분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기준으로 OECD 성장률 평균을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 1%대 저성장이 예고되고 이미 수출 부진과 내수 둔화 등이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정체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1분기 0.6%, 2분기 0.7%로 각각 OECD 회원국 평균인 0.3%와 0.5%보다 높았지만, 3분기 들어 역전됐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올해 연간 성장률이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을 밑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1996년 OECD 가입 후 우리나라 성장률이 회원국 평균보다 낮았던 경우는 1998년(-5.1%)과 지난해(4.1%)밖에 없었다. 1998년은 우리나라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직후였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4.4%)이 큰 폭 추락한 반면 우리 경제는 소폭 마이너스(-0.7%)로 선방한 기저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 제외하면 큰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우리 경제가 OECD 평균 성장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 될 것이라는 게 OECD의 관측이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갈수록 하락한 반면, OECD는 역동적인 신흥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성장률 격차는 2010년대 들어 1∼2포인트(p)대로 줄었고, 최근 2년에는 마침내 역전 위기에 처했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OECD 성장을 주도하는 상위권 국가에서 중위권으로 추락한 셈이다.

문제는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OECD는 최근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8%를 제시했다. 지난 9월 전망치(2.2%) 대비 0.4%포인트(p) 하향 조정한 가운데, 물가 상승과 고금리에 민간 소비가 제약되고 반도체 경기의 하강 등이 수출 둔화의 압력으로 작용해 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에서 보는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p 하향 조정했다. 이런 전망치는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경제전망 발표 후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 흐름이 이어지다가,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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