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xx' 논란, MBC 전용기 탑승 배제에서 광고 중단 압박까지
尹 “가짜뉴스 악의적 행태에 헌법수호 일환 부득이한 조치”
국민의힘 김상훈 "국민기업 삼성 등 광고 즉각 중단해야"
이정은 기자 “전용기 배제, 윗선 결정 유추…9일 밤 갑자기 통보 받아”
기자협회 “정권의 눈 밖에 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시그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10 (사진출처: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10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순방외교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이xx’를 보도한 MBC취재진을 이번 동남아 순방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면서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MBC광고 기업제품 불매운동 목소리까지 나와 파장이 거세다.

윤 대통령은 “(MBC는)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다”며 언론계의 “언론탄압”이라는 반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강경한 입장을 확고히 했다.

한편, MBC 이정은 기자는 “왜 MBC만 문제 삼냐”라며 반발하며 “전용기 MBC 배제 결정은 갑자기 통보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윤석열 “MBC,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 행태 보여”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11.18 (사진출처: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11.18 (사진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18일 오전 도어스테핑에서  '특정 언론사 전용기 탑승 배제 논란 등 선택적 언론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자유롭게 비판하시기를 바란다. 저는 언론의 또는 국민들의 비판을 늘 다 받고 마음이 열려있다"라면서도 "MBC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는 우리 국가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써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논란을 야기했다.

그러면서 "언론도 입법, 사법, 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네 개의 기둥"이라며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증거를 조작해서 판결했다고 할 때 국민께서 사법부는 독립기관이니 문제 삼으면 안된다고 하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이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더구나 그것이 국민의 안전 보장과 관련되는 것일 때는 그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이기주 MBC기자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의 설전으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 기자는 ‘무엇이 악의적인가’고 반박했지만 윤 대통령은 답변없이 들어간 데에 “끝났는데 왜 질문하냐”는 이 비서관은 지적했고,  “악의적인 이유에 대해 답해달라는 데”라고 반발했다.

이에 이 비서관은 “아이고 야”라고 비아냥대니 이 기자는 “군사정권이냐. 이렇게 독재적으로 하는 게 어디냐. 이런 편협한 언론관이 문제다. (도어스테핑) 끝났는데 비서관이 왜 끼어드냐. 대통령이냐. 비서관 말이 다 맞냐”고 격분하니 이 비서관은 “왜곡하지 마라”며 결국 자리를 떴다.

결국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 MBC기자 답변을 위해 서면브리핑으로 대통령실의 주관적 기준을 바탕으로 ‘악의적’이라고 판단한 근거 10가지를 제시했다.

이 부대변인은 먼저 ‘바이든’, ‘날리면’ 음성과 관련해 “1. 음성 전문가도 확인하기 힘든 말을 자막으로 만들어 무한 반복했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고 “2.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 국회 앞에 미국이란 말을 괄호 안에 넣어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을 했다. 이게 악의적”이라며 “3. MBC 미국 특파원이 가짜뉴스를 근거로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마치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한미동맹을 노골적 이간질했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에게만 책임을 묻냐는 무책임한 태도' '사과는커녕 답변조차 않고 있는 점' '대통령 부부와 정부 비판에 혈안이 돼 있는 점' '국민 불안 자극하는 가짜뉴스 보도' 등을 지적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국민기업 삼성 등 MBC 광고 즉각 중단돼야”

MBC “광기어린 겁박 중단하라” 기자협회 “김상훈 사과하고 사퇴해야”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와 비대위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17 (사진출처:연합뉴스)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와 비대위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17 (사진출처:연합뉴스)

김상훈 의원이 지난17일 당 지도부 비상대책공개회의에서 노골적으로 삼성 등 대기업에 MBC 광고 중단을 압박하고 MBC광고기업제품 불매운동에 힘을 실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에 악의적인 보도와 의도적인 비난으로 뉴스를 채워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프로그램은 유력 대기업 광고로 도배돼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대기업이 초대형 광고주로 MBC의 물주를 자임하고 있다"며 “모 대기업은 수십 년간 MBC 메인뉴스에 시보 광고를 몰아주고 주요 프로그램에 광고비를 대고 있다”며 문제 삼으며 MBC광고 기업 불매 운동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MBC를 편파·왜곡방송으로 규정하고 MBC 광고기업제품 불매운동에 동참 서명한 사람들이 3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분들은 사회적 기업이자 국민기업인 삼성 등이 MBC에 광고를 제공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고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역설한다.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MBC와 광고주들은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라며 힘을 실었다.

