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만배-남욱-유동규 [연합뉴스 자료사진]
▲ (왼쪽부터) 김만배-남욱-유동규 [연합뉴스 자료사진]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1년여가 지나는 동안 상황도 뒤바뀌고 있다.

부동산 개발로 4천억원대 이익을 챙긴 민간업자들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도개공) 기획본부장은 지난해 줄줄이 구속됐다가 최근 풀려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두 사람은 정권 교체로 검찰 수사팀이 새로 들어서면서 구속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로써 그간 서울구치소에 갇혀있던 '대장동 3인방'은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대장동 민간업자인 남욱 씨는 21일 0시 4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모친상으로 사흘간 구속집행이 정지됐던 김만배씨는 24일 0시 이후 풀려난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22일 도개공에 최소 1천8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함께 구속기소됐다가 올해 5월 각각 추가 구속 영장이 발부돼 1년간 수감 생활을 해 왔다.

검찰은 최근 대장동 일당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에 추가 기소된 공소사실들로 구속 영장을 한 차례 더 발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속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대장동 비리 사건으로 지난해 가장 먼저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0일 먼저 석방됐다. 유 전 본부장은 석방 후 검찰 조사에서뿐만 아니라 재판정을 오가면서 이 대표를 겨냥한 '작심 발언'들을 쏟아낸 가운데, 최근 남씨 역시 검찰 조사와 법정에서 석방 뒤 어떤 '폭로'를 내놓을지 관심이다.

김씨는 여전히 천화동인 1호는 본인 것이며, 유 전 본부장 등에게 이익을 나눠주기로 한 것은 진정성 없는 발언이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1천208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천화동인 1호 가운데 700억원이 '정진상, 김용, 유동규' 등 이른바 '이재명 측'의 숨은 지분이이었다는 유 전 본부장 등의 진술을 기반으로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구속했다.

유 전 본부장과 남씨가 '숨은 700억원'을 인정하는 입장으로, 석방 후 김씨가 변화를 보인다면 검찰로선 이 대표 측근들의 혐의 입증이 한결 수월해지게 된다.

검찰은 올해 정권 교체 후 수사팀을 물갈이하고 이 대표 측근들의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이달 8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8억원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먼저 구속기소했다.

곧바로 다음 날인 9일 이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인 정 실장의 주거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 열흘 만인 19일 구속에까지 이르렀다. 정 실장은 대장동 일당에게서 1억4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대장동 개발 이익(428억원 상당)을 나눠 받기로 약속한 혐의 등을 받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차 수사 과정에서도 이름이 거론됐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 이들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사람이 '증거 인멸 지시'나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정 실장의 경우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일 때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민간업자들에게 거액의 이익을 몰아주는 과정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의혹이 무성했으나, 지난해 1차 수사에선 유 전 본부장 등 관련자들이 이 대표 측 인사들의 연관성에 입을 닫아 유 전 본부장에서 수사가 멈췄다.

유 전 본부장과 남씨가 침묵했던 1차 수사와, 재판정과 검찰에서 이 대표에 불리한 '폭로'를 이어가는 최근 상황을 비교했을 때 바뀐 변수는 정권이 교체됐다는 점이다.

남은 관심은 검찰이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 이어 이 대표의 연루 의혹까지 밝혀내느냐다. 검찰은 구속한 정 실장을 상대로 이 대표 연관성을 집중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가 시장시절 추진된 각종 부동산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였던 만큼 사전 인지나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재임 기간 벌어진 민관 토건 비리의 책임에서 자유롭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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