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 위믹스 거래지원종료 결정
위메이드 대표 “위믹스 상장폐지 업비트의 갑질” 반발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위메이드 사옥
▲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위메이드 사옥

[폴리뉴스 김성은 기자] 가상화폐 '위믹스'(WEMIX)가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결정(거래지원 종료)을 받으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위믹스 발행사인자 게임사인 위메이드의 주가는 추락했고, 가상화폐 시장 뿐 아니라 충격파는 게임사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위메이드가 거래소 별로 ‘가처분 신청’에 나서겠다며 반격을 준비 중이지만 이미 심각한 내상을 입은 터라 회복의 수순이 장기화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초유의 위기를 맞은 위메이드의 불록체인 사업 뿐 아니라 역량을 모아 추진 중인 게임 개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닥사 ‘위믹스’ 상폐…유통량 위반 등 가상자산 ‘신뢰 훼손’
 
지난 24일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는 위믹스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위믹스가 상장된 거래소는 빗썸, 코인원, 업비트, 코빗 등 4곳이다. 닥사가 위믹스 상장 폐지를 결정한 이유는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이다.

닥사는 부정확한 유통량 정보에 관해 투자자들에게 적시에 명확한 정보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27일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닥사는 2주일간 소명 자료를 검토해 최종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0일과 17일에 두 차례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1주일 연장했고 이날 최종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위믹스 거래 지원은 다음 달 8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상폐 결정 소식에 이날(24일) 코스닥시장에서 위메이드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가격제한폭(29.89%)까지 하락한 1만6천8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고 해당 가격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코스닥에 상장된 위메이드 계열사 위메이드맥스(-29.92%), 위메이드플레이(-29.93%)도 가격제한폭까지 내린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위메이드 그룹 상장사들은 개장 이후 매도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정적·동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이날 주가 급락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4위(전 거래일 종가 기준)에서 28위로 14계단 추락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5천678억원이 증발했다.

증권가는 이번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으로 위메이드의 플랫폼 확장세가 움츠러드는 등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위믹스 상장폐지로 블록체인 사업 위기 직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위메이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 주가는 기존 7만원에서 5만1000원으로 27%나 내렸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믹스 플랫폼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는 불가피하며 온보딩(연동)을 고려하는 게임사들의 부담 증가로 플랫폼 확장세는 둔화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 100개 게임 온보딩을 달성한다는 목표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짚었다.

게임업계에서도 이번 상장 폐지 사태로 위메이드가 입을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측을 내놓고 있다. 위메이드는 그간 여러 국내외 기업 투자와 파트너십 체결로 위믹스 생태계 몸집을 불려왔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트너사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P2E 게임 경제의 근간이 되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폭락하면 수익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하던 플레이어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게임사가 발행한 가상화폐도 전날 위믹스 상폐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 장국현 위메이드 대표 “업비트의 슈퍼 갑질”…가처분 신청 등 반격 예고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가 전날 거래지원 종료 사태를 맞은 데 대해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시작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는 24일 긴급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어 "우리가 유통계획을 제출한 거래소는 업비트 단 한 곳뿐"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닥사의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을 비판했다.

장 대표는 "업비트에 '당신들이 정의하는 유통량이 무엇이냐'고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준 적이 없다"며 "거래 지원 종료 사실도 거래소 공지를 보고 알았고, 어제까지도 소명 자료를 제출했는데 무엇이 불충분했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장 대표는거래소들이 위믹스에만 과도한 기준을 적용했다고도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금도 업비트에 들어가면 유통 계획을 밝히지 않은 코인이 부지기수"라며 "유통 계획이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그걸 받지도 않고 상장을 시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불공정함을 저희는 두고 볼 수 없다. 가상자산이라는 사회적 재산을 다루는 기업의 이런 처사는 사회악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거래소에 대한 가처분 신청으로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를 밟겠다고 밝히며 "재판부에 여러 증거를 제출한 뒤에는 닥사와 나눈 이메일과 텔레그램 메시지, 화상회의 내용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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