이에 MBC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이 급기야 문화방송에 대한 광고 불매 운동을 촉구하고 나섰다"며 “1970년대 유신 독재 시절 ‘동아일보 광고 탄압 사태’에서 보듯, 광고 불매 운동은 가장 저열한 언론탄압 행위다”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정 기업 이름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으로 기업들을 협박하는 등 헌법 수호 의무를 지닌 국회의원에게서 자유 시장 질서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광고 불매 운동 언급이 나왔다는 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자유 시장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광고 불매 운동 발언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언론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집권 여당 지도부가 대놓고 광고주를 압박해 MBC를 망하게 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규탄하며 “MBC를 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몰상식한 발언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이후 더욱 강도가 세지고 빈도 역시 잦아지고 있다. MBC에 대한 광기 어린 겁박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이 같은 발언은 MBC에 대한 ‘광고 탄압’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며, 기업에 대해 MBC에 광고하지 말라는 압력이다”라며 “이번 사태는 단지 MBC에 대한 광고 탄압만이 아니다. 정권의 눈 밖에 나면 어느 언론사든 가만두지 않겠다는 시그널이나 마찬가지다. 기자협회는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정권의 탄압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상훈 위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당장 비대위원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정은 MBC기자 “’배제’ 결정 갑자기 통보받아”

김동훈(오른쪽) 한국기자협회장과 윤창현(왼쪽)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경찰청에 들어가고 있다. 2022.11.14 (사진출처:연합뉴스)
▲ 김동훈(오른쪽) 한국기자협회장과 윤창현(왼쪽)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경찰청에 들어가고 있다. 2022.11.14 (사진출처:연합뉴스)

민항기를 타고 동남아 순방일정을 취재한 이정은 MBC기자는 18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여권을 제출한 10월 18일 이후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9일밤 연락을 받은 거다”라며 MBC기자 배제 과정을 문제 삼았다.

이 기자는 “문자보면 알게 될 거라면서 설명은 없었다”라며 “상황을 재구성을 해보니 굉장히 급박하게 누군가 윗선에서 결정했을 거라는 유추가 가능하다”고 추측했다.

그는 “기자단이 탈 수 있는 전용기 자리는 79석이다. 이번에 순방 신청하고 자비를 내겠다는 기자가 83명이라 자리가 부족했다”라고 설명하며 “그래서 4명은 무조건 민항기를 타야 했고, 직항이 없어서 반드시 하루 날리게 되는 상황이라 감수할 사람을 결정하기 위해 서로 양보해보자고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9일 저녁 7시까지도 3명의 양보자가 있어서 1명만 양보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건가 생각해보면 실무자 선에서는 몰랐던 것 같다”며 “사후적으로 그 4명 자리를 MBC 취재진에서 빼는 것으로 해결된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비속어 논란 이후 대통령실의 태도는 어땠나’는 질문에 “당국자와 대통령실의 태도는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저희는 대외협력비서관실 직원이나 대변인실 직원과 말을 안 섞고 살 수가 없다. 직후에는 굉장히 서먹했지만 두 달 가까이 지나니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태도는 9월29일 김대기 비서실장 브리핑을 참고로 이해하시면 될 거 같다”며 김 실장은 당시 ‘가짜뉴스는 사회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이간질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상훈 의원 발언에 대해서는 “광고는 기업의 경영활동이고 광고 효과가 있다는 판단 여하에 광고를 내는 것이다”라며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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